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명 깊었던 다큐멘터리를 다시 볼 때는 도중에 보기 시작해도 이해에 무리가 없을 뿐 아니라, 기억에 남았던 부분이 다가올 때면 매번 가슴이 두근두근하기까지 하다고 말씀드리면 이내 눈치 채셨겠지만, 그리고 좀 쑥스럽지만, 무척 즐기는 취미이다. 가령 일주일쯤 문 밖 출입을 못하는 정도는 내게 아무런 불편도 주지 않는다. 궁금해 하실 분도 없겠지만. 엊그제는 처칠에 대한 BBC의 다큐를 봤는데, 그의 장례식 후 템즈강을 통해 生家인 블렌하임 성으로 가기 위해 유해를 실은 배가 출항할 때 항구의 타워 크레인들이 일제히 머리를 숙여 조의를 표하는 유명한 장면이 나왔다. 그 부분에서 꼭 눈물이 나는데, 도중에 기차로 옮겨 싣고 지나갈 때 들판이며 언덕에 나와 서서 모자를 벗고 예를 갖추는 사람들 때문에 계속 울게 된다. ‘늙은 사자’라 불리던 영국을 2차 대전 승전국이 되게 했던, 나치즘과 파시즘 등 모든 극단적인 것들에 맞서 극단적일 만큼 저항했던 처칠을 향한 영국인들의 이 유별난 사랑은 또한 당시 재위했던 조지6세를 향한 것이기도 하다. 콜린 퍼스의 능청스런 연기로 영화 킹스 스피치에서 묘사되었듯, 조지6세는 심한 말더듬이였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자신과는 상관없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이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읽혀지는 문구이다. 정말 진짜 구호대로 엔터키가 작동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한 가지 바람이 더 있다면, 문재인 케어도 역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도 정의롭게 시행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치과의사다운 치과의사가 치과다운 치과에서 직업적인 꿈과 목표를 이루기를 소망한다. 치과에서 치과원장의 진료철학은 다양하다. 수복 치료를 할 때, 근관치료를 할 때 그리고 발치를 할 때 등등. 그중에서 발치는 가장 비가역적인 치료이기 때문에 매우 심사숙고해야 한다. 발치를 함부로 속단하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와의 분쟁 또는 동료 치과의사와의 오해 등으로 인하여 고통 받는 치과의사를 간혹 보곤 한다. 짧은 문장이 발치에 관한 생각을 잘 정리해준다. You pull out what everyone says, but do what is fair and justice.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치아를 발치해라. 그러나 공정하고 정의롭게 발치하라. 발치, 함부로 속단하지 맙시다. 가깝고도 먼 이웃
10월말에 경주에서 1년에 한 번 열리는 정기학회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몇 년에 한 번씩 경주에 가본 적이 있어도 학회로 경주에 방문하기는 1999년 이후 무려 18년만이었습니다. 18년 사이에 나는 얼마나 많이 변하였던가. 아니, 내 주변의 상황이 변한 것인가요? 그 때는 수련을 받을 때라 혈혈단신 자유로왔고 학구열도 넘쳤던 때였지요. 지금은 그 때와는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이번처럼 지방에서 학회가 열릴 때면 병원 스케줄 조정은 이차적인 문제고, 아이 혼자 집에 두고 와야 하기에 자유의 기쁨을 누리기 전에 내가 없는 동안, 아이와 집안일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해두어야 하는 마음의 무거움이 더 큽니다. 사실 지방학회 뿐만이 아닙니다. 오늘은 이른 아침에 열리는 세미나에 다녀왔는데, 아이를 깨우고 고구마 두어 개를 에어프라이에 돌려놓고는 허둥지둥 집을 나서야 했습니다. 예전에는 치의신보를 보면 이번에는 어떤 재미있는 강의가 있을까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신문을 보면서도 “어떤 강의”를 들을까가 아니라 “어떤 날짜”에 하는 세미나를 갈 수 있을까를 보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일요일에 열리는 세미나에 가서 여자선생님들을 보면 “저 선생님은
11월의 시카고 날씨는 생각보다 훨씬 매서웠다. 거기다가 첫눈까지 내리고 있었다. 잊지 못할 4박 5일의 여정은 시카고 특유의 겨울날씨와 함께 시작되었다. 필자는 치주질환 분류를 위한 워크숍에 초청을 받고 참가하였다. 1999년 Gary Armitage를 중심으로 한 치주질환의 분류가 발표된 지 18년 만에 새로운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주질환을 새로이 분류하고, 특히 임플란트주위염에 대한 분류를 새롭게 만드는 작업이 지난 주 미국 시카고에서 있었다. 미국치주학회(AAP, American Academy of Periodontology)와 유럽치주학회(EFP, European Federation of Periodontology)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워크숍은 2년반의 준비작업 끝에 전 세계의 석학 1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시카고대학에서 역사적인 작업을 진행하였다. 워킹그룹은 ▲Periodontal Disease and Conditions, and Periodontal Health, Gingivitis ▲Periodontitis ▲Developmental and Acquired Conditions and Periodontal Manifestations of Sy
