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지만, 여행의 순간이 즐겁고 가볍기만 한 건 아니기에, 먼 곳으로 떠나는 것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예전에 다녀온 미국이 너무 좋았음에도 시간과 스팟과 동선을 생각하면 막상 쉽게 다시 가지 못한 채 10년이 지나왔듯이… 그러던 중 <Yellow Stone> 국립공원을 알게 된 건 우연한 기회였다. 스쳐 지나던 인터넷 블로그에서 노랗고 빨간 테두리를 가진 사파이어 빛 온천을 보았을 때 저긴 어딜까 했던 기억은 꽤 오랜 시간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그러나 가본 사람은 커녕, 루트조차 단순하지 않아 한 켠에 접어두기를 2년. 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은 마음속의 기갈증이 되어 목이 마르니, 어떻게든 가는 방법을 찾아내고, 동행을 구하고, 차를 빌려 주섬주섬 떠나게 되어 시작된 여행. 역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시작은 어려웠으되 시작된 것은 전광석화와 같은 법이었다. 직항은 당연히 없고 그나마 가까운 보즈먼 공항으로 가려면 시애틀을 경유해야 했다. 이 와중에 동행으로 만나기로 한 샌프란시스코의 친구는 게이트 앞에서 비행기를 놓쳐 비싼 하루를 지내고 이튿날 만나게 되었으니, 보즈먼에서도 또 차로 2시간을 이동해야하는 <
의료법은 1951년 국민의료법으로 처음 제정된 후 1962년, 1973년, 2회의 전면개정을 거쳤다. 이후 의료 환경의 변화로 전면개정필요성이 계속 제기 되어 오다가 2007년 전반적 개정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사회변화를 반영해 재개정되고 있다. 2019년에도 많은 부분의 개정이 있어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 법률개정은 부칙에 따라 시행시점이 2019년 말부터 시행되거나 2020년 초부터 시행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아래에는 치과병의원과 관련된 내용을 각각 10가지씩 정리해 보았다. 이 내용은 참고용으로 정리된 것이므로 구체적 법조문을 확인하고 대비하면 좋겠다. 가. 현재 시행된 2019년 개정내용 1.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 또는 의료법인 등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고 하여 의료법인 명의를 추가하였다. 2.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종사자는 무자격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거나 의료인에게 면허 사항 외의 의료행위를 하게 하면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3. 의료기관개설 시 준수사항에 감염과 보안 내용을 추가하였다. 4. 병원감염 예방항목을 추가 및 신설하여 감염예방을 강화하였다. 5. 의료기관 개설자가 거짓
지난 2년간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름의 사회경제적 개혁정책은 다양한 찬반의견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치과계에는 ‘보조인력 구인난에 따른 경영악화’라는 한파를 가져왔다. 모든 개혁에는 양면성이 있을 수 있는 바, 두 번째 직선제 선거를 앞두고 진정한 치과적 개혁의 의미와 방향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어느 사회나 개혁은 필요하다. 개혁은 계속 새로워져야 하는 것이지만 그 내면은 실천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명제를 가지고 있다. 끊임없이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사회 속에서 변화의 속도를 체감하기 힘들 수 있지만, 사회는 계속하여 변화하고 있고 그 중심축은 개혁 속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지난 십여년을 돌이켜볼 때 과연 치과계는 개혁되었는지, 새롭게 거듭났는지 바라보자. 건강보험의 굵은 관점에서보면, 치과계 전체가 반대했던 틀니 보험, 연1회 치석제거술, 임프란트, 광중합 레진충전 급여화는 개혁의 수단으로써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 주었는가? 또한 개혁의 대상이자 변화의 대상이 되었던 치과의사들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가? 찬반의 격렬한 논란 속에서 묵묵히 소임을 수행한 협회 임직원들은 정부 관계자들과 같이 치과의사들을 대표하는 변화의
