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2019년 9월 23일 영국의 BBC는 오늘의 단어로 한국의 ‘꼰대’를 선정했습니다. BBC는 이 단어를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가 많은 사람”으로 정의했습니다. 물론 은어인 이 단어의 정의가 명확한 것은 아닙니다. 치과의사들의 귀에는 쏙 들어오는 ‘틀딱’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틀니를 딱딱거리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이 말도 꼰대같이 늙어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지금은 ‘젊은 꼰대’라는 말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아 나이로 가늠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꼰대라는 말을 듣는 것은 마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강요하는 어른이 되는 것 같아서 듣게 되면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직원들에게 잔소리할 때에도 이제는 ‘내가 꼰대가 되어가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꼰대와 같이 사회적으로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의 선택이 항상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두에게 좋은 일, 혹은 모두에게 나
‘부분틀니를 사용하던 50세의 여자 환자가 이제는 더 이상 틀니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며 임플란트로 바꿔달라고 치과에 내원했다. 임상검사를 마친 치과원장은, 해당 “환자의 임플란트는 난이도가 높은 시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본인은 아직 임상경험이 부족하다고” 설명하고, 구강외과의사를 추천해 주었다. 구강외과의사는 환자를 검진하고 필요한 검사를 하고 난 후, 임플란트 시술을 하기로 했다. 잔존치 7개를 발치하다 보니 골 흡수가 심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부위가 있어 골이식을 권했다. 그러나 환자는 “골이식을 안하면 임플란트가 불가능한가? 가급적이면 안하고 싶다”고 했고, 외과의사도 환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골이식 없이 12개의 임플란트를 식립했다. 이제 환자는 외과의사가 추천한 보철전문의에게 임플란트 크라운을 완성하러 갔다. 보철전문의가 검진해 보니 두개의 임플란트가 잘못 심겨졌다고 판단되나, 환자는 구강기능을 빨리 회복하기를 원하므로 보철의사는 임플란트에 크라운을 씌워 치료를 마쳤다. 그런데 환자는 새 보철물이 발음이 새어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보철전문의를 찾아갔고, 많은 비용과 시간을 소진하고도 결과는 개선되지 않았다. 환자는 초기에 진료를
최근에 필자는 환자의 편의를 위해 자필 작성한 소견서와 함께 개원가 병원으로 진료를 의뢰하였다. 의뢰받은 원장님께서 ‘교수님도 참 악필’이라는 농담인사를 전해오셨다. 과거에는 천재는 악필이라는 말로 위로하고 지나갔지만, 악필은 교정해야한다는 말이 더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컴퓨터를 사용하고 엄지족 검지족으로 살아가는 이 디지털 시대에는 악필이 더악필로 변해가는 것이 현실이다. 손글씨에서만이 아니라 디지털 문명은 다양한 생활역역에서 폐해 아닌 폐해를 가져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디지털의 장점으로 빠르고 정확하며 반복/재현 가능성이 있고, 기록의 집적이 유리한 장점 등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이용한 4차 산업혁명을 추구하고 있고, 우리는 실생활에서 반자동 운전 차량이나 점점 똑똑해지는 로봇 청소기를 경험하고 있다. 컴퓨터 사용의 기초가 되는 디지털 언어 0과 1을 이용한 이분법적인 디지털 기술은 숫자로 표기되는 디지털 시계(과거에는 전자시계라 불렀다)와 전자계산기로부터 시작되었다. 디지털 세계에서 시간의 흐름은 스포츠의 경우 백분의 1초 단위의 순간 순간까지도 기록하기는 하지만, 초단위 그 사이에 실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
거제도에 소식을 자주 전하다 보면, 저를 처음 만난 분들은 제 고향이 거제도라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이곳은 저 또한 공중보건의 복무 때문에 처음 와 본 장소입니다. (고향 집이 부산이라 선택한 곳일 뿐...) 성격상 밖에 잘 다니지 않아 여전히 어색한 도시지만, 그래도 3년간 지내다 보니 이제는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 오늘은 거제도에 관한 이야기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친구 몇몇에게 들려줬더니 흥미로워하길래 치의신보 구독자분들과도 공유해봅니다. 베트남에 가면 오토바이가 참 많습니다. 차들 사이사이, 큰 돌 사이를 메꾼 작은 돌들같이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들은 단순한 일상 풍경을 넘어 마치 자연경관처럼 느껴집니다. 신비한 광경에 많은 여행객이 매료되어 너도 나도 사진으로 담아오고, 여기저기서 재미있게 이 이야기를 풀기도 합니다. 하지만! 거제에 오면! 나름 굉장히 유사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저녁 5시쯤 되면 거제도 조선소에 계신 노동자분들이 다 같이 퇴근하시나 봅니다. (자세히는 모릅니다) 이 근처 시간쯤에 장평 교차로나 고현 4번 교차로 쪽을 가게 되면 회색 작업복을 입은 수많은 노동자분이 오토바이를 타고 차들 사이사이를 메우고 있습니다. 어쩌
