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파라오랜드 이집트에서 온 치과의사 하비바입니다. 2017년을 끝으로 치과대학 6년을 마치고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시아에 관심이 많은 집에서 자랐습니다. 저희 언니는 중국에 관심이 많았고 오빠는 일본에 관심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아시아에 속한 나라들에 대해 자주 접했지만 저는 중국과 일본보다는 한국어에 더 끌렸습니다. 한국어를 처음 듣는 순간 저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한국어는 왠지 모르게 저에게 친숙했습니다. 그래서 졸업 후에 한국어의 매력을 더 느끼고 싶어서 한국어를 배우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시점부터 제 가족들, 현지 친구들, 주변 사람들은 저에게 많은 질문을 했습니다. “왜 굳이 한국어를 배우느냐, 왜 한국에 관심이 많느냐”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입니다. 한국에서도 거의 매일 듣는 질문입니다. 한국에서 사람들이 저에게 많은 관심과 호기심에 질문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즐거운 마음으로 흔쾌히 대답해줍니다. 제 가족은 저를 지지를 해주었지만, 제 친구와 동료들은 제 결정을 이해하지 못했고 엉뚱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코 그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어떤 혜택을 받을지가 아닌, 제가
에리히프롬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현대사회는 ‘소유가치중심(Have)’에서 ‘존재가치중심(Be)’으로 이동한다고 하였다. 인간이 무언가를 소유하려는 욕구를 가지는 것은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갖는 불안을 극복하기 위함이지만,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 이상의 소유에 가치를 두게 된다면 또 다른 장애물인 ‘고립’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프롬에 의하면 ‘소유’는 갖는 것이고, ‘존재’는 주는 것을 의미하지만 소유와 존재의 ‘욕망’은 동일하다고 한다. 많은 것을 소유하게 되면 그 만큼 나의 존재가 커질 것이라는 존재양식은, 반대로 내가 가진 ‘소유’를 잃게 된다면 나의 ‘존재’마저 사라져 버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조바심이 생겨나기에 결코 쉬운 사유(思惟)는 아닌 듯 하다. 작년 8월 1인1개소법 합헌이 이루어지면서 사무장병원들의 탐욕스러운 소유중심가치에 대해 철퇴를 가하게 되었고, 이어 31대 집행부는 지난 6월 ‘불법의료광고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은 타인들을 착취해가는 힘과 능력을 갖고 있는 소유가치중심자들로 하여금 존재가치중심으로의 계도를 하고자 함이다. 오늘날 우수한 치과의사 후배들이 계속 유입이 되어 훌륭한 치과의사로 성장하면서 사회지도층인사로 자리매김을
김혜성 이사장(서울치대 졸업, 동대학원 박사) 사과나무의료재단의 이사장이자, 재단 산하 의생명연구소의 미생물 연구자이다. 구강미생물에서 시작해 장내 미생물, 발효 음식의 미생물까지 폭넓게 공부하며 몇 권의 책을 냈고 논문을 발표했다. 『미생물과의 공존』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이야기』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등 3권이 과학기술부 선정 우수과학도서를 수상했다. 제게 참 끊기 어려운 게 있습니다. 빵입니다. 팥과 치즈가 적당히 들어가 달달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게다가 금방 나와 따뜻하기까지 하면 참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점심 후에 직원들이 슬쩍 내미는 빵 접시를 거부하다가도 한번 집으면 그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 날의 오후는 거의 분명합니다. 속이 더부룩하고 가끔 복통도 있고, 저녁때까지 배가 빵빵합니다. 빵 만드는데 들어가는 밀가루와 여러 식품첨가물이 주범일 거라 의심하고 경계하면서도, 절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험을 했습니다.(Chassaing, Koren et al. 2015) 쥐에게 빵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여러 식품첨가물을 먹인 후 장 조직을 조사했습니다. 그랬더니, 장조직을 덮어서 조직을 보호하는 점액층이 없어졌습니다. 조직이
작년에 치과의사 면허를 따고 그동안 미뤄왔던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서 거제시 보건소로 왔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와본 거제도는 참으로 큰 도시였지만 커다란 섬의 크기에 비해 사람들이 사는 곳은 한정되어 있었고, 치과 검진 버스로 구석구석 다니다 보니 그간 TV로나 만났던 시골 생활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치과 검진 버스를 타고 출장을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그분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엑스레이도 없는 열악한 환경이라 사실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해드릴 수 있는 진료는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틀니 위생 교육 및 간단한 수리, 스케일링, 간단한 치과 검진 및 상담 정도의 업무만 진행하고 있습니다. 항상 출장을 나갈 때마다 진료 전에 이 열악한 상황을 설명해 드리지만, 큰 의미는 없습니다. 치과 검진 버스로 올라오시면 그때부터 할머니들의 귀여우신 부탁(?)이 시작됩니다. “아이고 선생님, 이거 하나만 뽑아주소. 내가 이거 땜에 을마나 고생하는데~!” 발치는 할 수 없다고 말씀드리고 그냥 넘어가고 싶다만, 할머니께서 저렇게 말씀하시는 건 흔한 일이 아닙니다. 시골 출장 진료를 1년간 다니며 알게 된 할머니어(語)는 다음과 같습니다.
