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럽게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여자양궁은 늘 단연 압권이다. 그래서인지 전하는 이야기들이 무성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관객의 소란스런 야유와 레이저방해 공세에도 굴하지 않고 ‘텐! 텐! 텐!’을 쏘아내던 우리 여자양궁대표팀의 한 선수가, 완승 후 현장인터뷰에서 흥분한 리포터가 던진 “경기하기 전 무엇이 가장 두려운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차분한 대답은 경기내용보다 더 압권이었다. 그 대답인 즉, “제 자신이 제일 무섭습니다, 저를 완전히 망가트릴 수 있거든요….” 2016년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우승자와의 최고의 명승부로 골프가 ‘정신적 鬪技종목’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 미국의 탑클래스 PGA프로골퍼도 비슷한 인터뷰 어록이 있다. “당신은 자신의 어떤 기량을 더 보완해야한다고 생각하나요?”라며 ‘페어웨이를 유지하는 티샷이죠, short game기량입니다, 보셨다시피 퍼팅정확도지요’ 등의 대답을 기대했을 듯한 리포터의 물음에 그의 의외의 대답인 즉, “저는…방금 前홀의 실수를 빨리 잊어버리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낍니다….” 기억하기도 싫은 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서 2003년 9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일 년도 채
지난 11월 18, 19일 1박2일에 걸쳐 치협 대외협력위원회의 ‘닥터 자일리톨버스가 간다.’ 지방 의료봉사가 있었다. 대치 최치원 부회장, 김소현 자재 표준이사, 차순황 대외협력이사, 그리고 대외협력위원인 나까지 포함하여 4명의 의료진, 대치 남궁원차장, 허현정대리 등 지원인력, 그리고 진료보조인력 4명이 참여하여 규모가 꽤 큰 봉사가 되었는데 여기에 전라남도 윤헌식 총무이사와 오승석 사무국장까지 이틀에 걸쳐 합류하여 많은 지원을 해주었다. 의료봉사 장소는 목포시 대양산단 옆에 위치한 소망 장애인 복지원이라는 곳으로 대양산단이 만들어지기 한참 전인 1996년에 설립되어 소망 자립센터, 소망 노인전문 요양원의 3개 시설을 운영하는 곳으로 2002년에 내가 유니트 체어를 기증하고 10년간 월 2회정도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다니다가 5년 전부터는 후배인 장성호 원장이 진료봉사를 다니는 곳이다. 얼마전에 시설이 대양산업단지 용지에 편입되어 바로옆으로 신축이전하면서 보담 하우스라는 중증 와상 환자 전문 요양 설까지 확충하여 4개의 시설을 가지고 있는 목포에서 규모가 꽤 큰 곳이다. 이번 봉사에서 차순황 대외협력이사가 발벗고 나서서 O사의 유니트 체어를 무상기증으로 받
청경채랑 버섯은 충분한데 삶은 돼지고기가 조금 밖에 없지만 이제 그 정도 일 쯤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즉시 베이컨으로 보충하고 (태연자약하게) 굴 소스로 마무리해 꽃 빵과 함께 저녁으로 내 놓았다. 일단 냄새부터 딱 동파육 이네 云云 과장 섞인 칭찬을 남발하며 맥주 한 캔씩 들고 슬그머니 TV 앞으로 그 퓨전 혹은 짜깁기 음식을 가져가는 父子를 큰 인심이라도 쓰듯 못 본 척 해 주는 주부 9단 신공. 아무렴, 大器는 晩成이라 했다. 스타워즈 8편을 기다리며 지난 일곱 편 리뷰에 여념이 없는 분들 많으실 텐데 이번엔 전에 없이 나까지 끼어 앉아 보고 있다. 얼마 전 레아공주 케리 피셔가 세상을 떠나면서 40년간 시리즈와 같이 했던 내 지난 추억 일부분도 공주와 함께 사라져 버리는 느낌이 들어서다. 신해철도 김주혁도 그립겠지만 레아공주를 잊기는 더 힘들 것이다. 늘 불리한 전세임에도 저항군을 이끌고 용감하게 싸우던 공주는 유연하면서도 박력이 넘쳤고, 누구나 그 행동을 예측 할 수 있을 만큼 정의감에 불타는 명료한 캐릭터였다. 자신의 이익이 최우선인 한 솔로 선장이 혼자 빠져 나가려다가도 번번이 발길을 돌려 공주를 찾아 가는 것 또한 어디 있을 지 뻔한
개봉박두!! 영화 ‘위대한 쇼맨’은 19세기 후반 지상 최대의 쇼(The Greatest Show on Earth)라는 서커스단을 만들어 엄청난 부를 축적한 P.T. Barnum(1810-1891)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이다. 그래서인지 영화 제목도 The Greatest Showman(위대한 쇼맨)이다. 바넘(Barnum)이라는 이름이 우리에겐 낯설지만 북미 대륙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이다. 사실 바넘의 인생을 그린 영화는 1986년과 1999년에 이어 세 번째다. 에니메이션인 벅스 라이프(A bug’s life, 1998)와 카(Cars, 2006)에서도 바넘의 서커스단을 모티브로 한 P.T. Flea’s Circus가 등장한다. 필자는 2014년 치과계의 이단아로 낙인찍힌 Painless Parker(1872-1952)에 관한 칼럼을 준비하면서 바넘을 알게 되었다(‘Dr. Painless Parker를 아시나요?’, 월요시론, 치의신보 2199호). 뛰어난 사업가, 천재 사기꾼과 자선사업가 등등 바넘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바넘의 성공이면에는 그럴듯한 상술과 엉터리 사기가 숨어있었다. 80세쯤 되는 조이스 헤스(Joice Heth)를 나이가 16
