뒤늦은 나이에 결혼해 이제 3년 남짓,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이제 곧 두 아이의 엄마가 된다. 그 동안 두 딸의 엄마에서 두 딸과 세 아이의, 이제 곧 네 아이의 할머니가 되는 우리 엄마도 내가 아내와 엄마, 며느리가 되는 동안 ‘엄마’에서 ‘친정엄마’로 신분이 하향 조정되었다. 친정엄마는 월급날이 되면 어김없이 전화를 한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가족들 건강상태를 나누다 보면 그 다음은 항상 “고맙다”로 끝이 난다. “용돈을 보내줘서 고맙다”, “신경 써줘서 고맙다.” ‘키워줘서 감사하다, 내 엄마가 되어줘서 고맙다’ 나는 지금껏 제대로 얘기해본 적이 없는데 엄마는 늘 조금은 쑥스럽게, 그리고 조금은 촉촉하게 그렇게 얘기한다. 어버이날이 되고 본인 생일이 되어 용돈이라도 조금 챙겨드리는 때면, 이번에는 사위에게 전화해 “뭘 이렇게 많이 주었냐, 고맙다, 잘 쓰겠다” 감사를 전하신다. “당당히 받아라, 고맙다는 말 하지 마라, 당연히 엄마가 누려야 하는 거다, 내 돈 벌어 내가 주는 용돈이니 누구에게도 고맙다, 미안하다 하지 마라” 그렇게 누누이 당부해도 그때는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으마’ 약속하고서도 다음이 되면 또 똑같이 “고맙다, 미안하다”고 얘기
“당신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나요? 저요? 글쎄요~ 아마도… 그럴껄요?” 가족이란 무엇일까요? 사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살면서 ‘가족’이란 무엇인지, 딱히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게 ‘가족’이란 물과 공기처럼 너무나 당연한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태어날 때부터 줄곧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그 울타리를 크게 벗어나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그때문에 가족이 된다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전 저는 제 인생에 다시없을 특별한 도전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바로 결혼이라는 것을 말이죠. 결혼하면서 저는 남편, 시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그렇게 새로운 집에서 새로운 ‘가족’과 함께 살게 된 것이죠. 아니, 새로운 가족과 함께 살게 될 줄 알았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습니다. 아, 오해는 마세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지금은 그들과 함께 살고 있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여전히 저는 그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저는 결혼을 하면 당연히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것이라 생각했고, 나 스스로가 새로운 가족을 맞이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