인간은 모두 건강과 더불어 영생을 원합니다. 육신의 영생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영혼의 영생을 위한 종교가 생긴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종교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것을 보면 인간은 항상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요? ‘셀프/리스’라는 영화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나이 많은 억만장자가 다른 사람의 몸뚱이에 자신의 기억을 이식해서 새로운 몸으로 영원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셀프리스 서비스를 이용한 후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인데요. 실제로 이런 상상을 현실로 이루려는 시도가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황당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유명한 미래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처럼 뇌는 정상이지만 사지마비인 환자의 머리를 뇌사자의 몸에 이식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뇌사자의 간이나, 신장, 각막을 이식하는 것은 현재도 시행되고 있지만 다른 사람의 머리를 이식한다는 것은 윤리적으로 좀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실제로 2016년 중국에서 한 원숭이의 머리를 다른 원숭이에 이식하는 수술을 해서 이식한 원숭이가 살았습니다. 물론 아직은 신경 접합까지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
2017년 11월 2~3일, 일본 도쿄의 긴자거리. 그곳에 15명의 우리일행은 여행이 아닌 학술의 이름으로 서 있었다. 한국성장기치과교정연구회(KRSOO) 멤버인 예이랑치과의 주상환, 김수환 원장님 그리고 필자는 지난봄에 MFT를 활용한 교정치료의 대가이신 Kondo 선생님의 강의를 듣기 위해 대만 특강에 다녀온 적이 있다.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한 학술여행이었고 많은 감명을 받고 돌아왔다. 그때 이번 가을의 일본구강근기능(MFT)학회에는 직원들도 함께 하자는 제안을 했었고 우리의 MFT에 대한 열정이 그 제안을 현실로 만들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3명의 치과의사와 12명의 직원들이 아직 한국에는 없는 MFT 학술대회에 직접 참여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도쿄 긴자거리에 모인 것이다. 새벽 비행기에 몸을 싣고 김포공항에서 나리타공항으로 날아가 지하철을 타고 학회장으로 향했다. 해외학회는 많이 다녀봤지만 직원들과 함께 한 적은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과 걱정스런 마음이 반반 섞여 있었다. 우리 직원들 또한 여행이 아닌 학술의 이름으로 떠난 해외방문은 난생 처음이었으므로 무척이나 생소한 경험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래도 휴식대신 공부를 택한 직원들에 대해 무척이
플라톤의 『크라티아스』라는 작품에는 주인공 크라티아스가 아테네의 선조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아테네 도시 중심부에는 시민의 수호자이며 지도자인 군인들이 검소한 공동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아크로폴리스 바깥쪽 비탈 아래에는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어 공급하는 수공업자들과 먹거리를 제공하는 농부들이 있었단다. 이들에 관해 크라티아스는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항상 자신들의 땅과 그리스를 정의롭게 통치하였고, 신체의 아름다움에서나 영혼의 모든 훌륭함(또는 덕)의 측면에서 유럽과 아시아 전체에 두루 알려져, 당시의 모든 사람들 가운데 가장 명성이 자자했던 사람들이었다.”(112e) 한편 아테네 바깥 지역에는 농부들에 의해 잘 가꾸어진 비옥한 땅이 펼쳐져 있었는데, 그 농부들에 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아름다움을 사랑하고(philokalos) 좋은 천성을 가진 사람들로서 최상의 기름진 땅과 풍부한 물을 갖추고 있었으며, 지상에서는 최적의 계절과 기후의 혜택을 누리고 있었던 것일세.”(111e) 이 작품에 그려진 아테네는 중국의 요순시대에 버금갈만한 이상국가의 면모를 갖추었는데, 유독 아름다움에 대한 강조가 눈에 띤다. 신체의 아름다움이 영혼의 탁월성, 훌륭함
