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워요.” 동료 치과 원장님들이 고충을 토로할 때 항상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저처럼 지방 소도시에서 개원한 치과는 대도시보다 구인난이 더욱 심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지만, 지금은 그 문제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습니다. 이 비결에 대한 저만의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직원들의 직장 선택과 근속 기간은 아래의 3가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첫째, 월급과 복리후생. 둘째, 연차별 관심사 고려. 셋째, 꾸준한 자기개발을 통한 임상 실력향상입니다. 첫째, 월급과 복리후생에 대해서는 개원한 지역에서 상위 10% 수준을 유지해야 합니다. 보통 수준의 직원 두 명보다 뛰어난 직원 한 명의 성과가 더 뛰어납니다. 그러므로 급여의 수준을 조금 더 높이더라도 항상 구인구직에 있어 실력이 뛰어난 직원을 먼저 채용해야 합니다. 입사기념일, 생일, 연차에 대한 복지비용을 아끼지 마십시오. 좋은 직원을 잃은 후 구인 과정과 신입직원 채용 후 적응기간의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답이 나오실 겁니다. 둘째, 연차별 관심사 고려입니다. 저연차 직원들은 많이 배울 수 있는 곳을, 중연차 직원들은 실력에 대한 대우를 잘해주는 곳을, 고연차 직원들
지난 회에서는 전반적인 AI의 변화와 적용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독자분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치과영역에서의 적용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치과의 특성은 독자분들이 가장 너무나도 잘 아시는 것처럼 유니트 체어를 중심으로 치과의사 1명과 치과위생사 1명의 보조를 받아 이루어지지만 이는 술식이 단순해서가 아니라 구강 환경이 좁고 처치 부위가 세밀하기 때문일 것이다. 치과의 치료 대상인 치아는 다른 장기와 달리 사랑니를 제외하고도 28개로 개수가 많고 그 변이가 많기 때문에 치주 조직의 예후를 평가할 때 전체 치아와 각각의 치아의 예후가 서로 다르다. 게다가 호문쿨루스의 개념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감각 신경이 매우 집약적으로 발달된 구강 환경을 재건하고 환자의 만족감을 주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정밀한 테크닉이 요구된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시행하고 진료를 진행하고 후속 처치를 하기 위해서는 술자의 뛰어난 술기와 능력뿐 아니라 어시스트의 도움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술자를 돕는 새로운 어시스트, AI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현재 치과에서 사용가능한 의료기기 알고리즘은 수완부 방사선 사진으로 골령을 판정하는 AI 알고리즘인 Vuno Med?의
치전원 입학 전 학부 시절부터 봉사활동을 많이 다녔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대단한 이유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다녀온 봉사활동에서,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음속이 뿌듯함과 따뜻함으로 가득 차는 걸 느꼈습니다. 개인적인 만족감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시간 날 때마다 학교 주변, 가까운 곳들로 봉사를 다니곤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경북대 치전원에 입학하게 되었고, 본과 2학년 때 외래교수님께서 제게 해외 의료봉사를 권유하셨습니다. 해외 의료봉사가 궁금하긴 했지만 크게 의미를 두진 못했습니다. 비용도 비쌀뿐더러, 일주일이 넘는 시간을 비운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 주변에도 힘든 사람들이 많은데, 굳이 돈과 시간을 과하게 써가며 외국에 나가는 것은 일종의 사치로 느껴졌습니다. 국내 봉사활동만 수년간 하면서, 그런 마음들은 더 굳어졌던 듯합니다. 지금 내가 내는 이 항공료로 국내에 있는 분들을 돕는다면 더욱더 값지게 도울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번은 가보고 싶었기에 이번 기회에 지원하였습니다. 하나둘 준비하였습니다. 현지 역사, 경제, 의료와 교육 등 다
며칠 전 읽은 인도 우화집 ‘신이 숨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라는 ‘류시화’님의 글 중에 ‘목발 없이 걷기’라는 단편을 읽고 요즘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하여 씁쓸한 웃음이 나오기에 소개하려 합니다. 〔옛날 인도의 이야기입니다. 숲으로 사냥을 나간 왕이 말에서 떨어지는 낙상 사고로 한쪽 다리를 못 쓰는 큰 부상을 당하여 왕명으로 자신의 불구를 인정할 수 없어 시민들에게 ‘모든 국민은 목발을 짚고 다니고 이를 어기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라는 포고령을 내렸습니다. 처음에는 여러 곳에서 왕명에 대한 불만으로 목발을 거부하였으나 경찰과 군부대의 강권으로 차츰 모든 국민이 목발을 당연히 받아드리게 되었고 시간이 흘러 다리를 다친 왕이 죽은 후에도 모든 국민은 목발로 생활을 하였습니다. 재미있게도 어려서부터 목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두 다리로 걸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왕의 죽음과 함께 강제 법령이 자연히 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목발에 의존하지 않는 삶을 말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인 망상으로 비난 받았습니다. 한편 왕명에 의한 목발의 부당성과 어리석음을 깨닫고 숲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한 현인이 있었는데 그는 가난하고 위험한 생활이었지만 목발에 의존하지 않
