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이 한창 유행인 적이 있었다. 한창 사건 사고가 많아서, 혹은 세상살이가 팍팍해서 그런지 ‘툭!’ 하고 누군가 내뱉은 말이 남녀노소 공감을 일으킨 사회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사회에 접어들고 사회 발전에 따라 우리 일상도 다양성이 커지면서 사건 사고도 다양해졌다. 뉴스를 접하다보면 정말 ‘엽기적’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상식 밖을 뛰어넘는 일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그저 무서운 마음이 든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몰려든 일거리를 발 빠르게 처리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순간마다 ‘괜히 이불 밖이 위험한 게 아니야’라는 생각이 매 순간 종종 들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이러한 모습들을 제3자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결국 이불 밖이 위험하다는 말은 개인마다 찾아오는 이러한 일상의 어려움이 이미지화 된 것 같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잠깐만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이부자리는 일상을 벗어나 그 이상 안락할 수가 없는 휴식 공간이지 않나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모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가장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순간이 이부자리 외에 또 있을까? 물론 다음날 이어질 고된 일상을 생각한다면
삼국유사의 고장 경북 군위, 필자가 개원한 이곳은 전국에서 평균연령이 제일 높다보니 환자분들 대다수 연세가 많으시다. 예전에는 아이들도 제법 있어서 환자의 연령층이 다양했었는데 술자가 나이 듦에 따라 함께 환자의 연령층도 높아졌겠지만 이제는 소아 청소년 환자가 별로 없다. 출산율도 낮아진데다가 자녀가 있는 경우 가까운 도시로 이사 나가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리라. 초등학교도 전교생 수가 몇 명 되지 않아 통합운영 되고 폐교 되는 경우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심지어 면소재지에 태어나는 신생아가 한 명도 없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인지 아기울음 소리 듣는 게 참으로 희귀할 정도다. 이런 지역에 살다보니 유입인구는 적은데 남아있는 단골환자들도 필자와 같이 나이를 먹게 되니 노인환자가 많은 건 당연한 현상이리라. 전국적으로 치과의사 수는 점점 늘고 인구는 줄어드니 개원환경도 예전 같지가 않다. 노인환자가 특히 많은 이곳의 특수성 때문이겠지만 이전에는 필자의 치과가 2층이어도 별 문제를 못 느꼈는데 근자에는 대다수 환자들이 2층에 치료받으러 올라오시기가 힘들다 하신다. 새로 개원한 근처의 치과의원들 모두가 1층이다 보니 경쟁력에도 뒤처질 듯하고 단골 환자분들을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새롭게 기획한 치과계 제도 개혁 토론회의 첫번째 주제로 ‘대의원제도 개선’을 선택한 것은 그간 여성대의원 증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여성 치과계의 입장에서는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과거 대의원제도는 다소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과 몇 차례의 민의에 반하는 정책 결정 등으로 이를 지켜보는 회원들을 여러 번 크게 실망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시대의 변화와 함께 무르익은 분위기는 저절로 잘못된 제도의 개혁과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토론회는 협회 내에서도 이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980년대 이후로 여성치과의사 수는 급격히 증가하여 현재는 전체 치과의사의 약 30%에 육박하고 있다. 그 30%의 목소리를 어떻게 듣고 정책 결정에 반영할 것인가 고민하는 것은 회원 모두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협회의 당연한 의무일 것이다. 여성치과의사 수는 1980년 10.9%에서 현재까지 급속도로 증가하여 2010년에 이미 전체 치과의사 중 25.3%를 차지했다. 그리고 2019년 통계에서는 8,699명으로 전체의 27.5%에 달하고 있다. 이에 대한여자치과의사회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에 효과적인 감염관리와 방어체계를 위해 국·내외 문헌 및 자료, 임상적 기술을 바탕으로 단계별 지침서를 제작한 김범수 원장을 통해 일선 치과 병·의원에서의 의료진 및 환자 안전 등 체계적인 감염관리를 위해 참고할 수 있도록 4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1. 교육훈련을 믿고 선제적으로 대응해보자. 