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신보 11월 11일 자 신문 1면에 게재된 ‘정부 치의학 푸대접 연구비 고작 1%대’란 제목의 기사를 보면서 치의학 현실을 아쉬워 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이에 대해 치의학 분야의 산발적이고 지엽적인 연구로는 한계가 있고 한국치의학연구원의 설립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 치의학의 현실을 살펴보면 국가의 관련 중심 연구기관이 없고, 의과대학에 비해서 치과대학의 교수나 연구원의 숫자가 턱없이 적은 편이다. 또한 소수의 치의학 관련 회사를 제외하고는 연구분야 인력이 거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정부 관련 부처의 국책 R&D 연구과제 기획에 참여하는 교수나 연구원의 숫자가 타 분야에 비해 적어 정부과제의 개발이 어려울 뿐 아니라 이에 지원하고 과제를 수주하여 수행하기에 다른 분야에 비해 수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이 현주소이다. 치의신보 기사에 따르면 현재 치의학 분야 연구의 70% 정도가 민간 대학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2018년 기준 대학 연구소 연구 인력은 교수를 제외하고 615명 정도라고 한다. 또한 국내 2017년 정부 부처별 R&D 투자현황을 보면 치의학 분야는 중심연구기관 부재와 연구인력의 부족으로 교육
중견언론인인 필자의 고교선배는 본인의 치아관리는 다소 부족하여도, 진료 중 간간이 인문사회학이나 핫이슈들의 synopsis를 전해주시는 소위 ‘인생선배’시다. 지난 달 임플랜트 크라운을 완성하는 날 필자에게 “김 원장님, 동서고금을 통해 국가(國家)라는 공동체가 그 체재를 유지하고 발전하는 과정에 변함없고 예외 없는 공통적인 세 가지 사명이 있어왔다고 하는데, 알고 계셔요?” 하신다. 교합조정 마친 임플랜트 크라운 폴리싱에 여념 없는 필자는 웃어 보이며 “저야 그런 거 모르죠, 그게 뭔가요, 선배님?”으로 응수하며 나에게는 폴리싱 마무리의 시간을, 선배님껜 말씀의 시간을 드린다. “세 가지 중 첫 번째가, 개인과 공동체의 정신과 미래를 다루는 교육(敎育). 두 번째가, 육신을 가져 생로병사의 업을 가진 구성원의 몸을 보듬는 의료(醫療). 세 번째가, 국가공동체를 외부로부터 지켜내는 국방(國防)의 부문이라고 해요.” 정리정돈 좋아하고 번호 붙이기 좋아하는 필자는 선배님의 얘기가 흥미로워 폴리싱은 건성이 되고, 귀를 기울이며 듣게 된다. “…중략… 그런데, 우리나라가 그 세 부문이 모두 병이 들어버린 것 같아요. 역사와 문화가 다듬어낸 세 부문을 함부로 건드리
스탠퍼드 대학 입구 넓은 잔디밭을 지나, 나지막한 교회와 대학건물을 마주하면, 마치 개척시대 장원(莊園)에 들어선 느낌이다. 최초로 대륙횡단철도를 건설한 철도왕이자 전 상원의원인 스탠퍼드(Leland Stanford)가 거대한 농장 Palo Alto(큰 나무)에 세운 대학으로, 캠퍼스가 미국에서 둘째로 넓다고 한다(1885, 개교는 1891년). 당시 정부는 철도회사에 철도 양편으로 각 10m씩의 토지를 주어, 사냥터와 농토를 빼앗긴 인디언·농민들과 철도회사 간의 마찰은 피할 수 없었다. 더욱이 남북전쟁 후 수십만 병사가 돌아오자, 거국적인 “Go West, young men!” 캠페인이 벌어지고, 링컨 대통령은 전쟁 중 빈번해진 인디언 습격을 제압하여 치안의 확립을 지시한다. 그렇게 피 묻은 돈으로, 동부가 아니라 캘리포니아에 명문대를 세우자는 열망은 열매를 맺어, 오늘날 세계 랭킹 5위안에 들어가는 연구중심 사립대학으로 성장한 것이다. 왼편에는 로댕의 야외 조각상이 서 있고, 정면 첫 건물은 어렵게 얻었다가 너무 일찍 잃은 아들 릴랜드 주니어에게 헌사 된 교회다. 21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후버 대통령 및 페리 국방과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을 배출하였다. 터
미국 유학 시절에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살던 곳은 University of Illnois at Chicago 인근의 조용한 동네였습니다. 머리를 깎으러 미용실에 갔고 차례가 되어 미용 의자에 앉았습니다. 미용사는 후덕한 외모의 히스패닉 아주머니였습니다. 머리를 깎다가 호기심으로 한국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미용사에게 질문했는데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들은 까다롭고(picky), 머리카락도 굵고, 팁도 안 줘요.”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대답이었지만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국인을 대표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이발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앉아 있었습니다. 시카고의 따가운 햇살 덕에 안 그래도 까맣게 탄 얼굴에 히스패닉 아주머니의 투박한 미용 솜씨까지 더해져 영락없는 farmer의 모습이 되었지만 만족감을 표하고 팁도 두둑하게 챙겨준 후 미용실을 나왔습니다. 당시에 한국 교민들을 만나는 일도 더러 있었는데 교민 사회도 서로 그다지 돈독하지는 않은지 대면하여 지내는 일이 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지 한국인 특유의 ‘정’문화는 점점 퇴색하고 경쟁 사회 특유의 깐깐함과 이기심이 팽배해진 것 같습니다. 그런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저도 점점