2009년 1월 15일 오후 3시 30분쯤 US 에어웨이스 1549편은 승객과 승무원 155명을 태우고 미국 뉴욕주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출발,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으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이륙 직후 비행기를 향해 날아오는 새 떼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한다. 은퇴를 1년 남긴 조종사 체슬리 설리 슐렌버거는 새 떼와 충돌 후 엔진에 불이 붙으면서 양쪽 엔진이 파손되어 동력을 잃은 것을 발견한 후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러 생존 가능성을 모색한다. 처음에는 회항해서 가까운 공항으로 가려고 했으나 850m 낮은 고도에서 추진력을 잃고 11km 떨어진 공항으로 갈 수 없음을 직감적으로 느낀 기장은 시도한 이래 성공한 적이 없다는 동체착륙을 센트럴 파크 인근 허드슨강에 비상 착륙을 시도하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1도만 기울어져도 비행기가 뒤집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동체가 파손되지 않고 수상 착륙에 성공하자 기장과 부기장은 바로 승객들을 도피시키기 시작한다. 비행기가 강에 떨어진 후 약 1200여 명의 구조대원과 해안경비대 등은 구조용 보트와 통근 페리를 타고 구조작업에 나서 24분 만에 승객들을 배로 옮겨 탑승하게 한다. 두 개의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정복할 때 스페인의 잔혹한 정복자들에 의해 희생된 원주민들도 많았지만 그보다는 스페인의 잔혹한 세균에 의해 희생된 원주민들이 훨씬 더 많았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저서 “총, 균, 쇠”에서, 유럽인들이 신세계를 정복할 때 유럽의 총칼에 의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아메리카 원주민보다 유럽의 병원균에 의해 병상에서 목숨을 잃은 원주민 수가 훨씬 더 많았다고 역사적 사료를 들어 설명했다. 다른 대륙에 살았던 인류보다 유라시아인들은 오랫동안 가축과 더 밀접하게 살았기 때문에 가축으로부터 각종 병원균이 다양하게 진화하였고, 조밀한 인구 집단이 신대륙보다 일찍 발생하여 대중성 전염병이 진화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일찍이 충족되었다는 것이다. 인류와 미생물은 항상 역사를 함께하여 왔다. 미생물이 인류를 지배했을 때도 있었고 인류가 미생물을 극복할 때도 있었다.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그동안 세상을 지배했던 강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와 우선 순위를 온통 뒤바꿔 놓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삶도 다소 혼란스럽다. 갑자기 어지러워진 지금을 어떻게 잘 지낼 것인가? 묵상해 본다. 그래서 찾은 무스타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대유행(pandemic)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구글 및 알파벳의 최고경영자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가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 따르면 자회사인 딥마인드에서 알파폴드 알고리즘을 COVID-19의 백신 개발을 위해 투입할 것이라고 한다. 알파폴드는 2018년 12월 단백질 접힘 구조를 예측하는 대회인 CASP(critical assessment of structure prediction)13에서 2등과 높은 격차로 우승한 알고리즘으로, 이는 바이오 과학 분야에서 난제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유명 퀴즈쇼 ‘제퍼디!’에서 인간 도전자들을 꺾고 우승한 IBM의 AI인 Watson은 암치료 분야에 도전하여 방대한 저널 및 텍스트북을 학습하고 미국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를 비롯한 유수의 의료기관들과 협력하여 의사들의 암치료 시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인 Watson for oncology로 출시되어 국내에서는 길병원을 시작으로 7개 병원에서 도입한 실정이다.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는 인공지능이 의료영역에 적용된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결국은 의과계의 변화를 알아야 치과계로의 적용에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저는 여행을 가면 여유를 좀 즐기려고 하는 편입니다.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잡아서 여행지의 모든 곳을 속속들이 다 찾아보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그저 아는 만큼만 보고 느끼려고 하는 편입니다. 