삼국지에 나오는 적토마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진도를 떠나 충주로 가는 거리가 천 리, 즉 400km에 육박하니 적토마를 이용했어도 꼬박 하루가 다 걸릴 거리를 이사하게 되었다. 이삿짐 센터를 부르려 했지만 천릿길 짐을 옮겨주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홀로 직접 두 번 왕복에 걸쳐 이사를 강행하게 되었다. 두 번 왕복에 사천 리 길을 이삿짐을 옮기고 나니 우리나라 땅이 그렇게 좁지만은 않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렇게 두 번째 추억을 만들어갈 곳에 도착하였다. 서울에서만 살다가 충주에 왔다면 별 감흥이 없었을텐데, 1년 섬 생활을 하고 와보니 하나하나가 신세계같이 느껴졌다. 우선 보건소가 시청 건물에 같이 있어서 무려 11층짜리 건물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시내에는 무려 마트와 영화관이 있었고, 공보의들끼리 운동 후에 같이 버거킹을 먹으러 갔을 때는 이렇게 호화로운 생활을 누려도 되는지 걱정까지 되었다. 충주는 경기도, 강원도, 경상북도 세 개의 도와 접해있을 정도로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교통의 요지였던 충주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지들이 많은 편이다. 삼국시대의 흔적인 중원고구려비는 이 지역이 어느정도
필자는 만 66세가 되던 2006년 2월에 새벽 운동 후 쓰러져 심각한 건강상 문제를 겪으면서 평생 해오던 일을 접고 국선도 단전호흡수련을 시작했다. 건강관리 차원에서 단전호흡 수련을 시작했지만 단기간에 걸쳐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으며 현대의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생리적 경험을 하게 되었다. 수련의 경지가 깊어질수록 현대의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생리적 변화가 나타났다. 현대의학을 조금 배운 필자로서는 놀라움자체가 아닐 수 없었다. 현대의학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 필자의 체력과 건강상태는 생애에서 가장 양호하다. 몸에서 기가 순환되는 현상을 다른 사람이 촉감으로도 느낄 수 있다. 상단전과 하단전의 기순환이 심장의 박동 주기와 일치하게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듯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며 몸의 움직임에 따라 순환양상이 달라진다. 기순환 양상이 심장 박동 양상으로 나타나므로 심장의 박동양상을 언제나 느끼게 된다. 몸의 움직임에 따른 기순환을 알게 되어 기순환운동법을 개발하게 되었다. 생리적으로 정형적인 호흡형태가 없어지고 삼십분이든 한 시간이든 무산소운동이 가능하다. 현대의학으로 보면 정형적인 호흡을 하지 않아도 되고 산소를 마시지 않아도
어느 날 소크라테스는 친구들을 만났다. 친구 중에 하나가 대뜸 소크라테스에게 “너 어디서 오는 거야? 알키비아데스와 놀다 왔지?”하며 다그친다. 알키비아데스는 당시 10대 후반의 나이로 아테네 최고의 미남, 곧 ‘섹시 가이’로 소문이 자자했다. 맞다. 그날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와 함께 있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맞아. 그러나 난 그 녀석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지.” 친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알키비아데스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이 아테네에 또 있었던가? 소크라테스는 그 사람 때문에 알키비아데스가 곁에 있었지만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고 고백했다. 도대체 누굴까? 그는 압데라 출신의 소피스트 프로타고라스였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이 보게 친구, 가장 지혜로운 것이 어떻게 더 아름다워 보이지 않겠나?”(플라톤, 『프로타고라스』 309c) 소크라테스의 말대로라면, 프로타고라스는 지혜롭기에 아름답고, 요즘말로 하면 ‘뇌섹남’인데, 뇌섹남은 알키비아데스와 같은 얼짱, 몸짱보다 더 아름답고, 더 섹시하다는 것이다. 사실 ‘아름답다’로 번역된 그리스 말 ‘칼로스’(kalos)는 ‘생김새가 좋은’(eueidēs) 외모, 즉 육체적
