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의 전통적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정치인이나 경제인이나 교육자를 포함한 어떤 직업군도 존경받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의사는 ‘인술’로 사람의 목숨을 건지고 건강을 돌봄으로 존경을 받았지만, 이제는 ‘칼든 OO놈’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치과의사로 살아가면서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을 가질 때도 있지만, ‘자동차 경정비와 치과에 가기가 두렵다’는 말을 들을 때면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경쟁이 심해지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과 경쟁에서 쳐지면 죽을 것이라는 압박감은 ‘인술’이 아닌 ‘이윤의 극대화’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부실한 치과교정 진료’, ‘부작용 발생으로 인한 환급과 손해 배상’, ‘이벤트 내용과 다른 과장 광고’등 이른바 먹튀 치과의 폐해를 봐도 그렇다. 또 일부 치과의사들의 윤리의식 실종 사례 중에는 동료 치과의사가 한 진료행위를 환자 앞에서 심심치 않게 비난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은 상당히 실력 있는 치과의사라는 자부심이 동료 치과의사들을 매도하는데 쓰여지는 것이다. 심할 경우 환자를 진료하면서 전에 진료했던 치과의사의 실력을 비하하거나 돌팔이로까지 매도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모든 치과의사에겐 처음이 있습니다. 특히, 기본적으로 외과적 시술인 치과에는 항상 첫 시술의 경험이 있기 마련인데요. 이 상황에 대한 윤리적 근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를테면 발치 후 연조직 봉합은 여러 번 해보았지만 제가 처음 순소대 절제술을 시행하는 상황이라고 할 때, 이 시술을 환자에게 권하는 것은 윤리적일까요? 좀 더 추상적으로 보자면, 모든 시술은 항상 새롭습니다. 제 상황도 다르고, 환자도 다르고, 따라서 시술의 사회문화적·생물학적 조건은 언제나 ‘새로운’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텐데요. 이런 일을 환자에게 권하는 것은 윤리적인지 궁금합니다. 익명 주신 질문을 먼저 정리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고민하시는 부분은 절대적
얼마 전에 영화 <어벤저스:엔드게임>이 개봉했는데 우리나라를‘마블민국’이라는 별명이 붙여질 정도로 특별히 사랑받는 아이템이 된 이 어벤저스 시리즈는 마블 코믹스라는 만화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이 영화 속의 여러 영웅들은 각자의 다양한 사연과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지구의 ‘평화’를 지키는 같은 목적으로 함께 모이게 되었고, 이를 위협하는 자들과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다. 어떨 때는 내부간의 갈등이 생겨서 서로 나뉘어서 싸우기도 하고, 악당이 너무 강해서 싸우다 거의 숨이 끊어질 듯한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 힘을 합쳐서 헤쳐나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이런 류의 영화를 쓰레기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다는 것도 알고 있다) 전개해왔었고 결국 이번 영화에서 모든 주인공들이 한 자리에 출현해서 서로의 주적을 무찌르는 장면이 압권으로 스크린을 메우면서 전개되다가 장장 3시간이 넘는 영화의 마지막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인피니티 스톤이 수집된 장갑(건틀렛)을 끼고 핑거스냅(상황을 바꾸는 능력발휘)을 하면서 주인공이 외치는 대사가 “I am iron man!” 존재의 이유를 이 한 마디로 완전히 나타내는 일성이었다
■연재순서 1회구강 세균의 유래 2회구강 세균 명명법 3회 세균들아 입안에서 어떻게 살아가니? 4회 치아우식증 관련 세균들의 이야기 5회 치주질환 관련 세균들의 이야기 6회 유익균과 유해균 그리고 균주의 다양성 7회 구강세균과 전신질환과의 관계 8회잘 있고 있는 듯 하지만 잘 모르는 구강위생용품 사용법 9회 한국구강미생물자원은행은 어떤 일들을 하나요? 10회 에필로그 구강위생용품 개발이나 타액 내 세균 검출서비스를 준비 중인 연구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어떤 세균 종이 유익균이고 유해균인가요?”입니다. 제 입안에서 저와 함께 살고 있는 친구들이 듣고 있는데, ‘누가 좋은 애이고 누가 나쁜 애인지’를 말하기가 무척 난감하였습니다. 지금부터 그 질문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글로 쓰니까 세균들이 듣지는 못하겠죠^^). 유익균과 유해균은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쉽게 구별될 수 있습니다. 즉,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이 유해균이고, 그렇지 않으면서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세균을 유익균으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구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세균 감염성 질환이 바로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입니다. 지난 호들에서 말씀드렸듯이 치아우식증과 치
