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어느 날에 도서관에 들렀다가 아주 어릴 때 읽었던 책이 눈에 들어와서 집어들었다. ‘바보 이반’, 러시아의 대표문호이자 사상가인 톨스토이가 저술한 단편소설인데 세 형제 중에서 사람들의 일반적인 시각에서 가장 어리석어 보이는 이반이라는 막내가 위의 형제들은 세상에서는 머리좋게 부와 명예를 얻으며 잘 살아가다가도 악마들에 의해서 파멸의 길로 떨어지지만 오히려 바보같이 우직한 삶의 자세로 인하여 갖은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삶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이야기 했었던 것이 기억에 있었다. 어린 나이에도 약간은 호기심으로, 또 다른 시각에서는 어떻게 우직하고 멍청하게 살아가는 것이 더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단편이 톨스토이의 다른 여러 단편작품들과 함께 한 책에 수록되어 있었고 그 중 또 다른 한 편의 제목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였다. 이 작품은 하나님께 벌을 받느라 사람들의 세계에 내려와서 함께 살아가던 천사 미하일의 시선으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결론적으로 우리 사람 안에는 남을 생각하는 사랑이 있고, 안타깝게도 미래의 한치 앞을 내다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지만, 결국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기원전 458년 아이스퀼로스가 대 디오뉘시아 축제 무대에 올린 오레스테이아 삼부작은 그리스 비극의 유일한 삼부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삼부작은, 아가멤논을 살해한 클뤼타이메스트라를 살해한 오레스테스가 아테네 여신이 창설한 배심원 재판정에서 무죄 방면되는 과정을 극화했습니다. 아테네 여신의 섭리로 가부장제도가 다시 확립되고 복수의 정의가 문명적인 정의로 진화하는 극적인 순간을 목격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에 기초한 시민국가 아테나이가 탄생합니다. 이 오레스테이아 삼부작의 첫 번째 작품이 바로 <아가멤논>인데, 이 비극의 주인공이 바로 클뤼타이메스트라입니다. 그녀는 스파르타의 왕 튄다레오스와 레다의 딸이고, 아르고스 왕 아가멤논과 결혼하여 이피게네이아, 엘렉트라, 크뤼소테미스, 오레스테스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를 읽어보면, 클뤼타이메스트라의 불행한 과거를 알 수 있습니다. 그녀는 본래 유부녀였지만, 아가멤논이 그녀의 남편과 아이들을 살해하고 강제로 그녀와 결혼했다고 합니다(1149-52). 이 사건에 이미 비극의 씨앗이 뿌려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서사시 <오뒷세이아>에서 처음으로 클뤼
행정안전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이 오는 10월 31일 종료되지만 자율점검을 완료한 치과병·의원은 33%에 그쳐 혹시라도 회원들에게 불이익이 있지 않을지 우려된다. 치협은 지난 6월 행정안전부로부터 의협, 한의협, 한방병원협회, 약사회 등과 함께 자율규제단체로 지정된 바 있다. 자율규제단체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자체 규약을 마련하고, 회원에 대해 직접 교육, 컨설팅, 자체 점검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자율점검에 참여하면 현장점검 유예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참여를 하지 않으면 현장점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일선 개원가에서는 바쁘더라도 시간을 내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권고된다. 치협은 “치과병·의원에서 자율점검 참여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율점검 참여 방법에 따라 동의서 접수, 자율점검 실시, 자율점검 후 이행계획 제출까지 완료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물론 일선 개원가에서는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이 까다롭고 귀찮은 업무로 여겨질 수도 있다. 분명 행정적인 업무가 또 한 가지 늘어난 것은 맞지만 개인정보보호는 이미 국가적 차원에서 관련법이 제정돼 시행되고 있는
논어의 술이편 7-25 子以四敎 文行忠信(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가르치셨으니 경전과 덕행과 충성과 신의가 그것이다.) 모르는 한문이 없다는 것이 그날의 소소한 행복이다. 공자께서는 많은 제자들과 함께 하며 많은 것을 지도하셨는데 그중 왜 文行忠信 4가지만을 가르치셨다고 말씀하시는 것일까? 전체 문장을 빈 종이에 쓰며 그 의미를 생각해 보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석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의 해석은 각기 그 의미를 달리 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논어 읽고 글쓰기는 공자님의 삶이 아닌 내 삶을 돌아보는 과정이다. 인터넷에 논어를 해석해 놓은 분들이 많은 공부( 文)를 하였더라도 중심된 마음(忠)이 다르기에 그들의 신념(信)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行)을 했음을 본다. 당시 최진석 교수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읽으며 인문학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였다. 최진석 교수께서는 호랑이에게 호랑이 가죽의 무늬가 서로 다르듯, 인문학이란 각자 인간의 자신만의 독특한 무늬라고 간단하게 정의 하셨다. 자신의 삶에서 타인과 다른 외부적인 환경에 종속되지 않고 삶의 주인이 되어 실천하는 학문이 인문학인 것이다. 최 교수의 책을 읽으며 공자님의
