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늦가을 서울대 총동창신문 부고란을 보고 C교수(최선진 교수)가 작고 (2015. 9. 17) 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치의학대학원에서 경조사를 카톡으로 보내오는데 정년 15년차인 저에게도 타교 출신 현직교수의 장인상까지 알려주니 고맙기도 하고 글쎄요. 교수(명예교수)에게 일괄적으로 메일을 발송하기 때문이라는데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이러한 결례는 하지 않겠지요. C교수는 서울대 교수요원 충원계획에 의거 1980. 3. 7일 구강미생물학 교실 조교수로 특채 되었는데 당시 김각균 교수는 서울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박사과정에 입학하던 해였고(김각균 교수자료제공) 정년(2006. 2. 28)할 때까지 26년간 봉직하고 명예교수로 추대 되었습니다. C교수의 정년 축하연은 2006. 3. 8일 종로 한일관에서 했는데 이것은 “2006년부터 명예교수 축하연은 별도로 한다”라는 기획위원회 결의(학장 정필훈)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C교수는 같은 서울대 출신이지만 자연대를 졸업해 저희 대학으로서는 타교 출신 제1호 교수 이었습니다. 전에는 대학에서 주관하는 축하연은 큰 호텔에서 했는데 C교수의 정년축하연부터 이렇게 하게 된 것이지요. 2018. 3. 1
어느 날 새벽, 우당탕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화들짝 깨어났다. 잠결이지만 대충 무슨 사연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보나마나 고양이들 중 누군가 사고를 친 거겠지… 뭘 넘어뜨린 걸까? 화장대 위에 올려둔 로션? 쓰레기통? 컴퓨터 마우스? 축 늘어진 몸을 겨우 일으켜 ‘누구야?’ 하고 소리를 질렀더니, 희끄무레한 녀석이 방구석으로 황급히 도망가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그러면 그렇지,‘러흐’ 너 였구나, 조금 있다가 두고 보자…하고는 쓰러져 다시 잠을 청했다. 몇 시간 후 잠에서 깨어난 나는 정말 보기 드문 장면을 보게 되었다. 책상 위에 올려둔 접이식 거울이 방바닥에 내동댕이 쳐져 있고, 삼색고양이 러흐가 엎드린 채로 그 거울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공주병에 걸린 10대 소녀처럼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푹 빠진 고양이라니! 내가 신기한 듯 빤히 쳐다 보자, 러흐는 방해 받아서 귀찮게 되었다는 표정으로 입맛을 다시면서 자리를 떴다. 여우 같은 고양이 러흐는 우리 집 막내이다. 젖소무늬 고양이 ‘토흐’, 치즈 태비 ‘치흐’에 이어 내가 세 번째로 입양한 고양이이다. 쌀쌀한 초봄에 길에서 태어난 러흐는 몇 개월 동안 골목에서 혼자 자랐다. 어미로
치아의 코어 축조 재료가 적용범위에 포함됨 방사선 불투과도와 관련된 내용이 수정됨 표기와 사용설명서에서 ‘의무사항’, ‘선택사항’, ‘해당 없음’ 항목이 많이 바뀜 ■ 치과용 수성 시멘트-제2부: 레진 강화형 시멘트 ○ ISO 9917-2:2017 Dentistry - Water-based cements - Part 2: Resin-modified cements ○ 기존의 2010년 판에서 2017년 9월에 개정판이 발행되었다. ○ 시험방법은 ISO 4049 (치과-폴리머계 수복 재료)와 ISO 9917-1 (치과-수성 시멘트-제1부: 분말/액 산-염기 시멘트)과 조화를 이루도록 작성되었다. ■ 적용범위 (Scope) ○ 기존 표준에서는 합착, 베이스, 라이너 및 수복용만 적용범위에 들어갔다. ○ 2017 개정판에서는 여기에 치아의 코어 축조 재료가 포함되었다. ■ 용어와 정의 ○ ISO와 IEC는 표준화를 위한 목적으로 다음의 웹사이트 주소에서 용어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 ○ ISO 온라인 브라우징 플랫폼: https://www.iso.org/obp/ui ○ IEC 전자사전: http://www.electropedia.org/ ■ 분류 ○ 제1급 : 화학
전혀 앞길을 내다볼 수 없었던 갈림길에서, 모처럼 남북한의 해빙을 가져온 ‘평창의 평화 올림픽’도 끝났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공정한 경쟁을 통한 평화를 꿈꾸는 올림픽은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올림픽의 진정한 정신은 ‘평화’의 추구이다. 그 바탕에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높이 평가했던 자유로운 경쟁(eris)을 통한 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따르려는 정신이 있었다. 그들은 ‘경쟁과 싸움’을 중요한 덕목으로 받아들였다. 폴리스와 폴리스 간에 필연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는 대립각을 ‘공정한 에리스에 의한 평화’를 통해서 해소하고자 했다. 이것이 고대의 올림픽 정신의 출발이었다. 아테나이오스의 ‘현인들의 만찬’에는 인간의 지혜를 사랑하는 것보다 육체적 힘을 자랑하는 ‘올림픽 게임’을 비난하는 음유시인 크세노파네스(기원전 570-475년)의 시가 나온다. 올림피아에 있는 피사의 샘터에서 열리는 올림픽 경기에서 승리하면, ‘영예가 주어지고 국가는 공적인 비용의 식사와 보물이 될 선물이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힘보다 또 말(馬)의 힘보다도 우리의 지혜가 더 낫다. 훌륭한 지혜보다 그런 힘들을 선호한다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아무리 육체적으