사회 전반에 걸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동네치과가 주류를 이루는 치과계도 예외는 아니다. 아직 피부로 체감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변화의 물결은 문턱까지 와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거대한 흐름은 일부 대형 의료기관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이른바 슈퍼컴퓨터와 이를 연산으로 처리할 수 있는 대형 스토리지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머지 않은 미래에 동네의원급에서도 첨단기술의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대비는 거의 전무할 정도다. 본지 창간기획 좌담회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임하는 치과계의 대응은 매우 미흡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일부 미래를 준비하는 치과의사들 사이에서 치과계 미래와 4차 산업혁명을 조망하는 연구회가 결성돼, 대비하고 있지만 커다란 변혁을 준비하기에는 다소 힘겨워 보인다. 정부가 주도하고 치과계 인프라가 중심이 된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한 이 때에 ‘융합’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한국치과의료융합산업연구원(이하 치의학연구원)이야 말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할 수 있는 안성맞춤 조직이라 말 할 수 있다. 4차
공자께서 위나라의 임금의 서자 공자 “형”을 평하여 말씀하시기를 재산관리를 잘하고 집안을 훌륭하게 이끌었도다. 처음 재물이 생기자 '그런대로 모였다'라고 했고, 조금 갖추어지자'그런대로 완비되었다'라고 했으며, 많이 갖추어지자'너무 화려해졌구나!'라고 했다. 타인이 아름답다 (美) 라고 할 수 있는 富는 어느 정도일까? 삼성의 이건희 회장, 유한양행 설립자 유일한 박사, 경주 최부자집 우리는 누구의 부를 아름답다(美)고 하는가? 치과를 개업한지 25년 부모님께 효도하고, 가족이 하고픈 것을 할 정도, 형제들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성의를 보일정도의 부(富)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타인이 그리고 스스로가 나의 부에 대해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까? 토마스 피케디의 “21세기 자본” 장하성의 “왜 분노해야 하는가?” 등의 책과 뉴스에서는 세계의 부자, 대한민국의 부자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소득에는 자본 소득과 노동 소득이 존재하며 전체 국민 소득 중 자본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30~35%를 차지한다. 상위 10%가 총소득의 45%, 상위 1%가 20~30%를 차지한다. 나는 몸이 소득의 원천인 단독 개원 치과원장이다. 아직 자본 소득이 없는 나를 생각하며 심
우리는 자라오면서 각자 많은 꿈을 꾸었을 것이다. 어떤 꿈은 오랫동안 간직됐을 것이고, 어떤 것은 그냥 재미있는 상상으로 끝났고, 또 어떤 것은 눈물을 삼키며 접었던 상처로 남은 꿈도 있을 것이다. 어느덧 50대의 복판으로 와버린 나는 기성세대로 분류되고 꿈을 꾸기보다는 젊은이의 꿈을 재단하고 그들의 생각을 억압하는 일명 ‘꼰대’로 불리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꿈이 없을 리가 만무하고 100세 노인에게도 꿈을 물으면 분명 그만의 꿈을 말하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대 간의 갈등을 부인하지 못할 현실적인 상황은 늘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다. 문화계의 블랙리스트는 지금도 언론에 나오고 있으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블랙리스트가 세대갈등과 꿈과 무슨 관계란 말인가? 궁금한 분도 있을 것이다. 블랙리스트는 권력을 가진 자가 만들 수 있는 것이고, 권력은 대부분의 젊은이에겐 아직 허락되지 않은 힘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은 기성세대에게 크다고 하겠다. 기성세대는 항상 젊은이에게 꿈을 가지라고 주문한다. 그러면서도 거기에 전제조건을 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게 상당히 모순관계라는 것이 문제점이다. ‘헤르만 헤세’는 전 세계에서 사랑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저자 지금은 종이가 너무 흔해서 다양한 종이책들을 쉽고 싸게 구할 수 있지만 고대에는 종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책의 생김새는 현대와 많이 달랐습니다. 중국에서는 ‘간독(簡牘)’이라 하여 대나무(簡)나 나무(牘)에 글씨를 쓰고 실로 엮은 형태를 종이 대신 사용하였습니다. 이러한 간독을 한 꾸러미 모은 것이 책이었습니다. 한자 책(冊)의 모양이 그 생김새를 묘사한 것이지요. 본래 논어나 도덕경 같은 서적도 구전되는 내용을 간독에 기록한 것이었습니다. 간독은 중세에 등장한 종이책에 비해 매우 불편했습니다. 현대인들이 보기에 ‘책 한 권’은 간독을 사용하는 고대인들에게는 수레 한 더미 분량이었습니다. 한자 ‘전(典)’이 책을 수레에 가득 실은 모습인 이유입니다. 장자가 ‘남자라면 모름지기 수레 다섯 대 분량의 책(간독)을 읽어야 한다(男兒須讀 五車書)’라고 하였는데 장자가 살던 시기 책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내용이 많은 분량이 아님을 생각해볼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