불안한 마음으로 몇 일간 진료실 상황을 보니 코로나19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는 환자분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들은 불안해 하기는 했지만, 예전보다 체계적인 감염관리 훈련을 받았고, 몇 개월동안 정기적으로 감염관리 교육을 받아와서인지 크게 동요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중국의 상황과 우리나라와의 거리, 왕래하는 인원수를 고려하면 2015년 메르스때보다 더 심각한 전염병위기가 올 것을 예상하고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해외 입국자를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매일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치과가 입주한 건물이 정기적으로 바닥 청소와 왁스작업을 하기 때문에, 설연휴 몇일 뒤에 오후 진료시간을 비워두었는데, 새로 도입하는 방역모델을 몸에 익히기 위해 사전준비와 훈련을 하기로
민간의료로는 투자와 운영이 불가능한 취약분야와 필수의료를 해결하라고 있는 것이 바로 공공의료다. 우리나라는 전체 의료병상 중 공공의료병상 비중이 10%정도로 크게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공의료의 기반은 공공지출을 통한 의료의 관리통제에 있지만 비용을 제한하면 유지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과거 적자운영을 빌미로 강제 폐업시킨 진주의료원사태를 통해 정부 및 지자체는 공공의료에 대한 인식부족의 단면을 이미 보여준 바 있다. 의사가 부족해서 진주의료원이 폐업한 것이 아니듯 의사 수를 늘린다고 지방의료원이 그저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 7월 24일 2022년부터 10년간 의대 정원 4000명 증원,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을 골자로 한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추진방안>을 발표하였다. COVID-19 사태를 계기로 취약한 공공의료와 지역간 심한 의료격차라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내놓은 것이다. 얼마 전까지도 K방역 성과를 자화자찬하고 또 방역에 헌신하는 의료인에 감사한다며 캠페인까지 하던 정부가 뒤에서는 의사들의 격렬한 반대가 예상되는 정책을 준비 중이었다는 사
치열교정전문 진료를 표방하면서, 진료비를 선납 받고 증발해 버린 OO치과 사건과, 지하철 등에서 자주 등장하는 50만원대 임플란트 진료비를 선전하는 광고 등을 보면서 우리 치과의사들은 그냥 착잡함과 분노가 섞인 감정을 느끼지만, 국민들을 대변한다고 하는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느끼는 감정은 우리와는 다른 듯하다. 정부 관계자와 다른 안건으로 논의할 때 언뜻 드는 생각은 교정 진료나 임플란트 진료를 그간 착실하게 해 온 대다수 치과의사들에 대해, 그 동안 터무니없는 고액 진료비를 받아왔다고 생각하거나 제대로 진료도 해 주지 않으면서 진료비만 챙긴 집단으로 몰아세우는 느낌이 드는 때가 많다는 것이다. ‘일부’를 보고 전체를 매도해 버린 셈이 되는 것이다. 공중구강보건학이나 구강보건통계학의 조사방법론을 공부할 때 등장하는 용어 중에 ‘사례조사연구법’이라는 말과 ‘표본조사’라는 용어가 있다. 전자는 하나의 case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상 범위를 전체로 확장할 경우의 예상되는 문제점과 결과를 예상할 수 있기에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고, 후자는 전체 대상을 모두 조사하기에는 시간적, 경제적 어려움이 수반되므로, 일부만을 선택하여 조사한 결과를 통계적 확률 이론을
신용카드 내역서가 찍혀 나올 때마다 가끔 제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금액을 보곤 합니다. 결혼하기 전을 생각하면 확실히 그때와 비교하여 순수하게 저만을 위해 사용한 카드비는 많이 줄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혼자만의 시간이 많았던 그때와 달리 이제는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많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시간과 돈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어릴 때일수록 돈은 적은 반면에 시간이 많았고, 30대 초반부터 일정한 수입이 생기면서 둘의 비율이 균형을 이루는 것 같다가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니 그때보다 수입이 늘어도 시간은 확연히 줄어든다는 흔한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시간의 가치가 젊을 때는 언제든지 쉽게 구할 수 있어 저렴하지만 나이가 들면 쉽게 구할 수 없어 비싼 가치를 갖는 것 같습니다. 결국 지금 제가 버는 돈이 증가하더라도 저한테 쓸 수 있는 시간 자체는 지금 그대로거나 더 줄어들 수 있기에 제가 쓰는 돈은 그에 비례해서 늘어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지금 시간이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귀한 상황에서는 보내는 시간을 의미있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 매