제30대 치협 회장단 재선거가 오는 5월 8일 치러진다. 이 같은 일정이 확정되면서 재선거 시행을 위한 치협 선거관리위원회의 발걸음도 선거인명부 열람을 기점으로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지난 협회장 선거 과정의 제도적, 운영적 미숙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치러지는 재선거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공정하고 효율적인 선거관리 행정의 존재감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된다. 이런 점에서 지난한 법정 공방과 임시 대의원총회 개최 등의 우여곡절을 거쳐 발족된 선관위의 책임이 무겁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나 회원 모두 기꺼이 결과에 승복할 만한 명명백백한 선거로 치러야 하는 만큼 선거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기반으로 한 집단 지성의 활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정당한 한 표의 권리 행사를 바라는 일선 회원들에게 또 다른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선관위 차원의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60일 이내에 모든 절차를 종료해야 하는 재선거의 특성을 감안하면 준비 일정이 빠듯한 것도 사실이다. 우선 다가올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준비 때문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 시스템(K-voting)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새 대행업체의 안
어느 누구도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일지 모르지만 참 이상하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칭하며 나이 많은 것이 벼슬이냐고 따져 묻는다. 그런데 직원 면접을 하다 보면 정반대의 상황을 늘 만나게 된다. 전 몇 년차이니 급여는 이렇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이가 많으면 왜 급여를 더 받아야 하는 것일까? 다들 나이 많은 것은 벼슬이 아니라고 일갈하지 않았던가. 급여의 산정방법은 경영의 역사를 통해 여러 번 변화되어 왔으며 현재는 호봉제와 연봉제라는 두 가지 방법이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 같다. 호봉제는 근무기간을 기본으로 근속연수나 연령에 따라 일정한 금액을 호봉으로 책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근로자의 이직이 낮아지고 소속감과 애사심이 높아질 수 있지만 성과와 무관하게 임금이 결정되기에 업무의욕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즉, 한 직장에 근속한 연수를 기준으로 임금을 산정한다는 것이다. 연봉제는 업무성과를 기초로 임금을 계약하는 제도로 많은 경우 1년 단위의 계약을 기본으로 하며 능력과 실적이 임금과 직결되어 업무의욕이 고취된다. 한 직장에서 근속한 연수를 기준으로 하는 호봉제도는 기업에 대한 기여도와 동일 기관에서의 근속을 기준으로
봄, 꽃피는 소리. 여름, 구름에 비 맺히는 소리. 가을, 잎에 단풍 드는 소리. 겨울, 눈들이 낙하하며 수던거리는 소리도 좋지만 식구들이 덜커덕 하고 문 열며 귀가하는 소리도 참 좋습니다. 이 소리를 듣고 나면 이제 편히 숙면을 하게 됩니다. 우리 집은 아이들이 쉬어가는 집입니다. 딸아이 친구들 놀러와 방에서 수다 떨고, 큰 아들 친구들 방에서 게임하고, 막내아들 친구들 밤새 토하려 화장실 왔다 갔다 하면 이게 사람 사는 소리인 듯해 흐뭇하게 미소 짓곤 하였습니다. 지금 아이들이 당연히 자기들 방에 없지만 자꾸 애들 방을 쳐다보고 가끔은 그 방에 들어가 아이들 냄새를 맡아보곤 합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방이 왠지 낯섭니다. 책이 떨어져 있고 갈아입은 옷이 흐트러진 채 있어야 정상인데 너무 깨끗한 방에서 그리움이 솟아오릅니다. 갑작스런 죽음을 접하고 나면 하루하루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 지 새삼스레 느껴집니다. 어떤 이는 진료실에서 홀로 무언가를 정리하다 갑작스런 심정지로 세상을 떠났고 어떤 이는 등반하다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였다 합니다. 두 분다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고 있어 아무도 이렇게 갑작스런 이별을 할지는 몰랐겠지요. 삶이 이렇게 황망할 줄 알