▶열가소성 근관충전용 가타퍼차의 흐름성 시험법 심의 중임 ▶아말감 - 대용량 수은 표준 삭제(사용 금지)됨 ▶상악동 막 거상기 - 한국이 제안하여 발행된 3번째 국제표준임 ▶고무 및 둥근 칫솔모의 요구사항이 추가됨 ▶치약 및 불소 바니쉬의 불소함량 또는 용출량 시험이 추가됨 ▶치아 미백 후 색조 평가법이 추가될 예정임 ▶임플란트 - 동일 물질인 경우 다른 제품 이라도 동물실험을 하지 않기로 함 ▶구강 스캐너 - 표준 제정 중임 ▶CAD/CAM - 밀링기 정밀도 시험법 및 Zr Blanks 시험법 표준 제정 중임 금년 8월 20일부터 25일까지 홍콩에서 개최된 2017년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 106) 총회에서 다루어진 치과의료기기(치과재료, 치과기구, 치과장비, 구강관리용품, 임플란트, 치과CAD/CAM) 중 치과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내용을 정리합니다. 한국에서 제안하는 국제표준과 시험소간시험(ILT)에 많은 참여와 함께 치과의료기기의 제조, 수입 및 사용에 참고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1) 치과 충전 및 수복재료(Dental filling and restorative materials, SC 1) ·열가소성 근관충전용 가타퍼차 - 국제
‘고양이 거리’로 유명한 일본의 야나카 긴자, 안타깝게도 나는 그 곳에서 단 한 마리의 고양이만을 만날 수 있었다. 블로그에서 본 것처럼, 흔들의자에 앉아 뜨개질을 하는 여주인의 발 밑에서 배를 뒤집고 노는 고양이들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미 관광 명소가 되어버린 그 마을에서 내가 볼 수 있었던 것은 고양이 모양 악세서리를 파는 상점이나 고양이 인형을 세워둔 커피숍 정도였다. 그래도 운이 좋아 그 혼잡한 골목에서 넉살 좋게 낮잠을 자는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날 수 있었다. 그 옆에 쭈그리고 앉아 열심히 사진을 찍던 나에게 현지 방송국의 카메라맨과 기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 일본 기자와 나는 둘 다 영어가 엉터리라 대화가 통하지 않았는데, 그 기자의 입에서 나온 이 문장만은 생생하게 기억난다. ‘우리는 이런 고양이를 커뮤니티 캣(community cat)이라고 불러요.’ 이 ‘커뮤니티 캣’이라는 말은 인터넷에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단순한 길고양이나 야생고양이를 지칭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직역을 하자면, ‘지역 고양이’, ‘마을 고양이’ 정도 될 것 같다. 어릴 적에 시골 우리 집에 드나들던 뚱뚱한 노란 고양이가 있었다. 녀석이 굼불을
밤이면 환하게 조명이 켜진 메이지 진구 구장이 어스름한 숲속에 불시착한 UFO처럼 동그랗게 내다보이는 숙소여서 이번엔 직접 구장까지 가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진구 구장 외야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가끔씩 날아오는 장타들을 바라보던 어느 날 갑자기 소설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하루키를 흉내 내어 동경에 갈 때마다 가긴 가지만 사실 내게 그런 결심이란 생겨도 고민이고 안 생기면 답답할 뿐, 그저 거기서 야구가 계속된다면 아직 내 속의 무언가가 완전히 막이 내린 것은 아니라는 증거쯤으로 우겨보려는 속셈일 것이다. 하루는 짱구가 뛰어 놀 것 같은 유치원 담벼락에 사람 얼굴만큼이나 커다란 나팔꽃이 가득 피어있는 미나미 아오야마의 골목길을 걷다가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소리로 수다를 떠는 동경주부들 틈에 끼어 핫케익을 먹었다. 옆 테이블의 수다라 해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니 생각할 것도 없고 단지 좀 시끄러울 뿐이다. ‘난 빠질테다.’ 라는 이 Detachment의 경지야 말로 여행이 주는 묘미겠다. 해야 할 말이라면 분명하게 말하겠지만(Commitment), 굳이 내가 끼어 들 주제가 아니라면 빠져 있겠노라는 입장을 무척이나 나이스하게 표현하는 작가 하루키는 한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국경이 있다. 프랑스의 과학자이자 애국자인 루이 파스퇴르(1822-1895)가 남긴 명언의 본 뜻은 과학자로서 뛰어난 발견의 영광을 국가에 바친다는 함축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치과의사에게 국경은 있는가? 언어적 장벽만 해결된다면 치과의사에게 국경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치과의사에게 진정 세상은 넓고 일할 곳은 많은가? 치과의사 과잉 배출을 목전에 두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생각하면 이에 대한 시급하고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역사 속에서 치과의사 공급과잉 문제는 1987년 네델란드의 대책을 사례로 참고할 만하다. 네델란드는 1987년 5개의 치과대학중에서 3개를 전격적으로 폐교하였다. 그 이유는 네델란드에서 치과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본국이 아닌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조국을 떠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인구가 1700여만 명인 네델란드에 3개의 치과대학이 있다. 정원을 줄이는데 개교한지 백년이 넘은 위트레흐트(Utrecht) 치과대학도 열외가 아니었기에 충격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줄어든 정원만큼 약학대학에 보상을 해 주었다는 말은 미소를 짓게 하는 반전이었다. 치과의