인생은 끝없는 도전과 성취,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의 깨달음을 통한 새로운 도전의 반복인 것 같다. 고등학생 때는 “이제 대학만 가면…”, 치대에 입학했을 때는 “이제 졸업만 하면…”, 치과의사가 된 후엔 “이제 개원만 하면…” 등등 매 순간 미래의 가시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하며 지금까지 달려, 어느덧 개원의가 됐다. 하지만 아직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느낀다. 초, 중, 고 시절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저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좋았고,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그런데 고학년이 되고 성적이나 진로 설정에 대한 고민을 해야만 하는 분위기로 떠밀려 들어가며 친구들과 경쟁을 하게 된 것이 불씨가 되어, 여전히 도전 없는 삶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치과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독일 친구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다. 내 자신을 위해서도 낙제를 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몇 년을 공부에만 열중하며 살았다. 한국에 돌아와 치과의사 면허 취득 준비를 하던 시절에는 ‘꼭 합격해야 한다’는 생각에 열중하며 살았다. 페이닥터 시절을 거쳐 개원의까지 오는 동안에는 임상의로서 필요한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말 때문인지 몰라도 무언가 잘 보이지 않고, 느낌이 전달되지 않을 때 그것을 탓하기 보다는 나의 무지라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도 스마트폰이란게 익숙해져서 모르는 것을 그때그때 찾아서 새로운 정보나 잘못된 정보를 알게 됩니다. 관심 없는 분야는 아예 모르는 것 투성이고 관심있는 분야도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수두룩하니, 아직도 세상을 잘 보지 못하고 또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러 관심없는 분야의 책들을 찾아서 읽어보고, 또 관심분야의 책들도 새로운 신간을 찾아보는 이유는 그래도 아직은 세상을 제대로 보고 싶고 또 가슴으로 느끼고 싶기 때문입니다. 경제에 대해서는 공부를 해도 잘 모르겠지만 늘 소비하는 삶의 중심에 있어서인지 계속 그 책에는 손이 갑니다. 그저 떨떠름하게 느꼈던 와인도 관심을 가지고 그 맛의 기원에 대해 알고
전설의 히치콕 감독은 ‘현기증(Vertigo)’의 참패를 만회하려고, 다분히 흥행을 의식한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North by Northwest)’를 만든다(1959). 우연히 첩보전에 말려드는 아마추어와, 오만한 북구 금발미녀의 커플은 그의 전매특허다. 고해상도와 와이드스크린을 접목한 첨단기술인 비스타비전은, 35mm 네가 필름을 두 배나 잡아먹는 낮은 가성비 탓에 단명에 그쳤지만, 필자가 기억하는 비스타비전영화에 졸작은 없다. ‘Vistas of Orthodontics(展望)’가 서울대학교 교정과 초독회(抄讀會)의 첫 교재였던 때문일까? 이 책은 영화 ‘북북서’처럼 치과교정학의 고전이 되었다. 미국영화연구소 선정 위대한 미국배우(1926~60) 50인 중 남성 2위인 캐리 그랜트도 좋지만, 러시모어 산 화강암절벽에 새긴 네 대통령의 거대한 조각상을 넘나들며 벌이는 추격 장면은, 보는 사람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한다. 보글럼과 400여 조각가들이 만든(1927~41) 이 국립기념물에는, 워싱턴·제퍼슨과 링컨·루즈벨트의 네 대통령이 있다. 이들이 250년 역사를 통 털어 면면히 존경받는 이유는 위대한 업적에 못지않은 국민들에게 남긴 정신적인 유산에 있다.
잔다. 눈을 끔뻑 끔뻑하더니 까무룩 잠이 들었다. 그것도 내 침대에서. 그와 함께 한 지난 4년여의 동거 기간 동안 내 침대는 그의 침대가 됐고, 나의 많은 것들을 그에게 빼앗겼으며, 함께 공유해야 했다. 사람도, 물건도. 퇴근 후 쉴라치면 종종 무방비 상태인 나의 입술을 훔치기도 하고, “앗! 뽀뽀 싫다고!”, “침? 더럽게시리.” 4년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그의 입맞춤은 별로다. 때로는 저돌적인 눈빛으로 나를 향해 달려오는 경우도 많다. 이런 그와의 생활은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는 않겠지만 나의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게 된 존재가 된 그. 견(犬)이다. 이름은 쇼콜라, 지금은 ‘콜라’로 부른다. 나름 고급진 ‘쇼콜라’의 느낌을 유지하고 싶었으나 행실 자체가 귀족스럽지 못한 부분들이 많이 포착돼 약간 저렴하지만 부르기도 편하고 입에 붙어서 지금은 ‘콜라’로 불리고 있다. 그래도 그는 ‘콜라’로 만족하는 듯하다. 하기야 ‘순대’보다는 나을 테지. 내가 처음에는 ‘순대’로 부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는 4년 5개월, 종은 푸들. 색은 진한 초콜릿 색과 순대 색, 콜라 색을 넘나든다. 털? 잘 안 빠지고, 잘 안 보인다. 이 부분이 콜라가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