보건복지부가 최근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가이드라인은 의료기관 내 폭언, 폭행에 대한 사례별 대응방안은 물론 의료기관이 정당하게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범위가 제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행 의료법에는 의료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하지만 유권해석을 토대로 ‘정당한 진료거부 범위’를 제시했다. 환자 또는 보호자가 의료인에 대해 모욕죄, 명예훼손죄, 폭행죄,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는 상황을 형성해 정상적인 의료행위를 할 수 없을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구체적으로는 ▲폭언 ▲욕설 ▲고성 ▲협박 ▲폭행 ▲물건 집어던짐 ▲진료실 난입 ▲기물파손 등이다. 가이드라인은 또 관련 처벌규정이 지난 4월 23일자로 더욱 강화됐음을 강조했다. 종전의 경우 의료법 제12조 제2항 및 제3항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했다. 하지만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의료법 제12조 제3항을 위반한 죄를 범해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7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
세부 공항에 도착하여 배로 세 시간을 가야하고 배에서 내려 버스로 한 시간을 가야하는 카모테스 섬에서 연속하여 3년을 진료하니 이 지역 주민들의 구강위생 상태에 많은 선이 이루어졌습니다. 처음 진료 시에는 앞니가 조금만 썩어도 빼달라고 했던 분들이 이제는 다 썩어서 흔적만 남은 앞니를 치료해 달라 할 때에는 어이없었지만 그만큼 의식 상태가 변한 듯 하여 내심 흐뭇하였습니다. 다 같이 까만 앞니를 가지고 있었을 때는 누구나 창피하지 않았지만 치료를 받아 예쁘게 된 친구의 앞니를 보고 이제 이를 잘 닦아야하겠다는 생각이 스스로 들었을까요. 우리는 카모테스 섬에서 3년의 진료를 마치고 작년부터는 마닐라 인근 산 마태오 시의 도시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진료를 시작하였습니다. “치료하실 때 이들을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으로 대하지 마시고 평범한 우리 주변의 이웃으로 정겹게 맞이해주세요”라는 박 신부님의 당부와 함께 우리는 한분 한분을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하면서 진료를 시작하였습니다. 간단한 충치치료 하나를 하려 해도 5명의 식구가 이틀을 꼬박 굶어야 그 치료비를 낼 수 있기에 치료를 포기하여 엉망이 되어버린 이들의 치아를 보면서 우리는 정성을 다하였습니다. 모두가 한마
정부는 한국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스템인 커뮤니티 케어를 작년, 2018년부터 강하게 추진하고 있고,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사업이 시작됩니다. 치과계가 공공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커뮤니티케어에 대해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연재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편집자주>. ▶▶▶연재순서 1. 백세시대의 치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_커뮤니티 케어 연재를 시작하며 2. 고령화의 오래된 미래, 일본형 커뮤니티 케어인 지역포괄케어 소개 3.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역사와 의의 4. 커뮤니티 케어 사업추진시 지역주민참여의 중요성 5. 부천시 커뮤니티케어에서 구강케어 사업계획 6. 커뮤니티케어에서 구강케어의 중요성 7. 공중구강보건에서 치과계의 미래를 본다_ 커뮤니티케어 촉탁의제도의 의미 커뮤니티케어가 최근 자주 언급되고 있는데, 커뮤니티케어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고령화 사회를 준비한 일본의 시스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일본은 노인 한 명을 다수의 젊은이가 부양하던 헹가래형 사회에서 한 사람이 한 명을 부양하는 목마형 사회로 이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런 초고령사회
