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유행하던 ‘덩달이 시리즈’ 중 학교에서 돌아온 덩달이의 책가방을 정리하시던 할머니가 책을 꺼내시며 “이게 책임감”하던게 아직 생각납니다. 아재 개그에도 속하지 못할만큼 썰렁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진짜 “책임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스펙트럼에 썼던 “뭐 먹을까?”라는 제목도 사실은 “뭐 먹을래?”하고 물어보는 질문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듯한 질문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정작 책임지지 못해서 아니 책임지기 싫어서 책임을 떠미는 말일 뿐입니다. 인터넷에서 맛있게 보여서 가족 모두를 데리고 갔지만 맛은 커녕 분위기조차 별로여서 미안한 마음을 가져보신 적이 한두번씩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가격까지 비싸서 낭패였을 수도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그러한 불편한 감정을 굳이 가지고 싶지 않은 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심리입니다. “결정장애가 있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서 결정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과거에는 배달음식을 시키려면 중국집, 피자, 치킨, 족발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종류의 음식을 시킬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티비를 켜서 서너가지 채널
APDC2019 및 KDA 종합학술대회, SIDEX2019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회 성공의 가장 큰 요소 중 하나가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국내외 손님일 것이다. APDC총회 참석을 위해 아태 30여 개국에서 방한하는 것을 비롯해 매년 SIDEX를 찾는 해외 치과의사를 비롯한 바이어 등을 포함하면 역대급 방한 러시가 예상되고 있으며, 국내 치과계 회원 손님 맞이에도 빈틈없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3월은 각 시도지부 정기총회 시즌으로, 치협 집행부에서는 총회를 직접 찾아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각 지부에서는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하는 등 전폭적인 지지로 화답했다. 실제로 모 지부에서는 지부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회원보수교육점수를 APDC2019 기간 동안 펼쳐질 KDA 종합학술대회를 통해 취득하게 조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 같은 분위기가 대회 직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APDC2019 조직위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바와 같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치과계를 넘어 전 세계 치과계의 관심이 됐을 정도로, APDC2019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230개 다양한 학술 및 정책강연이 펼쳐질 KDA
장래 꿈이 무엇인가요? 초등학생 시절 담임 선생님께서 내주신 숙제의 답으로 무엇인가를 쓰긴 한 것 같은데, 당최 기억은 안 납니다만 그때 써냈던 답과 지금 나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은 것은 명백합니다. 학부를 졸업하고도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다는 미래 지향적인 다짐도 없었던 듯한데, 지역치과의사회와 동창회 등 여기 저기 불려 다니며 회무를 하고보니, 다른 사람의 꿈을 이루어 주겠다는 다짐을 몇 번인가 했던 기억은 납니다. 그것 참 재미있는 물건이네하며, 처음 카메라 파인더를 들여다봤을 때도 이걸로 딱히 무얼 하겠다는 목적을 가지지 못했었던 것 같습니다. 기계적 호기심도 많은 성격이고, 유명 사진가들의 사진을 흉내 낸 최종 인화물을 받아보면서 나름 만족스럽기도 하면서 보낸 세월이, 돌아보니 어영부영 30년입니다. 사진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동생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사진가로서의 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사진을 찍는 게 꿈입니다.” “어? 나도 그런데. 꿈이 같네.” 농담처럼 주고받았지만, 구체적이며, 주체적인 나의 꿈이 생긴걸 알게 되었습니다. 예술에 대해서, 그리고 인문학적 소양과 관련하여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마