지난해 경주지진에 이어 최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진앙지인 포항시를 거점으로 한 이남 지방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지진이 뚜렷하게 감지됐으며, 심지어는 수능시험까지 연기 되는 등 역대급 파장이 발생되고 있다. 아직도 포항 인근에서는 여진이 연이어 발생하는 등 지진 공포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반도가 비교적 지진의 안전지대라는 공식은 이미 여러 차례 지진으로 깨졌다. 포항시에 개원 하고 있는 일부 치과들도 이번 지진을 피해가진 못했다. 진앙지와 가까운 포항 흥해읍 인근 치과들도 외벽이 갈라지고 치과 내 각종 장비와 물건 등이 파손됐을 뿐 아니라 이튿날 예약 환자까지도 받을 수 없는 정도로 만만치 않는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 현재 경북지부에서는 지부 자체적으로 포항시 내 치과들의 피해 정도를 파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축물의 내진 설계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전국 건축물중 내진 설계가 된 건축물은 채 7%가 채 안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등 대비는 걸음마 수준이며, 의료기관 및 사회복지시설도 이 같은 지적은 피해 갈 수 없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
▶커터의 섕크 길이는 (38±1) mm이고, 날은 최소한 8~30개임 ▶헤드의 편심은 0.12 mm를 초과하면 안 됨 ▶10개 중 9개 이상 요구사항 만족하면 합격임 ▶제품명, 제조사 상표, 공칭크기가 표시되어야 함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 106)에서 치과용 기구(Dental Instrument)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개정하는 분과(Sub-Commitee; SC)는 SC 4이며 해당 분과 중 회전용 기구(Rotary instrument)를 담당하는 작업반(Working Group; WG)는 WG 1이다. WG 1의 의장 격인 컨비너(Convenor)는 치과용 버를 생산하고 있는 독일 Komet사의 Mr. Axel Pieper가 맡고 있으며, 간사(Secretary) 또한 독일의 산업표준국(DIN)에 Dr. Keller가 수임하고 있다. 이 분과에서 치과 기공용 커터(Dental laborato
혹시 ‘아일랜드’라는 영화를 보신 적이 있는지요? 멀지 않은 미래에 인간은 자신의 복제인간을 키워내게 되고 자신의 장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복제인간의 장기를 떼어 자신의 몸에 이식함으로써 생명 연장을 하게 됩니다. 또한 자신과 똑같은 복제인간을 대리모로 만들어 임신을 시키고 출산을 마치게 되면 폐기해 버리는 일도 하게 됩니다. 이를 우연히 알게 된 복제인간 주인공 이완 맥그리거가 이곳을 탈출해서 원래의 자신을 찾아 나선다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앞으로의 과학기술이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간이나 신장 등의 장기 이식이 필요한 경우 공여자를 찾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무균돼지를 이용한 장기 이식법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식거부 반응 등의 안전성 문제와 동물 생명에 대한 윤리적 문제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식 거부 반응이 일어나는 이유는 아무리 무균돼지라 하더라도 인간의 유전자와 돼지의 유전자는 다르기 때문인데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돼지의 배아에 인간의 유전자를 지닌 줄기세포를 주입하여 인간-돼지 하이브리드를 만드는 시도도 하고 있습니다. 즉 외형은 돼지지만 인간의 유전자를 가지
삶에 있어서 제일 소중한 것은 제3의 공간, 즉 본인만의 재충전의 공간이 있는 것이고 삶의 종합선물세트인 여행을 즐기는 것이 큰 활력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최장 열흘의 황금연휴를 맞아 우리 가족 다섯은 동유럽과 발칸반도의 여행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치과 가족들과 이번 여행에서 느낀 점을 나누는 것도 괜찮겠다싶어 기억을 되짚어 본다. 아드리아해를 끼고 기원전 5세기경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수 많은 철학자들이 논쟁을 벌였던 서양 지성의 중심지 그리스. 그리고 로마시대에 많은 종교를 인정하다가 313년 콘스탄티누스황제가 기독교를 유일신으로 믿기로 받아들인 뒤 이어진 서로마 제국의 멸망. 중세 암흑기에 들어와 흑사병의 출현으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한 비극적인 사건과 크놋사의 굴욕 등 로마 교황청의 횡포, 그리고 4차례에 걸친 영토 확장과 종교전쟁인 십자군전쟁에 이은 동로마제국의 멸망. 루터의 종교개혁, 르네상스와 오스만 트루크족의 확장, 산업혁명,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의 출현과 몰락,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645년 통치와 멸망, 오스트리아와 세르비아인의 전쟁으로 시작된 1차 세계대전 등 세계의 문명과 종교적 충돌에 제일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