의료봉사 중 생기는 해프닝은 지나고 나면 좋은 추억거리다. 나는 좋은 추억들이 많았던 작년 이집트 봉사활동을 생각하며 즐겁고 편한 마음으로 두 번째로 이집트를 향해 떠났다. 오랜 비행시간 끝에 카이로 공항에 도착하여 세관에서 의료용품 박스 통과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이유는 우리가 가져온 수술 도구 세트들이 제대로 밀봉되지 않아 공항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작년과 같이 기구들을 포장하여 왔을 때는 아무런 문제 없이 통과했었고 완전히 멸균을 한 기구들이라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을 했지만 올해부터 이집트 보건복지부의 새로운 규정으로 인해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공항에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며 우리 봉사팀의 계속된 항의에도 불구하고 수술 기구들을 압수했다. 황당한 상황으로 마중 나와 주신 작년 봉사 때 인연을 맺은 오사마 장군님과의 인사도 제대로 반갑게 하지도 못했다. 지친 몸과 마음으로 작년에 갔었던 Al Azhar 병원에 짐을 풀고 바로 예진을 시작하였다. 많이 지치고 피곤하였지만 정필훈 교수님과 이원 교수님과 함께 모두들 힘을 내어 그날의 예진을 마쳤다. 다행히 여기저기서 기구들을 빌리고 구매하기도 하여 3
2019년 프로 야구 정규 시즌이 3월 말부터 시작되어 10월 초까지 진행되었다.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가 진행되었고 두 차례의 태풍으로 10월 초까지 경기가 순연되면서 1, 2위 팀의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며 막판까지 선두 싸움이 치열하였다. 잔여 경기 마지막 날에 결국 SK와 두산 두 팀은 게임 차 없이 같은 승률이 되었으나 상대방 전적이 우위인 두산 팀이 1위가 되는 예상치 못한 시즌을 보냈다. 이후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걸쳐 한국시리즈(KS)가 진행되었고 많은 사람이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길 바라며 마음을 졸이며 관전하였으며 올해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4전 전승을 한 두산 베어즈가 차지하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는 SK 와이번스팀이 우승하였는데 승리를 이끈 분이 트레이 힐만 감독이다. 힐만 감독은 SK팀에 오기 전 일본 프로 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 팀을 재팬시리즈 왕좌에 올려놨으며 메이저 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직도 수행하였고 미국 메이저 리그 감독 자리가 날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리던 거물 중의 한 분이고 한국에 와서 SK 와이번스팀을 2년 동안 맡아 외국인 감독 최초 KS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미국
우리나라에서 치과 전문과목의 연원을 찾기 위해, 치과대학이나 그 전신의 부속병원 진료과목을 살펴보자. 1929년 경성치전 부속의원엔 외과·보존·보철·교정의 4개부와 특진실이 있었고, 1946년 서울치대 부속병원은 외과·보존·보철의 3개부로 출발하였다. 여기에 소아치과가 보존과에서 분리독립(1956.4)하였고, 치주과는 제2보존과로 출발(1957)하여 2년 후 치주과로 개칭하였다. 그 사이 치과방사선과가 시작(1958.1)되었고, 예진 업무로 시작(1959)된 구강진단과는 1963년 첫 전공의를 모집하였다. 그후 치과교정과가 부활(1964.9)하였고, 구강병리과가 임상과로 편입(1978.7)되었다. 법령에 나타난 전문과목을 살펴보면, 1962년에, ‘의료법[법률 제1035호] 제36조(전문과목의 표방)’에 의거한, ‘의료법시행규칙[보건사회부령 제77호] 제16조’에 치과 전문과목 5개과(구강외과·보철과·교정과·소아치과 및 치주위병과)가 열거되었다. 또 동시행규칙 17조에 전문과목 ‘표방허가를 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험을 행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1975년에는 이 5개과가 보사부령에서 삭제되고, ‘의료법[법률 제2862호] 제55조 3항 2호’에 명기되기도