이번 칼럼은 “그리스 비극 무대 위 여주인공들”이란 주제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를 통해서 신화 속 여성 인물이 비극 작품에서 어떤 비극 주인공으로 형상화되는지, 그리고 남녀의 갈등으로 일어나는 비극적 사건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는 디오니소스신을 찬양하는 축제가 열렸는데, 이 축제에서 비극은 단 한 번 공연할 목적으로 무대에 올랐던 공연예술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 비극은 오늘날까지도 고전으로 두루 읽혀지는 문학이 되었죠.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은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과 함께 고전의 목록에 빠지지 않는 작품입니다. 오이디푸스가 과거에 저지른 잘못, 아니 범죄를 발견하는 과정과, 고의로 한 행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두 눈을 찔러 스스로를 징벌하는 행위에서, 운명과 자유의지의 극적인 긴장과 합일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운명과 자유의지와 같은 보편적인 주제가 형상화되어 있기에 그리스 비극이 고전으로 인정받는 것이죠. 또 다른 보편적인 주제들로는 신과 인간의 관계, 복수의 정의, 인륜과 법률의 대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은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더러움에 물들지 않은 연꽃으로 장엄한 세계)의 교주로서 진리 그 자체를 인격화한 불신이다. 이는 ‘두루 비친다’는 뜻으로 미혹한 중생을 깨닫게 하는 진리의 빛인 것이다. 진리의 세계, 즉 부처님의 말씀만 있는 세계이다.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 장경각 앞에 앉아 있는 불상도 비로자나불이다. 그래서 화엄종의 주불로 비로자나불을 모셨다. 의상대사가 화엄십찰을 전 국토에 세워 화엄불국토를 만들기 위한 통일신라의 주 이념을 담은 불상이기도 했다. 소백산 봉우리 명칭이 연화봉, 비로봉이고 그 자락에 영주 부석사가 있다. 비로자나불은 경상도 지역 사찰에 많다. 철원 도피안사, 경주 불국사, 광주 증심사, 해남 은적사 등에 비로자나불이 있다.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는 법당을 대적광전(大寂光殿)이라고 한다. ‘적(寂)’은 크나큰 선정이요, ‘광(光)’은 크나큰 지혜의 빛을 의미한다. 고요하게 앉아서 미혹함을 깨닫게 해주는 불빛은 부처님의 가르침이요, 부처님의 사자후인 것이다. 진리의 궁전 속에 함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깊은 선정과 지혜의 빛으로 깨어나야 한다는 것을 대적광전 편액이 암시하고 있다. 그래서 보통 대적광전에
최도자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국민의당)이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서 마취진료를 받으려면 최장 5개월을 기다려야 하지만 정작 전담 마취 전문의를 둔 곳은 8개 센터 중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다. 지역별로 충남센터 대기 기간은 5개월, 대구센터는 3~4개월, 광주·전남센터는 3개월, 부산센터·경기센터·인천센터는 2개월, 전북센터는 1.5개월을 기다려야 마취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마취진료에 수개월을 기다리거나 아니면 의료진과 환자 모두가 고통을 감내하면서 마취 없이 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치과 진료 한 번 받으려고 5개월이나 기다려야 하는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장애인의 구강건강 향상은 요원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인을 진료해야 하는 의료진의 마음은 얼마나 안타깝고 답답하겠는가. 장애인은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칫솔질이 서툴러 치아 상태가 일반인보다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게다가 적절한 시기에 의료수혜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이 많아 구강건강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이처럼 치과의료 혜택을 보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지역 치과의사들이 봉사단체나 종교단체 등을 통해 장애인 치과진료를 하면서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