제가 페이할 때 치의신보에 글을 한번 적은 적이 있다. 한 12년 전의 일인데, 참으로 오랜 세월이 지났다. 그때 기고한 글의 제목도 아마 “선배님 어떻게 하면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나요?” 였을거다. 인생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는데 선배들은 한결같이 소위 말하는 대박 치과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으셨다. 어떤 선배는 환자들한테 카리스마 있게 대해야 하고 말수를 줄여야 성공할 수 있다는 선배도 있었고, 어떤 선배는 친절하게 환자에게 사근사근 말을 많이 해야한다는 선배도 있었다. 또 직원들한테 잘해줄 필요는 없다는 선배와 직원들을 인간적으로 대해주어야 그 병원도 잘된다는 선배도 있었고 되게 다양했었다. 그때 내가 내린 결론은 ‘선배들이 인생의 성공 기준을 병원 매출로 생각하는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얼마나 버는 게 성공의 척도가 될수 있겠구나’, ‘선배들 입장선 내가 이렇게 하다보니 병원이 잘되니 너도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구나’ 즉 심리학적으로 내가 이렇게 해서 성공했으니 나와 같은 방식으로 해야지만 너도 성공할수 있어! 아니면 실패할거야! 이런 기본 전제가 깔린 마인드라고 분석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이기도 하다. 그 말인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로컬에서 진료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환자의 요구에 맞추는 것일 텐데요. 이게 저만의 기준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진료 과정에서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닌가 봐요. 잘 모르지만 공유 의사결정이라는 것도 있는 것 같은데, 그게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것을 통해 환자가 결정하도록 하는 것
유리알 유희(독: Das Glasperlenspiel, 영; The Glass Bead Game)는 헤르만 헤세의 생애 마지막 장편 소설로, 1931년부터 쓰기 시작하여 1943년 출판되었다. 헤세가 반(反)파시스트 주의자였으므로 독일에서 출판이 거부되어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출판되었고, 1946년에 노벨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미래의 어느 때이고, 장소는 중부유럽에 위치한 가공의 주(州)인 카스탈리아(Castalia)이다. 카스탈리아는 ‘기숙학교 운영’과 ‘유리알 유희의 개발완성’을 양대 사명으로 한 순수 지식인 종단의 근거지이다. 이는 헤세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유토피아인 셈이다. ‘유리알 유희’는 정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졌고, 발트젤(Valdzell; 숲속의 방)이라는 특수학교가 개발완성과 훈련을 맡아한다. 유리알 유희의 규칙은 매우 정교하고 수준이 높아 쉽게 상상되는 것이 아니고 넌지시 암시될 뿐이다. 이에 익숙해지려면 음악, 수학과 문화사를 수년간 열심히 공부해야 하고, 유리알 유희는 모든 예술과 과학의 개요를 종합한 형태이고, 무관해 보이는 주제들 사이를 심원한 깊이에서 연결하는 유희자에 의해서만 행해질 수
요즘, 시국이 시국이라 실내운동보다는 실외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도 실외운동족 중 하나인데, 2년 전에 달리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얻기 시작해 요즘에는 등산을 즐기기 시작한 요즘 말로 ‘등린이’입니다. 평일에는 일하느라 등산을 못 하지만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는 주말을 이용해 산에 올라갑니다. 달리기도 그렇지만 등산 또한 고강도 운동이라는 건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등산을 한다고 하면 이런 말을 참 많이 듣습니다. “어차피 내려올거 고생을 왜 사서 하나요?” 땀을 뻘뻘 흘려 오른 정상에서 보이는 풍경의 짜릿함은 올라가 본 사람만 아는 즐거움입니다. 등산의 짜릿함을 알고 나면 계속 오르고 싶어지는 묘한 매력이 있어 올라갈 때 힘들다가도 또 올라가고 싶은 것이 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산이라고 모두 똑같지는 않습니다.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듯, 음식이 입안에서 저작과 함께 어우러지는 대향연이 쫙 퍼지듯 산이 품는 매력도 다양합니다. 