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개원이란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심지어 환자의 삶을 변화시키며 병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환자에게 지속적으로 만족스러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병원의 구성원들 스스로 그에 따른 자긍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치의신보를 통해 꾸준히 ‘양서’를 소개해 온 김동석 원장(춘천예치과의원)이 여섯 번째 책을 내고, 성공적인 병원 개원의 비결을 정리했다. 책의 제목은 ‘성공 병원의 비밀노트’(저자 김동석, 송호용/글과생각).
이 책에서 저자들은 병원의 경영에 대해 단순히 재무, 인력의 경영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환자와의 관계’를 경영하라는 제언을 하면서 특기할 만한 여러 가지 비결을 제시하고 있다. 13년 동안 한 곳에서 성장을 거듭해 왔다는 두 저자의 말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 환자 경험관리가 혁신
책에 따르면 환자의 ‘경험관리’ 즉 Patient Experience Management가 중요하게 대두된 것은 미국의 의료보험제도와 관련이 있다. 오바마케어로 시작된 환자 보호 및 적정진료 법안, 메디케어에서 HCAHPS(환자 경험 점수)를 보험급여와 연동해 병원의 재정적 불이익이나 명성의 손상을 입히는 방식으로 관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는 ‘환자의 경험’이란 순간에 겪게 되는 사건에 기반을 둔다고 말한다. 그래서 치과에 내원한 환자의 경험은 “병원의 내외부에서 모든 일련의 과정을 통해 환자의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상호작용”으로 봐야한다고 정의한다.
이런 경험관리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해외사례가 있다. 미국의 클리블랜드 클리닉이다. ‘안전한 진료, 높은 품질의 진료, 최대의 환자만족을 전달하는 과정’을 환자 경험으로 삼고 관리하는 이곳은 환자의 만족보다 ‘안전한 진료’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경영한다.
저자는 “이 사례는 다른 서비스와는 다르게 환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거나 기분이 상했다고 하더라도 의사가 해야 하거나, 환자에게 시켜야 할 것이 있으면 그것을 명확하게 이해시켜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인다. 가령 치과에서 사랑니 발치 후에 개구장애가 생긴 환자에게 개구운동을 억지로 시키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 환자와의 관계를 경영하라
고객관계 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를 병원으로 적용하면 환자관계 관리(PRM)가 된다. 저자는 환자를 고객으로 생각하는 서비스마인드를 탑재해 ‘환자고객의 관계관리(PCRM, Patient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PCRM의 첫 단계를 일단 치료가 진행된 상태로 보고, 내원 첫날 진료를 시작할 것을 권한다. 최고의 상담을 위해 첫날은 진료를 하지 않고, 상담에만 집중하는 프로토콜을 운영해 본 결과 대부분의 환자가 재내원하지 않았다는 것. 첫날 정성스러운 스케일링이라도 간단한 치료가 진행되면 환자와 병원 사이에 관계가 본격화된다는 논지다.
다음은 알아보기. 관계의 시작은 알아보기에서 출발한다는 게 저자의 강조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알리는 기호를 지니고 있는데, 이 기호를 잘 저장해 뒀다가 ‘환자분’이라는 호칭대신 ‘선생님, 교수님, 사모님’ 정도의 호칭만 해도 관계의 만족도가 크게 올라간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전신건강의 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심혈관질환, 당뇨, 고지혈증 등의 질병이 있는 환자에게는 치과 질환의 연관성을 잘 설명하고 이끌어 주어야 한다. 복용약을 체크하고, 중복되는 것은 없는지 상호부작용은 없는지를 체크하는 등의 관심은 환자에게 ‘치과에서 나의 전신건강을 케어받고 있다’는 안도감을 부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