선거무효소송과 직무정지가처분 등 사상 초유의 사태로 얼룩진 치과계 정국이 지난 11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로 다소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깊은 우려를 자아냈던 치협 회무 공백도 마경화 직무대행체제가 임총을 통해 재신임 받음으로써 ‘무정부 상태’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빗겨갔다. 또 재선거 당선자의 임기를 둘러싼 논란도 잔여임기로 한다는 데 압도적인 지지가 모아졌다. 그 동안 쟁점이 돼 온 첨예한 현안들이 임총을 통해 결정된 만큼, 회원들의 민심을 하나로 모아야 할 시기다. 이제 정국 수습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며, 더 이상의 논란은 회원들에게 피로도만 높일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협회장 재선거를 차질없이 준비해야 하는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마경화 직무대행과 현 임원진이 신임 집행부가 선출되기까지 치협 회무를 이끌게 돼 일관된 회무의 연속성을 이어가게 됐다. 그 동안 회원들의 깊은 피로도를 감안해 차질없는 협회장 재선거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은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판단 하에 임총 직후 임시이사회를 통해 ‘선거관리위원회 구성과 규정 개정의 건’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김동기 전 치협 부회장을 치협 선
세월이 유수와 같다더니 참 빠르다. 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가 40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고3 때 신경성위염으로 휴학을 하게 되어서 남녀공학인 서울사대부고 29회와 30회 두 기수와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힘들었지만 돌이켜 보면 이것이 내 인생의 좌우명인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시발점이 된 것 같다. 30회 친구들의 요청으로 동창회장과 4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게 되었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30대 때는 치과 공부하느라고, 40대 때는 열린의사회의 의료봉사에 매진하느라고, 50대 때는 치과의사협회일과 개인적으로 교합과 치주, 교합과 전신건강의 개념을 정리해 발표하느라고 바쁘다는 이유로 동창회에 좀 소홀해서 1년에 한두 번만 참석하여 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30회 친구들이 회장 제의를 해 주어서 부담도 많이 되었지만 ‘봉사를 할 영광스러운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초등학교와 대학 동창회장을 맡았을 때와는 친구들의 성향이 많이 달라서 맡은 후 1달 동안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 생각하고 임원 선출에 많은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금은 친구들이 총무, 재무, 문화복지,
얼마 전에 읽었던 책에서 본 말이 있다. 사람들은 다들 마음 쉴 곳이 필요하다고. 의사라는 직업은 사람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그 목적이 있을 텐데, 학생인 우리는 옆에 있는 서로를 또한 한 명의 사람으로 보고 있을까? 처음 이 길을 걷기 시작할 때 문득, 왜 이렇게 서로를 할퀴는지 궁금했었다. 왜 화를 내며 일을 가르쳐주려 할까, 모르면 알려주면 되는데 어째서 저렇게 서로에게 면박을 주려고 할까, 자신을 도와주고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화를 낼 수 있는 걸까? 군대에서의 생활이 기시감 있게 떠올랐다. 그때엔 사람의 삶의 방식까지의 호기심은 없었는데, 사회에서도 반복되니 궁금해졌다. 나름 오랜 시간을 관찰해보니, 사람들은 어떤 구조나 관계에 익숙해졌을 때, 서로를 변화할 수 있는 존재라기보다 어떤 관념 같은 존재로 고정시키려는 것 같다. 이 사람에게 친절하게, 그 사람이 기뻐할 수 있게, 감정의 공유나, 서로의 좋아지는 점을 목표하기보다 이 일을 해줄 사람, 이렇게 대해도 될 사람, 이런 사람. 어떤 의미로는 사람 간의 관계가 깊어지며, 정해지는 많은 거리와 선들일 수 있으나, 서로가 처음 본 남만도 못한 관계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본보기를 삼으려 하거나,
재판장 피소가 살인범 A에게 사형을 언도했으나, 죽었다던 B가 살아있음을 확인한 집행관 C가, 집행을 중단하고 피소에게 보고한다. 새 판결은 ABC 모두 사형.A는 이미 언도를 내렸고, B는 무고한 A를 죽게 했으며, C는 집행에 태만한 죄다. 세네카가 ‘법 만능주의’를 경계한 일화로, ‘헌법소원과 설문조사’라는 칼럼에 소개한 바 있고(1996), 소송은 되도록 피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판결이 적시한 선거무효 원인은 ‘투표방식 오류’이므로, 당시 세 후보를 두고 재투표만 실시하면 좋겠지만, 법에 따르면 선거 전 과정을 되풀이해야 한다. 이 과정마저 문제를 삼아 걸면, 민사·형사소송이 꼬리를 물어 몇 년씩 끌듯이 자꾸만 꼬인다. 따라서 법원은 형사재판에서 구속을 삼가는 것처럼, 업무를 마비시키는 정지 가처분보다, 가급적 숨통을 열어 둠이 원활한 소송 진행에도 바람직하다. 지부장회의·대의원총회 의장단·전임 의장단, 세 모임이 한결같이 회무연속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요, 치과계를 아끼는 회원이라면 모두가 한 마음일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는 4류 라하고, 여야가 치고받는 ‘막말’은 초딩에게도 민망하다.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재발방지” 다 좋으나,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