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치아 교정을 하는 친구들에게 ‘로보트 태권 브이 치아’라며 놀리던 기억이 납니다. 학부 때 치아 교정학은 친밀하면서도 왠지 어려운 학문으로 느껴졌었습니다. 그리고 졸업하면서 와이어 벤딩과 치아의 이동 방향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을 했습니다. 영 저의 나쁜 머리는 치아의 이동방향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못주며 이해력이 부족했던 저에게 교정은 어렵다고만 여겨졌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의 도서관에서 문철현 교수님의 ‘스피드 교정(SPEED Orthodontics)’이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그 책은 자가결찰 브라켓(Self ligature bracket)이라는 것을 처음 저에게 소개한 책이었습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책을 보면서 과연 문화체육부 추천 도서라고 할만한 대단한 책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구순구개열(cleft lip & palate) 환자를 외과적으로 치료한 후 0.010 아치와이어(Archwire:호선)를 브라켓에 치아순서대로 넣어 완벽하게 아름다운 치열로 치료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시절 저에게 그러한 책의 내용은 하나의 기적이었고 신세계였습니다. 그리고 차츰 치아교정에 관한 책들을 사 들이고 세미나도 들으며 차근차근 공
지난 겨울,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평창올림픽 현장에는 대한스포츠치의학회(회장 권긍록·이하 학회)가 있었다. 국내 치과의사 팀닥터 활동을 활성화하려는 학회가 평창올림픽조직위와 손잡고 현장 의료지원에 나서 전 세계 선수들을 돌본 것. 의료지원에 나섰던 학회원들로부터 생생한 올림픽 뒷얘기를 들어본다. 연재순은 김우택 원장(학회 평창올림픽준비 특위 대표간사), 김선종 교수(학회 부회장), 이의석 교수(학회 학술이사), 임중재 대표(치과기공사, 학회 회원)이다. 2014년 9월 2018평창 올림픽&패럴림픽 치과의무전문위원으로 위촉이 되었다. 2010, 2014년 동계패럴림픽에 참가하고 (그때는 휠체어 컬링 감독으로) 치과의사이다 보니 컬링 이외의 치과진료에 관심을 가지면서 폴리클리닉의 치과의무전문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아직 올림픽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을 하였는데 어느덧 그날이 점점 다가오는데 아무런 준비가 안되어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여러가지로 나라의 사건과 맞물려 의무팀의 준비가 점점 뒷전으로 가고 예산도 처음 나에게 알려준 것보다 턱없이 줄어드는 상황이 되었다. 여러번의 조율을 하면서 모든 장비와 기구는 중고로 렌탈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평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80년에 대략 86만2000명의 신생아가 출생하였고, 15년이 지난 1995년에는 71만5000명이, 그리고 2017년에는 35만7000명의 신생아가 출생하였다고 합니다(그림). 점차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갖지 않거나 한 두명만 가지는 추세가 점차 심해지고 있고, 이로 말미암아 사회적인 문제들이 여러가지 발생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많은 대학들이 입학생의 감소로 고통을 겪기 시작했고, 정부는 대학의 통폐합 및 정원감축을 추진하여 신입생 감소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예식장과 아동대상 사업들도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치과계는 이러한 변화에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나 이러한 신생아 감소를 완충해주고 있어, 전체 치과계의 파이에는 큰 영향이 당분간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연령을 대상으로하는 진료는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1995년 만명이 태어났다는 것은, 2005년에 10세 전후 아동이 매년 71만명 정도 있었다는 것이고, 7세~12세정도의 아동을 주로 치료하는 소아치과의사들의 주된 진료 대상이 이정도 존재했다는 의미도 됩니다. 물론, 12~15세 정도의 청소년이 추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저자 무언가를 표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표현이 때로는 살아가면서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대한민국 사람, 특히 남자들은 무뚝뚝하기로 유명합니다. 표현을 잘 하지 않습니다. 꼭 말로 해야 알아듣느냐며 되물으며 오히려 상대에게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누구든 표현을 잘하는 사람이 유리합니다. 최대한 잘 표현하지 못하면 많은 것을 놓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한다는 것은 자신을 잘 알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자신을 잘 표현할수록 성장합니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자기소개서 작성이 중요한 이유가 있는 겁니다. 오죽하면 자소서를 대신 써주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니 말입니다. 진정 자신을 잘 표현한다면 그만큼 자존감은 높아질 겁니다. 자신이 꼭 들어가고 싶은 회사에 제출한다는 생각으로 자기소개서를 한번 써보십시오. 의외로 자신을 남에게 표현한다는 것이 쉽지