사건개요 근관치료 후 입술 주위의 화끈거림 등 감각 이상과 통증이 발생하여 음식물 섭취에 어려움이 발생하였고, 한달여 지난 시점에 종합병원에 내원하여 콘빔 CT 검사 등을 통해 수산화칼슘에 의한 화학적 손상으로 이신경(Mental nerve)의 신경염 진단 받았음. 이후 지속적인 약물 치료하였으나 심한 통증 지속되고 약 3.3%의 노동능력상실률에 해당하는 후유장애 진단 받아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의료중재원에 조정신청을 하였음. 치료과정 신청인(여/40대)은 우측 상악의 보철물이 부분 탈락되어 피신청인의원에 내원하여 #17 치아의 근관치료를 시작함. #45, 46, 47 브릿지 상태가 좋지 않아 재보철 필요함을 설명 듣고 #45, 46, 47 치아의 오래된 보철물 제거하고 #47 치아에 근관치료 시작함. 아말감 코어를 제거하고 거터-퍼처(GP, Gutta -Percha) 코어를 일부 제거함. 4일 후 #47 치아 근관확장했으나 개통성 확보되지 않음. 다음날 근관길이 측정하여 개통성 확보됨. 치은절제술 가능성 설명함. 근관 내부가 오염되어 있어 칼시펙스(Calcipex)로 근관내 약제 주입함. 다음날 신청인은 우측 하악 부위 앞쪽이 아프고, 욱신거
3월 2일. 오늘은 우리 가족에게 신이 주신 선물로 온 손자 ‘진율’이가 태어난 지 백일을 맞는 날이다. 지난주 2월 25일 고향 선배인 전통문화예술원 이성일 이사장께서 마련하신 ‘긔린 것은 다 님이다’라는 만해 한용운 님과 유관순 열사의 3·1운동과 독립선언에 관한 국악공연을 보고 다시는 우리 후손에게는 6·25 전쟁과 한일합병 같은 역사적 치욕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32년 전, 지금은 치과의사가 된 아들이 태어났을 때가 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된다. 또한 맨 처음 보았을 때 나하고 너무나 똑 닮아서 깜짝 놀랐다. 그 후 몇 주 동안 환자를 볼 때에도 아들의 얼굴이 떠오르는 신기한 경험도 했다. 손자를 처음 보았을 때 아들과 나와 너무 닮아 또한 놀랍고 신기했다. 내가 보기에는 아직도 어린 아들 며느리가 애기를 낳아서 잘 키울 수 있을까, 부모로서 많은 걱정이 된다. 하지만 하나하나 공부하면서 슬기롭게 즐기면서 행복하게 잘 키울 것을 확신하며, 그런 바람을 모아 이 글을 쓴다. 첫째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진율이에게 지금은 법륜스님의 말씀같이 건강과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제일 소중한 시기라서 가족들이 잘 돌봐야
나이가 들면서 가끔 드는 생각 중에 하나가 “이 나이에 무슨~”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안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좋아하는 강사 김미경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10대~20대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그리고 성장을 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배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며, 또한 돈이 없기 때문에 시간적 및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30대~40대에는 직업을 갖고 뭔가 성과를 내기 위해 매진을 하거나, 결혼을 하여 가정을 꾸리고 육아를 하느라 여유가 없고, 정작 자기 스스로를 위한 온전한 시간이 생기는 것은 50대쯤 되어서야 가능한데 그러면 의욕이 없다고 한다. 마치 인생을 다 살은 것처럼 ‘이 나이에 무슨~’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시대는 100세를 사는 시대이기 때문에, 50대 이후에도 근 30~40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간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없다면 인생의 1/3 이상이 빈 공간으로 남아 있게 되고, 나이가 들었다는 마음 만으로 이러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될 것 같다. 오히려 50대쯤 되면 직업적으로 무언가 성과가 보여져 있거나 아이를 키우면서
베스 데이(Beth Day, 1855)라는 작가가 쓴 시 ‘세 황금문(Three gates of gold)’ 에서는 우리가 말할 때 세 개의 문을 통과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첫 번째 문은 “그것은 참말인가?”, 두 번째 문은 “그것은 필요한 말인가?”, 그리고 가장 좁은 문인 세 번째 문은 “그것은 친절한 말인가?”이다. 말하기의 신중함을 알려주는 글로 늘 마음에 새긴다. 의료진이 행하는 진료 또한 베스 데이의 ‘세 황금문’에서와 같이 동일한 원칙을 적용해 볼 수 있겠다. “그것은 참진료인가?”, “그것은 필요한 진료인가?”, 그리고 “그것은 친절한 진료인가?”처럼 ‘말’ 대신 ‘진료’라는 단어를 넣어보니 각각의 질문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려면 먼저 ‘우리가 하는 진료가 그 본질에 부합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여야 한다. 의학과 치의학 각 전문 분야에서 ‘본질적인 진료에 충실하다’는 것은 당연한 명제로 받아들여지지만 사회의 복잡한 요소가 작용하는 현실에서는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3차 의료기관인 대학병원에서도 시장의 수익 논리와 전문 분야별 이해관계로 인하여 진료의 본질에 충실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보험 진료를 주로
