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8번째)‘우열’을 가리다
제1508번째
‘우열’을 가리다
요즘 ‘루저’라는 말이 유행이다, 아니 논쟁이 한창이다. 사람의 신체를 정형화한다고 비난이 거세다. 거센 비난의 소리라고 해야 별로 나을 것이 없다. 대상을 다시 정형화해서 싸잡아 욕하는 거다. 우리는 사람들을 어떤 유형의 집단에 집어넣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렇게 정형화된 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대부분 ‘루저’다. 신체적 특징만이 아니라 특정지역, 인종, 국가, 종교, 경제적 배경 등, 모든 것이 대상이 된다. 한사람의 인간에 대한 존중은 없고, 모든 사람들은 정형화된 특정 집단으로만 인식한다. 이런 모습은 오랜 인간의 역사 속에서 반복해서 발견할 수 있다. 결국 인종차별의 근본적 모습이기도 하며, 지금까지 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의 원인이기도 하다.
에이지즘(ageism)이라는 말이 있다. 노인을 특정한 유형의 집단으로 보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연령차별’이라고 해석할까. 나이든 분들을 ‘노인’이라는 한 가지 호칭으로 부르면서, 모든 ‘노인’은 똑같이 열등하고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처럼 인식한다. 사람은 20세부터 늙기 시작한다고 한다. 사실 생물학적으로는
- 이 재 일/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구강병리학교실 교수
- 2009-12-2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