사랑니 발치만을 진료과목으로 삼은 사랑이 아프니 치과의원을 개원한지 5년이 되었습니다.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해보자 하여 세계 10개국의 사랑니 발치 수가를 조사해보려고 합니다. 작년 추석부터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어쩌면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하나의 작은 개인 치과의원에 불과한 곳에서 조사한 이 결과가 뜻 깊게 쓰이게 되길 바랍니다. 사랑니 발치는 치과의원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술식 중에서 까다로운 편에 속합니다. 사랑니 발치는 어렵고, 힘들고, 위험할 수 있는 술식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치과에 와서 받아야 할 꼭 필요한 진료 중에 하나 입니다. 우리나라처럼 국민건강보험을 제대로 갖춘 나라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조사가 건강보험이나 의료전달체계, 의료보장성 등 큰 주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나라별 수가의 차이를 숫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현명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 나라의 경제력, 환율, 의료접근성 등 매우 많은 요소들을 함께 고려해야지, 단순히 숫자만 높은 것이 좋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처음 계획으로는 OECD 국가 중 10 개
서울시 동작구 이수역…. 이 곳에서 나는 9년째 개인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태어난 곳도, 본가 있는 곳도 이 곳이고 심지어 3년 전까지 이수역 근처 오피스텔에 살았는데 그 자리는 내가 태어난 산부인과가 있던 자리였다. 그래서 가끔 농담으로 “전 제가 태어난 곳에서 살고 있어요”라고 말했었다. 회귀본능만 따지면 어떤 동물보다도 더 정확히 말이다. 이 지역의 특징이 있다. 이 곳은 이상하게도 한 번 들어오면 다른 곳으로 이사를 잘 안가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친구들의 부모님들도 상당수 여기에 살고 계신다. 치과에 환자로 온 분들도 얘기를 하다보면 어렸을 적 윗동네 골목 사시는 분들 친구 부모님, 옆집 살던 동생 등 시골 ‘리’단위에서나 있을법한 일들도 가끔 겪는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의 골목 어디어디까지도 손바닥 보듯이 잘 알다보니 맛집 추천에 대한 질문도 가끔 듣는다. 또 방송 맛집 프로그램에 이 동네 음식점이 나오면 거기 정말 맛있냐고 같이 가자고 하는 부탁도 받는다. 아무 생각 없이 점심 먹으러 가던 식당이 방송에 나와서 줄서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사실 달갑지는 않다. 나만 소유하고 있던 것을 뺏긴 느낌보다는 내 생활 속의
누군가가 우리에게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물음은 하루하루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당혹스럽기도 하고 부질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 하는 문제는 당혹스럽기는 해도 부질없는 물음은 아닐 것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한 번도 성찰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마치 한 번도 정비를 받지 않은 채 차를 몰고 다니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물론 나의 차를 정비 한번 안 받았는데도 다행히 이제까지 별 탈이 없을 수도 있지만, 서서히 어딘가 망가져가고 언제 큰 사고로 이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이 순조롭고 잘 영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일지라도 성찰이 없이 살아가는 것은 너무 무모한 것이 아닐까? 일찍이 소크라테스는 “검토되지 않은 삶은 살만한 가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소크라테스의 변론(변명)』 38a). 인간은 왜 사는 것일까? 이 물음은 두 가지 의미로 이해될 수 있다. 그것은 삶의 원인을 묻는 것일 수도 있고, 삶의 목적을 묻는 것일 수도 있다. 인간은 생존 본능에 따라 산다고 말한다면, 이는 삶의 원인을 말하는 것