키가 작고 수줍음을 많이 타서 좀 소심한 편인 필자는 시골에서 초등학교 다닐 때 반장을 해 본 뒤부터 나름대로 적극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하였다. 그 결과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회장과 재경 손불면 향우회장 등을 할 수 있었으니, 인생에 있어 작은 경험이 어떤 결과를 이끄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톨스토이는 “인간의 성장이란 ‘자신과 세계와의 관계를 바르게 정립하는 과정’”이라고 하였는데, 그의 성장에 관한 조건 즉 ‘몰입’과 ‘소통’,‘ 죽음을 기억하는 삶’에 대한 단상을 필자의 경험과 함께 적어 보도록 하겠다. 성장에 필요한 첫 번째 조건은 ‘몰입’이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풀베기 장면에서 보여 주었듯이 필자도 진료나 공부에, 또는 운동에 몰두하다 보면 무아지경에 빠져서 일이 쉬워지고 저절로 되는 것을 느낀다. 가끔 어려운 케이스의 환자들도 계속 고민하다 보면 잠을 자면서도 번뜩 좋은 생각이 떠오를 때도 있으니, 몰입은 필자의 인생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필자는 10년 전부터 매일 아침 1시간 반은 의학과 치의학 공부를 하고, 40분 정도는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이 학문이 전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사건개요 보철치료를 위해 사랑니(#48) 발치 후 감각이상 발생하였으나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지부족으로 병원 내원이 늦어졌음. 사전에 발치동의서와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어 치료가 지연되어 상태가 호전되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의료중재원에 조정신청을 하였음. 치료과정 신청인(환자, 여/30대)은 #24, 25, 26, 27, 37, 47 치아에 치아우식으로 피신청인의원에 내원하였으며, 피신청인은 #24, 26, 47 치아는 근관치료, #25, 27, 37 치아는 인레이, 전악 스케일링 등을 치료계획 함. 신청인은 이후 2주 동안 #47 치아의 근관치료 시행 받았고, 내원 1달 뒤 #48 치아의 수술적 발치 받았으며, 당시 피신청인은 #48 치근단(apex) 부위가 신경관과 위치 겹쳐 보여 발치 후 감각이상 부작용 설명함. 발치 5일 후 신청인은 입술 아래와 잇몸 안쪽 감각이상 호소하였으며, #48 치아 발치 부위 실밥 제거하였고, 3일 뒤에도 우측 하악 부위 감각이상 지속됨 호소하였음. 우측 하순 전치부 감각이상 지속되어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을 신청인에게 설명하였으며, 한 달 뒤 시행한 전기치수검사(EPT) 결과 #43,
"시”를 좋아하십니까? 두번째 문장부터 반전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노래는 시에 음이 붙은 것이기는 합니다. 기술적(?)으로는 맞는 이야기이지만, 노래와 시는 엄연히 틀립니다. 노래는 신나게 부를 수 있어도, 시는 지겨울 따름 입니다. 시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다고 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시의 역사만 해도 중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웠듯이 향가, 고려가요, 시조 등이 있습니다. 정형화된 형태로 문학의 일부로 볼 수 있는 것들이 이 정도이지, 구전되는 것들까지 생각한다면, 역사를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인류 전체 역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초기의 시는 구전역사, 족보, 법 등을 외우기 쉽게 하기 위하여 사용되었습니다. 고대 시에 대해서는 수메르 문명에서부터 그 증거를 찾을 수 있으며, 베다스, 오딧세이 등 또한 시의 범주로 넣을 수 있습니다. 시와 노래의 구분을 음에 맞춘다면, 역사적으로 그 구분이 불분명한 것들이 많을 것입니다. 우리는 시로 알고 있지만, 실제 역사 속에서는 노래로 불리고 구전되어 온 것들도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와 노래를
■연재순서 1회구강 세균의 유래 2회구강 세균 명명법 3회 세균들아 입안에서 어떻게 살아가니? 4회 치아우식증 관련 세균들의 이야기 5회 치주질환 관련 세균들의 이야기 6회 유익균과 유해균 그리고 균주의 다양성 7회 구강세균과 전신질환과의 관계 8회잘 있고 있는 듯 하지만 잘 모르는 구강위생용품 사용법 9회 한국구강미생물자원은행은 어떤 일들을 하나요? 10회 에필로그 여러분들은 치주질환과 관련된 세균이 몇 종이나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대부분 잘 모르시겠다고 말씀하실 것 같네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여러 치주질환 원인균종을 알아내기 위한 여러 역학조사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지금까지 완전히 알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너무도 많은 세균 종들이 구강 내에 살고 있어 모든 세균 종들에 대한 병인론 연구를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람의 구강 내에는 약 770-1,200여 세균 종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개개인의 구강 내에는 약 200여 종만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는 사람마다 존재하는 세균 종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치주질환 환자의 치은연하치면세균막을 채취하여 배양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