어떤 산은 여성스러우면서도 당찬 느낌을 주기도하고, 어떤 산은 잔잔하면서도 기품 있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너무도 다양한 느낌을 주는 산의 매력, 산의 맛은 구강의 미각(맛)과도 비슷합니다. 미각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었던 2020 도쿄올림픽이 2021년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17일간의 대장정 끝에 막을 내렸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6~7천 명을 기록하는 등 감염이 확산하고 있어 ‘긴급사태’를 선포한 팬데믹 상황이고 일본 국민 80%가 “중지해야 한다.” 또는 “재연기해야 한다”라고 올림픽 개최를 반대하였지만 일본 정부는 개최를 강행하였다. 스가 총리는 “인류가 역병을 극복했다는 증거로서 도쿄올림픽을 반드시 개최하겠다”라고 밝혔지만 강행한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와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다. 올림픽을 위해서는 경기장과 숙소를 건설하고 유지, 관리까지 해야 하므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였고 올림픽을 취소하면 올림픽을 후원한 다국적 기업들에 큰 손해를 안길 수 있어 이런 비용이 약 47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언론 매체들이 예측하였다. 여기에 중계권료 수입으로만 30억~40억 달러를 챙길 수 있는 IOC는 미국 내 독점중계권을 가진 NBC에 위약금을 물지 않기 위해서라도 개최를 강행해야 했으며 이번 올림픽을 성공시켜 오랜 경기 침체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부활’했음을 세계에 알려 일본의 국가 위상을 세울 기회이고 이를 통해 지지율이 떨어진 현 정부의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대열에 들어 모든 분야에서 위상이 높아졌다. 거기에 따른 도덕과 질서의식 또한 세계 언론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빈곤과 기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구촌 곳곳의 소식을 접할 때면 가슴 한편으로는 동정과 책임을 느끼면서도 정작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작은 정성이라도 함께 모아 음으로 양으로 사랑의 손길을 베푸는 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는다. 개, 고양이, 새 등 다양한 종류의 동물과 함께하는 반려동물가족이 자연스럽고 당연시 되는 시대가 되었다. 필자도 천성적으로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때때로 사람이 개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 게 우습기도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순응하며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드라마나 만화에서도 부모가 개보다 대접을 못 받는 우스갯거리가 종종 오르내리기도 하는데, 우리 집에서도 아내가 서열 1위인 탓에 나보다 서열이 위인 애완견 진이가(수컷 말티즈) 시도 때도 없이 내게 으르렁거리거나 간식을 줄 때 외엔 내 말을 듣지도 않는다. 간혹 아내 없을 때 한 대 때리면 꼭 이르는 것처럼 아내는 이내 괴롭힌 걸 알아차리곤 부부싸움을 한 적도 있다. 기성세대의 많은 분은 개가 사람 이상의 대우를 받는 희한한 시대에 살고 있다며
윈도우 카드게임을 기억하시나요? 솔리테어라고 하는 카드게임 말입니다. 솔리테어란 본디 혼자서 하는 카드게임을 뜻하는 것이고, 우리가 즐겼던 게임의 이름은 클론다이크입니다. 덱을 한 장씩 내리는 것과 세 장씩 내리는 방법이 존재하며, 숫자로 점수를 계산하는 방법과 달러로 계산되는 베가스 식이 있습니다. 글로 아무리 설명을 한들 소용이 없을 것이며, 해보신 분들은 기억이 날 것이고, 경험이 없으신 분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뚱딴지 같이 컴퓨터 운영체계에 기본으로 있던 게임을 언급하는 이유는 이 게임을 세계 유수의 전기차업체에서 기본으로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에 대해서 좀 더 파헤쳐보자면, 카드의 배치를 완벽하게 알고 있다면 이론적으로 약 79%는 해결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월드 오브 솔리테어에서 제공하는 게임의 통계를 보면 무한으로 되돌리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승률은 33.3% 정도 됩니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도 무한으로 되돌리기 때문입니다. 전기차에서 할 수 있는 게임에도 되돌리기가 있습니다. 무한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현실세계로 가져온다면, 타임머신의 발명과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시간을 되돌려서 잘못된 것을 고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