얼마 전 대학 졸업 30주년 기념을 하는 모임이 있었다. 대학 신입생 시절 만난 친구들이 어느덧 중년이 되어 우리 동기들이 처음 만난 나이보다 더 나이가 든 자식들을 둔 기성세대가 된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졸업 후 처음 만난 중년의 친구를 보며 학창 시절의 얼굴과 이름을 정확히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기억력이 둔해져 얼마 전 첫 근무를 시작한 전공의들의 얼굴과 이름도 잘 기억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그것은 아마 생의 가장 아름다운 나이에 함께 했던 친구들에 관한 기억이 마음 깊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자식을 키우며 살아가다 보면 이런 인연의 힘이 우리 삶에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 것 같다. 그동안 대학에 근무하며 가르치고 연구했던 일들은 오랜 시간 상아탑 안에서 함께 가치를 만들려고 노력한 많은 인연들과 함께 한 결과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의 재능을 기대하며 홀로 노력하여 얻은 것보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만나 합력하여 얻은 결실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지나온 시간이 알려주고 있다. 최근 언론을 장식하는 ‘미투 운동(#Me Too)’의 심각성은 잘못된 인연과 시간의 사용에 있을 것이
어느 날 새벽, 우당탕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화들짝 깨어났다. 잠결이지만 대충 무슨 사연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보나마나 고양이들 중 누군가 사고를 친 거겠지… 뭘 넘어뜨린 걸까? 화장대 위에 올려둔 로션? 쓰레기통? 컴퓨터 마우스? 축 늘어진 몸을 겨우 일으켜 ‘누구야?’ 하고 소리를 질렀더니, 희끄무레한 녀석이 방구석으로 황급히 도망가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그러면 그렇지,‘러흐’ 너 였구나, 조금 있다가 두고 보자…하고는 쓰러져 다시 잠을 청했다. 몇 시간 후 잠에서 깨어난 나는 정말 보기 드문 장면을 보게 되었다. 책상 위에 올려둔 접이식 거울이 방바닥에 내동댕이 쳐져 있고, 삼색고양이 러흐가 엎드린 채로 그 거울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공주병에 걸린 10대 소녀처럼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푹 빠진 고양이라니! 내가 신기한 듯 빤히 쳐다 보자, 러흐는 방해 받아서 귀찮게 되었다는 표정으로 입맛을 다시면서 자리를 떴다. 여우 같은 고양이 러흐는 우리 집 막내이다. 젖소무늬 고양이 ‘토흐’, 치즈 태비 ‘치흐’에 이어 내가 세 번째로 입양한 고양이이다. 쌀쌀한 초봄에 길에서 태어난 러흐는 몇 개월 동안 골목에서 혼자 자랐다. 어미로
치아의 코어 축조 재료가 적용범위에 포함됨 방사선 불투과도와 관련된 내용이 수정됨 표기와 사용설명서에서 ‘의무사항’, ‘선택사항’, ‘해당 없음’ 항목이 많이 바뀜 ■ 치과용 수성 시멘트-제2부: 레진 강화형 시멘트 ○ ISO 9917-2:2017 Dentistry - Water-based cements - Part 2: Resin-modified cements ○ 기존의 2010년 판에서 2017년 9월에 개정판이 발행되었다. ○ 시험방법은 ISO 4049 (치과-폴리머계 수복 재료)와 ISO 9917-1 (치과-수성 시멘트-제1부: 분말/액 산-염기 시멘트)과 조화를 이루도록 작성되었다. ■ 적용범위 (Scope) ○ 기존 표준에서는 합착, 베이스, 라이너 및 수복용만 적용범위에 들어갔다. ○ 2017 개정판에서는 여기에 치아의 코어 축조 재료가 포함되었다. ■ 용어와 정의 ○ ISO와 IEC는 표준화를 위한 목적으로 다음의 웹사이트 주소에서 용어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 ○ ISO 온라인 브라우징 플랫폼: https://www.iso.org/obp/ui ○ IEC 전자사전: http://www.electropedia.org/ ■ 분류 ○ 제1급 : 화학
전혀 앞길을 내다볼 수 없었던 갈림길에서, 모처럼 남북한의 해빙을 가져온 ‘평창의 평화 올림픽’도 끝났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공정한 경쟁을 통한 평화를 꿈꾸는 올림픽은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올림픽의 진정한 정신은 ‘평화’의 추구이다. 그 바탕에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높이 평가했던 자유로운 경쟁(eris)을 통한 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따르려는 정신이 있었다. 그들은 ‘경쟁과 싸움’을 중요한 덕목으로 받아들였다. 폴리스와 폴리스 간에 필연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는 대립각을 ‘공정한 에리스에 의한 평화’를 통해서 해소하고자 했다. 이것이 고대의 올림픽 정신의 출발이었다. 아테나이오스의 ‘현인들의 만찬’에는 인간의 지혜를 사랑하는 것보다 육체적 힘을 자랑하는 ‘올림픽 게임’을 비난하는 음유시인 크세노파네스(기원전 570-475년)의 시가 나온다. 올림피아에 있는 피사의 샘터에서 열리는 올림픽 경기에서 승리하면, ‘영예가 주어지고 국가는 공적인 비용의 식사와 보물이 될 선물이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힘보다 또 말(馬)의 힘보다도 우리의 지혜가 더 낫다. 훌륭한 지혜보다 그런 힘들을 선호한다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아무리 육체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