2014년, 어린 시절부터 나의 우상이었던 오빠들이 돌아왔다. 2005년 7집 ‘하늘 속으로’ 이후 9년 만에, 5명 완전체로는 무려 12년 만에 god가 신곡을 발표했고, 최근 데뷔 20주년인 2019년을 맞아 최근 ‘같이 걸을까’라는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되었다. 방송을 볼 때면 나는 중학생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그 때보다 나이도 먹고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활동으로 바쁜 멤버들이 오랜만에 함께 생활했던 그 시간이 god에게도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이었지만 TV를 보는 나에게도 그 시절을 추억하게 만들어주었고, 힐링을 안겨주었다. 그 덕분에 근 10년 만에 나의 ‘덕질’이 다시 시작되었다. 평범한 다섯 남자는 나의 학창시절을 행복하게 해주었다. 앨범이 나오는 날이면 학교 마치고 레코드점으로 달려가 모아두었던 용돈을 탈탈 털어 테이프와 CD를 사왔다. 마이마이로 테이프가 늘어지게 노래를 들으며 가사집을 펴 놓고 가사를 외웠다. 학교에서는 맨날 친구들과 함께 멤버들 프로필과 인터뷰를 외웠고, 점심시간에는 교실 TV로 ‘god의 육아일기’를 볼 것이라고 다른 가수 팬들이랑 싸우기 일쑤였다. 지금이야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검색만 하면 모든 영상을 찾아 볼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세상은 이미 디지털 시대로 변해서 문화의 중심은 책이 아니라 영상으로 옮겨졌습니다. 시각이 언어를 능가해 우리의 뇌는 디지털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 시각은 더 스펙터클하고 자극적인 것을 찾고 점차 감각이 둔해집니다. 하지만 읽는 뇌는 다릅니다. 언어로 된 이야기는 자아의 내부에 있는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고 암묵적 지식에 접근하게 해줍니다. 자크 라캉(Jacques Lacan)은 “언어는 무언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일깨우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좇는 것을 찾아낼 기회는 디지털 이미지가 아닌, 바로 언어의 풍요 가운데서 일 것입니다. 깊이 읽기를 통해서 우리는 책을 느리고 사색적으로 소유할 수 있습니다. 그저 단어를 읽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그 단어에 접근해 우리의 삶을 꿈꾸는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를 거부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책읽기를 통해 우리의 잠든 인식을 일깨우고 확장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호 부터 이지연 상담심리학교수(한국외대 교육대학원)가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상적인 소재로 ‘치과의사들을 위한 알기 쉬운 심리 이야기’를 매월 2회 연재합니다<편집자주>. 누가 치과의사를 고고한 직업이라 했던가. 멀고 먼 옛날 그런 설화가 있었다고 구전으로 내려오기는 하나, 현재의 치과의사는 극한직업임이 분명하다. 치과에 오는 환자들은 애초에 기분이 좋지 않다. 스케일링을 받으러 왔건 극심한 치통때문에 왔건 일단은 불편감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을 안고 오기 때문에 이미 약간의 긴장감과 살짝의 짜증이 나 있는 상태인터라 치료과정에서 조금만 불편감이 추가되어도 쉽게 컴플레인을 할 수 있다. 오죽하면 dental anxiety 라는 용어가 있으랴. 치과에 가는 것은 내 몸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압박당하거나, 주사를 맞거나, 혈액의 맛을 느끼며 뱉어내거나, 혹은 내 입안에서 나오는 혈액을 직접 보거나, 타인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사적인 공간을 침범당하는 것과 같은 두려움을 유발한다. 엄마이외에 다른 타인에게 내 입을 활짝 열어 보이는 일은 필시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치과 분야에서 심리학자들이 보는 가장 일반적인 문제로 dental anxiety를
어느덧 추운 겨울날씨가 점차 사그라들고 만물이 소생하는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비록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예전만큼 봄을 만끽하기 어려운 경향이 있지만, 꽃이 만개하여 온 세상에 활기가 넘치기 시작하는 봄을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봄은 많은 것들을 시작하게 만든다. 차가운 바람을 피해 움츠려있던 모든 것들이 온화한 계절을 맞아 활짝 피어난다.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서도 이러한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봄을 위해 시작을 준비하고는 한다. 그래서인지 한 해를 시작하는 1월보다도 따뜻함이 시작되는 봄이 처음을 준비하기에 더욱 어울린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봄이 올 때마다 잊지 않고 해 주어야 하는 것이 꽃 구경이다. 벚꽃 개화시기를 매년 날씨 예보처럼 알려주는 것을 보면 봄을 알리는 데 꽃만한 것이 없음을 느끼게 해준다. 봄마다 열리는 벚꽃축제를 찾아가보면 그 아름다운 광경에 매료되어 봄기운에 한껏 빠져들게 된다. 벚꽃은 피어 있는 모습이 화려해 한 순간 많은 사랑을 받지만, 꽃잎이 유독 얇은 탓인지 봄비가 내리면 금세 흩날리듯 떨어져버린다. 그래서 벚꽃은 삶의 아름다움과 덧없음을 동시에 상징한다고 한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도 잠시, 이내 덧없이 지고마는 모습은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