혹시 보건소에 언제 다녀오셨나요? 공중보건치과의사로서 보건소 혹은 보건지소에 근무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개원을 하면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할 때는 대부분 보건소를 방문합니다. 사실 그 외에는 치과의사가 보건소를 갈 일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귀찮은 공문들이 가끔 보건소로부터 날라오고, 무슨 검사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는 것 외에 개원치과의사가 보건소에 관심을 두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보건소는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여, 지역의 공중보건 향상 및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모든 시·군·구 단위에 설치되어 있는 기관으로 기본 의료 업무도 보고 있습니다. 우리 치과와 연계된 구강보건사업에는 노인틀니사업, 불소도포 및 스켈링, 학교나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구강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위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치과의사는 어떤 분들일까요? 현실을 살펴보면 안타깝게도 ‘업무대행’이나 ‘임기제’ 등 계약직(비정규직) 형태의 고용계약으로 불안한 위치일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지속성 있고 효율적인 지역 구강보건사업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합니다. 2015년 한 신문에 실린 20년 차의 보건소장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습니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우식을 주소로 새로 진료실에 내원한 환자가 교정치료를 다 받았는데 이가 잘 안 맞는 것 같다고 이야기해요. 교합을 확인해 봤는데 악간 접촉이 몇 부분에서만 이뤄지더라고요. 치과에선 이미 교정이 다 끝나서 유지 단계라고 하고 잘 끝났다는 이야기만 한다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환자에게 치료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이야기해도 될까요? 익명 “어느 수준까지 진료를 제공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각자가 진료를 바라보는 개념이 다르고, 전공에 따라 접근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죠. 게다가, 각 사람이 모든 진료 영역에서 같은 수준의 진료 기술을 습득하고 수행할 리도 없고요. 제 예를 들면, 소아치과 수련을
내가 어릴 때에 우리집은 새해 명절과 추석 명절에 제사를 지냈다. 그래서 명절이라는 의미가 내게는 우리 가족 간에 가지는 풍성한 나눔과 즐거움의 날이라기보다는 어머니께서 힘들게 차례음식을 준비하는 때, 그리고 너무나도 많은 친척분들(아버님께서 9남매시라 작은 아버님과 고모님들 가족까지 모두 오시기 때문에 상당히 대부대이었으며 그나마 시간을 정해서 오시는 것이 아니라 아침, 점심, 저녁까지 분산되어 찾아오셔서 어머님은 하루 종일 부엌에 서서 일하셨고, 우리들은 음식 나르고 인사드리고)께서 방문하셔서 복잡하고 힘들었던 날들로 기억된다. 나는 그 날들이 우리 가족들 간에 오붓하게 함께 덕담을 나누고 즐기는 그러한 때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하기는 만일 많은 친척분들께서 오시지 않았더라도 내 바람대로 화목한 우리가족의 시간이 되었을지는 미지수이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날에도 전혀 우리집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의 흑백 TV 속에서 그래도 크리스마스라고 영화는 ‘왕중왕’이라는 예수님 나오시는 것을 항상 방영했었고,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징글벨 캐롤은 여기저기서 들려왔는데 우리집 부모님께서는 그런 날을 즐기실
1년 중 제일 바쁜 12월의 한가운데 열린 공청회, 참석자가 많을 거란 생각은 애초에 접었지만 이건 완전히 그들만의 공청회였다. 주제가 인턴제 폐지에 관한 공청회였으니 개원가는 당연히 관심이 없었을 것이고, 주제 발표자 2인과 패널 토론자 5인, 사회자를 포함한 협회 관련 임원 몇 명, 그리고 학교 교수들 몇 명. 청중보다 토론자가 많은 셈 이었다. 인턴제 폐지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전공의나 학생들이 좀 더 참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제일 먼저 주제발표를 한 차경석 교수님(단국대학교 치과대학 교수)의 발표는 전문의제도와 관련한 가장 최근의 설문조사(제목 : 인턴제도 검토 등 수련제도 발전 방안 설문조사, 조사기간 : 2019.11.19.~25)이며, 각 직역별(치과대학생, 전공의, 전문의, 전속지도전문의)로 설문을 취합하고 응답자수도 많아, 나름 의미 있는 설문 조사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설문조사의 결과가 의미하는 분석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결과의 통계만 내놓았고, 제도 개선 방향을 일부 제시 한다고는 했지만 이미 발표자 스스로 인턴제 폐지를 전제로 한 발표여서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설문조사의 통계를 가지고 필자 나름의 분석을 해 보았다.