한여름에는 곰탕에 대해서 쓰더니 시원해지기 시작하니까 콩국수 타령입니다. 청개구리 같은 필자의 성격을 굳이 부인하진 않지만, 날씨에 따라서 주제를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곰탕이든 콩국수든 그 매력에 빠지면 계절과는 상관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콩국수에 대해서 조금만 찾아보아도 이익의 ‘성호사설’과 19세기 조리서인 ‘시의전서’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1723년 쓰여진 이익의 ‘성호사설’에는 ‘맷돌에 갈아 정액만 취해서 두부로 만들면 남은 찌끼도 얼마든지 많은데 끓여서 국을 만들면 구수한 맛이 먹을만하다’라는 콩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19세기 말 요리서인 ‘시의전서’에 ‘콩을 물에 불려 살짝 데쳐서 가는 체에 밭쳐 소금으로 간을 맞춘 다음 밀국수를 밀고, 웃기는 밀국수와 같이 한다’라는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콩국수는 콩을 수 시간 동안 불린 후에, 살짝 삶은 후 갈아서 만든 콩국에 국수를 넣어 먹는 것입니다. 이번에 주목할 단어는 ‘살짝’이라는 단어입니다. 양에 따라 살짝이라는 시간은 달라집니다. 2인분 정도에서는 10분 정도 삶는다고 하고, 양이 많아질수록 삶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결 같은 것은 덜 삶으면 비린내가 나고,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책을 사서 읽는 사람들에게 꼭 찾아오는 고민거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책을 쌓아둘 공간이 부족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집이 무지 넓거나, 아직 그 정도의 책을 모으지 못했다면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꾸준하게 책을 사서 읽는다면 곧 닥치게 될 현실입니다. 저에게도 몇 년 전부터 현실이 되었습니다. 책을 쌓아둘 공간이 부족해지니 집안이 정리가 안 되고 넘치는 책을 쌓아올려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면 해결될 일이지만 현실은 책을 버리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책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책을 버린다는 것은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다 읽지 못한 책들도 많았지만 언젠가는 읽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좋은 책은 또 한 번 읽을 것이라고 늘 마음의 짐처럼 생각했습니다. 큰맘을 먹고 책을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잘했다 싶었습니다. 마음의 짐이 덜어졌습니다. 집안이 말끔하게 정리되고
군의관 때 경기도 북부에 있는 포 사격장에 앰뷸런스(ABC kit에 있는 그런 앰뷸런스가 아니라 그냥 트럭 느낌이다) 지원을 자주 갔었다. 벌써 20여 년 전 일이지만, 그때 분위기와 느낌은 지금도 기억난다. 아침 일찍 출동(?)하여 사격훈련장에 도착했지만, ‘포 사격은 언제 하나?’ 싶을 정도로 한동안 그저 대기상태로 멍하니 기다리곤 했다. 그렇게 기다리다 오후 늦게서야 우리 부대 순서가 왔고 어둠이 짙게 깔릴 때쯤 끝났다. 이유가 있었다. 그 포 사격장을 우리 부대만 이용하는 게 아니었고, 여러 부대가 순번(예약?)을 정해서 하는 것이었지만, 정예 기갑사단들이나 규모가 큰 사단들이 우선 순위로 먼저 포 사격훈련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우리처럼 작은 부대는 그 순서가 한참 뒤로 밀리기도 했었다. 국산 자주포. 성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우리 부대는 자주포가 없었지만, 다른 부대에서 쏘는 자주포 소리를 기억한다. 하루 종일 가까이서 듣는 포 소리는 엄청 컸다. 연습용 및 실전용 포탄을 쏘는 정식 훈련이었다. 전쟁이 나면 정말 무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 때 학생신분의 전방입소체험(훈련?)시 전방철책근무 및 수색정찰근무 체험과는 그 차원이 달랐다.
오늘은 초등학교 친구들이 천안의 현충사와 독립기념관으로 1박 2일의 가을 소풍 가는 날이다. 구름 한 점 없는 축복받은 가을날이다. 필자는 토요일 진료를 마치고 오후에 SRT로 천안에 조금 늦게 도착하였다. 도착하자마자 친구들의 환대를 받고, 초대 회장으로서 인사말과 노래를 하게 되었다. 친구들은 낮에 임진왜란에 나라를 구하신 이순신 장군의 현충사에 들러 많은 사진을 카톡에 남기었다. 새로운 회장도 선출하고 즐거운 여흥 시간을 보냈다. 항시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어릴 적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서 좋다. 저녁 늦게까지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조식 후에 독립기념관을 향해 출발하였다. 관광버스로 가는 도중에 친구들의 건강을 위하여 필자가 주장하는 ‘5 components of systemic health’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5 components of systemic health의 첫째는 교합 질환이 있을 때 T scan을 이용하여 교합을 조정해 주고, 부족한 부분은 CBK(cranial balancing key) splint, 즉 두개골균형교합안정장치를 잠잘 때나 운동할 때 끼우도록 하는 것이다. 아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