온라인이 삶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 특히, 온라인을 삶의 일부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세대를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라고 하며, 1980년대 초반 출생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사람 까지를 아우른다. 이 세대의 규정 폭은 넓다. 이전의 세대 규정은 세대가 활동하는 범주에 따라 10년 단위로 명확히 이루어진 편이다. 한 세대가 사회에 진입해서 역할하고 있을 때 다음 세대는 학생으로, 그 전 세대는 가정의 주체가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인생 흐름과 시간 순서에 따라 서로 나뉘어져, 각 세대 만의 ‘또래’ 문화를 만들어갔다. 그러나 온라인을 기반한 현재의 삶의 패턴은 세대 간의 격차를 줄였고, 여러 세대에서 정보를 ‘공유’하게끔 한다. 사람들은 30년 전과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세상과 상호작용한다. 주변을 경험하고, 기억하고, 인지하고,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타인에게 전화를 걸 때 본인의 기억력이나 두꺼운 전화번호부에 의존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으며, 지도나 도로교통표지판을 보기보다는 네비게이션에 의지해 목적지에 도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이나 핸드폰 내 검색을 하면 간편하게 정보를 얻을
대전 만년동 스타벅스 앞 06시 40분. 젊은이 대여섯이 줄을 섰다. 가방이나 배낭에는 노트북이 들어있다.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왼 종일 앉았어도 눈치를 주지 않으니, 쾌적한 독서실(?)에 좋은 자리 잡으려고 일찍 나와 기다린다. 몇 분 걸으면 서구보건소 버스정류장. 새벽 교통인구가 적고 배차시간이 떠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시계를 60년 전으로 돌려보자. 황금노선 홍릉 - 노고산 1번 버스 종점은, 현 신촌 로터리에서 서강대 쪽에 위치한 비포장 허허벌판. 비오는 날이면 신촌이 아니라 진촌,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는 동네였다. 새벽 여섯시면 버스타려는 시민이 백여 미터씩 줄을 섰다. 70여 명쯤 꽉 차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여차장이 “오라이!”, 차체를 탕탕 두드리면 출발이다. 버스는 처음 몇 정거장을 난-스톱으로 달린다. 다음 버스는 반만 태우고 출발하여, 이대 앞과 굴레방 다리에서 각각 20명씩을 더 태운다. 숨이 막혀 비명이 터져 나오면, 버스는 갈 짓 (之)자로 곡예운전을 한다. 젓가락 고르듯 승객을 이리저리 휘두르면, 신통하게도 다음 정류장에서 몇 사람 더 탈 공간이 생긴다. 능구렁이 기사님 비장의 특기다. 새벽 네 시 통금이 풀
지적장애나 신체적 장애가 심한 분들을 환자로 만나본적이 있으신가요? 근무하시는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선생님들은 자주 만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신체적 장애가 심한 분들은 스스로 집밖을 나올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지적장애가 심한 분들은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동이 가능한 중증장애인들은 경제적 이유나 환영받지 못했던 경험으로 인해 치과 방문 자체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증장애인들을 치료하기 위해 입을 들여다보면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남아 있는 치아가 거의 없는데 어떻게 밥을 먹고 있을까?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하악으로 인해 교합도 제대로 되지 않고 심하게 마모가 된 치아는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스스로 이를 닦지도 못하고 가족들의 케어도 제한적인 상황을 어떻게 할 수 없을까? 지적장애로 칫솔질 자체에 거부감이 있으니 치아 상태도 좋지 않고 치료 협조도 역시 기대할 수 없는데 뭘 해줘야 할까? 개인적으로 이런 환자들에게 선의를 베풀고 싶어 하는 선생님들도 계시겠지만, 치과의사 혼자서 개인치과의원에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여러 선생님들의 뜻을 모아 행동하는 의사회는 2010년 나