다시 찾아갈 여지를 남겨둡니다. 너무 샅샅이 살펴보면 다시 찾아가 보고 싶은 마음은 없어지고,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없어집니다. 그 장소에 대한 생각의 여지가 없어집니다. 요즘 모든 사람들은 보는 미디어에 익숙해졌습니다. 드라마와 영화는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고 빠르게 결말을 향해 치달아 갑니다. 과정에 대한 이해와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결말을 빨리 보고 싶어 합니다. 책을 읽을 때는 좀 다릅니다. 책은 생각의 여지를 많이 줍니다. 아니 생각이 복잡하면 잠시 책을 덮어도 됩니다. 다시 생각의 여유가 생길 때 펼치면 그만입니다. 분명 책은 한 권을 읽었지만 생각은 그 이상을 하게 되는 것이 책 읽기입니다. 살면서 여지
원내생 생활이 시작되는 본과 3학년이 되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실습과 공부와의 전쟁의 시간이었던 1, 2학년 기간을 지나 드디어 처음으로 환자와 직접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아니었다면 이미 지난 2월부터 마주하여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도 되었을 것 같지만 코로나19로 인하여 일정이 계속 연기되고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강의로 병원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다 보니 하루하루가 당황스럽고 어려운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방학이 없다는 사실도 제 맘을 아프게 합니다. (대부분의 치과대학의 원내생들은 방학 중에도 병원에서의 실습이 계속됩니다.) 병원실습이 시작되면 하루하루 나오는 과제와 실습, 그리고 병원 지시사항을 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지나가게 될 것입니다. 병원실습 일정을 시작하면 아침에 눈을 떠 바쁘게 챙겨 학교에 오고, 학생으로서 졸음을 참으며 아침수업을 듣고, 병원에 들어가서 진료보조의 역할과 옵저베이션, 수술 참여 등을 진행합니다. 이렇게 일정을 소화하면 저녁 수업이 있을 때는 저녁수업을 듣고, 야간진료가 있을 때는 야간진료에 들어가고, 기공물 제작을 해야 할 때는 기공을 하
참으로 의미 있는 시기를 우리는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이 시대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간 시대를 돌아 보면서 “참 그때가 좋았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대부분이 아닐까? 그런데, 그때 뭐가 좋았나를 생각해 보면, 솔직히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다. 내 생각에는 지금의 상황이 영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비교급으로 생각이 나는 것이, 경험한 과거의 기억이기 때문인 것 같다. 오래 전에 읽은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필립 얀시가 쓴 책인데, 사람은 고통을 받았다는 것은 기억을 하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 정도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래서 과거의 고통을 잊었기 때문에 현재가 고통스럽게 느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과거가 지금보다 좋았던 점들이 있다. 일반대중의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지금보다 좋았다는 사실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명분이 없으면 뒤로 물러나고, 나누는 마음을 미덕으로 생각하던 시대였다. 사회가 혼란스러운 것은 탐욕 때문이 아닐까. 인간의 본성에 가득 차 있는 이 탐욕 때문에 항상 요동을 치면서 역사가 지속되어 온 것
“선생님! 재윤이가 바람개비를 벌써 다 만들었어요.” 초등학교 첫 미술 시간에 짝꿍은 내가 색종이를 쓱싹 잘라 만든 바람개비를 보고 선생님께 소리쳤습니다. 설명 중이셨던 선생님께서 “집중해야지.”라고 야단치실까 조마조마했던 찰나, 선생님은 “재윤이가 손재주가 참 좋구나”라며 칭찬해 주셨습니다. 그 이후, 나에게 맞는 손으로 할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고, 우연히 권유받은 치과의사는 손으로 할 수 있는 섬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에 들었습니다. 치과대학 졸업을 앞두고 국가고시를 준비하던 때 어금니 통증이 있어 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을 것이란 진단에 발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자유를 누리고 싶었지만 안 뽑아도 되는 내 치아를 발치하게 된 것을 계기로 생각을 바꿔 보존과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단 한 명의 치아라도 보존해 줄 수 있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수련의를 마치고 군의관으로 낯선 포항에 배치받아 부임하며 해군에서는 해군사관 생도 세계일주 주치의도 하게 되었고, 공군에 위탁교육을 받아 항공기 헬기 조종사 주치의까지 하게 되면서 치과의사로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부대에 복귀해서도 장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