본지는 치과 의료사고 예방 및 의료분쟁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치과 감정사례를 매달 한 차례씩 연재합니다<편집자 주>. 사건개요 좌측 상악 사랑니(#28) 발치 계획으로 #28 치아 발치 중 제2대구치(#27)의 동요 및 정출로 #27 치아도 함께 발치 후 재식립 되었고, 이후 타병원에서 근관치료를 받은 건으로, 사전 설명 및 동의 없이 #27 치아를 발치하고 재식립하여 근관치료를 받게 되었으며, 추후 임플란트 식립 가능성을 듣고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의료중재원에 조정신청을 하였음. 치료과정 신청인(여/24세)은 피신청인 의원 내원하여 #28 치아가 볼에 닿아서 불편하다고 호소하였으며, 치은염, 정출, 부분 매복 진단 하 #28 치아 발치 중 #27 치아 동요 및 정출되어 #27 치아 발치 후 재식립술 시행 받음. 다음날 신청인은 피신청인 의원 내원하여 진료내용, 향후 치료 계획 등 설명 받음. 2일 뒤 타병원 치과보존과 내원하여 임상검사 상 #27 치아 동요도(-), 타진(+), 전기치수검사(-), 교합면 치아 우식, 방사선 검사 상 치조골 파절(alv. bone fx)이나 치주인대 확장(PDL widenin
2019년 2월에 개봉한 ‘증인’이라는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1600만 관객을 동원했던 ‘극한직업’에 밀려 누적 관객 수가 250만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에서 변호사역을 맡았던 정우성은 백상 예술대상을 받았고 청룡영화상에서는 남우주연상을 받을 만큼 인정받은 영화이고 자폐아 역을 맡은 김향기 연기 또한 수준급이다. 이 영화는 살인 사건이 주된 내용이지만 사람에 대한 따뜻한 연민이 듬뿍 배어있고 특히 자폐아의 입장에서 바라본 현실을 보게 하는 여운이 남는 영화 중의 하나이다. 영화 줄거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양순호’(정우성)는 과거 민변에서 오래 활동했으나 세상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 세상의 벽을 느끼고 좌절하며 사람들이 그리 선량하지만도 않다는 것, 바꾸려고 애를 쓰고 뛰어다녀봤자 실은 별반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돈을 벌고 성공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빠진 상태에서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큰 기회가 걸린 사건을 맡게 된다. 집주인인 노인이 사망한 사건에서 살인 용의자로 지목받은 가정부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변호사로,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증인으로
몇 년 전, 한 여학생이 치아우식증을 주소(主訴, Chief complaint)로 필자의 치과의원에 혼자서 내원한 적이 있었다. 기본적인 구강검진을 하고 치료계획을 세운 다음 진료비 총액까지 산정해 주었다. 하지만 어린 학생이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 아무런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이렇게 얘기를 해 주었다가 필자는 순간적으로 무언가에 얻어맞은 것 마냥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ㅇㅇ야! 진료비가 많이 나올 것 같은데 엄마한테 여쭤보고 결정한 다음에 와서 치료받자~~”라고 얘기를 해 주었는데, 대뜸 이 여학생은 고개를 떨구면서 “저 엄마 없는데요!”라고 답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 학생에게 내가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른다. 누구나 엄마 없이 이 세상에 오는 사람이 없으니… 이 학생의 나이에 나는 엄마가 계셔서 엄마의 결정에 전적으로 따랐었던 경험을 그 여학생에게 그대로 요구했으니 지금 생각해도 면목이 없다. 하지만, ‘엄마에게 여쭤보라’는 의미는 통상적인 최종결정권에 대한 위임의 의미로 이미 한국사회에서는 널리 통용되는 단어이지만, 무심코 던지는 나의 언어습관이 어떤 이에게는 커다란 상처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2019년 현재
‘만수르의 나라’로 많이 알려진 아랍에미레이트는 7개의 토후국이 연합하여 만든 연합 국가이다. ‘아랍권’의 나라라는 인식 때문일까, 나에게 아랍에미레이트는 낯설고 약간은 두려운 나라였다. 그러던 중 2018년 CONS ASIA 학회가 아랍에미레이트 샤르자(Sharjah)에서 개최되어 작년 12월 아랍에미레이트를 다녀오게 되었다. 두바이 공항에 내리자마자 든 생각은 화려하다는 것이었다. 공항 규모가 어마어마할 뿐 아니라 공항 내부 인테리어도 ‘만수르의 나라’ 답게 부유함이 느껴졌다. 또 뉴스에서나 봤던 전통 옷을 입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에 내가 정말 두바이에 도착했다는 실감이 들었다. CONS ASIA가 개최된 샤르자(Sharjah)는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아부다비, 두바이 다음으로 제일 큰 토후국으로 문화적 도시라고 불린다. 우리가 참여한 CONS ASIA는 샤르자 교육단지 내에 위치한 University of Sharjah에서 개최되었다. 아랍에미레이트에서 개최된 만큼 아랍권에서 보존학을 전공한 많은 분들이 참석했고, 세계적으로 유명하신 연자분들의 강의로 채워져 유익한 시간이었다. 학회장에서 보낸 첫 2일 동안 샤르자 치과대학의 학생, 교수님들과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