작년에 국가미래연구원은 ‘소셜 빅데이터로 보는 2019 시대정신’ 이라는 보고서에서 정치분야 시대정신은 ‘공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많은 국민들이 사회 질서가 확립되고 민의가 반영되는 공정한 사회를 염원한다는 것이다. 그 기사를 접하면서 갑자기 2020년 우리 치과계의 시대정신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때마침 지난 7월 6일 현 치협집행부의 16개 상설위원회와 9개 특별위원회 중에서 가장 먼저 개원질서 확립 및 의료영리화 저지 특별위원회의 초도회의가 개최되었다. 이상훈협회장이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지난 30대 집행부의 1인 1개소법 사수 및 의료영리화 저지 특별위원회가 1인1개소법 합헌판결의 결실을 얻어내면서 활동목표를 재설정한 시즌 2 특별위원회라 할 수 있다. 1인1개소법을 합헌으로 이끌어낸 주역들이 새로운 목표물에 대해 정조준하고 있음을 알리는 의미있는 방향설정이다. 필자 또한 지난 집행부에 이어 이번 특위에서도 위원활동을 하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보조인력 문제와 더불어 우리 회원들의 대표적인 민생현안이 바로 불법의료광고로 대별되는 개원질서확립 문제다. 개원가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의료인의 품격을 떨어뜨
김혜성 이사장(서울치대 졸업, 동대학원 박사) 사과나무의료재단의 이사장이자, 재단 산하 의생명연구소의 미생물 연구자이다. 구강미생물에서 시작해 장내 미생물, 발효 음식의 미생물까지 폭넓게 공부하며 몇 권의 책을 냈고 논문을 발표했다. 『미생물과의 공존』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이야기』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등 3권이 과학기술부 선정 우수과학도서를 수상했다. 얼마 전 이발을 하러 미장원에 갔는데, 헤어 디자이너가 “고객님, 스케일링을 한번 받아보시죠.”하더라고요.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계속 빠지는 것이 보였나 봅니다. 그러면서, 그분 말씀이 “치과에서 스케일링하듯이, 두피도 스케일링을 하면 도움이 됩니다” 했습니다. 스케일링이란 말이 이젠 참 일반화되었구나 싶었습니다. 스케일링은 다 아시는 대로, 치아에 붙어있는 치석을 제거하는 치과 술식입니다. 치석이 많을수록, 그곳을 표면 삼아 세균들이 붙고 바이오필름이 증식하기 때문에, 그것을 제거해 줌으로써, 구강 내 세균부담을 줄이려는 술식이지요. 일반인에게까지 익숙한 이 술식은 2차 대전 후 스칸디나비아 반도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구강건강에서도 최 선진국격인 스웨덴을 비롯한 스칸디나비아의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장맛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습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리고 있네요. 이 비를 보니 얼마 전 이상기후로 인한 홍수피해에 대한 기사를 본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피해 갔지만 이웃국가인 일본과 중국은 홍수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7월 11일 기준 66명까지 늘어났다고 하고, 중국에서는 홍수로 30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경제피해액만 10조 원에 달한다는 추산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지속된다면 2030년과 2052년 사이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해 1.5도 가량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지역에서 극한 기온의 온난화, 일부 지역에서 호우 빈도와 강도의 증가, 일부 지역에서 가뭄 강도 또는 빈도의 증가 발생이 예상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18년 발표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 적힌 내용입니다. 지구 기온 상승폭이 1.5도 이상이 될 경우 어떤 지역에서는 기온이 크게 오르고, 어떤 지역에서는 비가 매우 많이 내리게 되는 한편, 또 다른 지역에서는 가뭄이 더 심해진다는 경고입니다. 이 내용은 195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얼마 전 지하철을 탔을 때 신선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사람이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으로 책을 보기도 하겠지만 종이책을 펼쳐서, 그것도 젊은 사람이 책을 읽는 모습은 너무나 오랜만이었습니다. 우리의 젊은 날의 고뇌에는 책이 곁에 있었습니다. 작가의 무게감에 짓눌리기도 했지만,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헤르만 헤세, 헤밍웨이, 카뮈에 열광했습니다. 삼국지, 초한지 정도는 읽어야 했고, 그리스로마신화를 읽다가 신의 이름을 외우는데 애먹었습니다. 그렇게 종이책은 젊은 날의 땀과 고뇌를 고스란히 묻어냈습니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독서는 물론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이책을 읽고 있는 젊은이를 이렇듯 신기하게 쳐다볼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이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입시와 취업에 필요한 독서 외에는 자신이 즐기지 못하는 책 읽기가 되어 버렸으니까요. 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