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베는 데 한 시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45분 동안 도끼를 갈겠다.”
차순황 치협 대외협력이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통일에 대비하는 치협의 자세를 링컨의 격언으로 설명했다. 지난 2월 23일 서울대치의학대학원에서 (가칭)대한통일치의학회의 학술대회가 열려 ‘통일치의학, 새로운 패러다임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사진>.
이날 첫 연자로 나선 차순황 이사는 ‘남북 구강사업의 과거와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차 이사는 최근 스포츠치의학회와 함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북한 선수를 치료한 것을 두고, “우리의 대북관계도 아이스하키 선수를 치료했던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 갑자기 기회가 생길 수 있으므로 치협은 장기적 관점에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차 이사는 단기적으로 북한 서적 도서관 설립, 북한의 구강용어번역, 각종 사업 준비, 민간단체 지원방안 수립 및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에 나서고, 장기적으로 통일에 대비한 구강보건정책의 수립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치과계 주요단체가 모여 결성한 남북구강보건의료협의회(남구협)는 지난 2007년부터 개성공업지구를 대상으로 구강보건사업을 진행, 2015년에는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와 MOU를 맺고 치과 파트를 독립적으로 운영해 왔다. 2016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사업이 중단되기까지 300여 명의 치과인이 동참해 2000여 명의 환자, 4700여 건의 진료성과를 올렸다.
이어 연단에 선 이상복 건치 남북특위 위원장은 ‘구강보건의료교류 경험-시민단체적 관점’이라는 주제로 그동안의 방북 사업에 대해 소개했는데, 흥미로운 점은 북한은 두경부 부위의 미용성형을 치과의사(구강과의사)가 한다는 점이었다.
이상복 위원장은 “북한에도 미용과가 있는데 이것을 치과(구강과)에서 담당한다. 목에서 눈까지 성형수술을 담당하는 데 이것을 구강과 의사가 수술하는 것이다. 실제로 두경부 성형외과가 설립돼 있다”고 덧붙였다.
건치를 비롯한 시민의료단체는 1999년부터 활발하게 북한을 방문하면서 인적교류에 방점을 찍고 북 측에 약품지원, 시설지원, 학술교류 등의 활동을 이어왔다.
신덕재 열린치과봉사회 고문은 2018년 북한이탈주민 치과치료 지원사업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신 고문에 따르면, 열린치과봉사회 회원 중 희망 치과를 대상으로 남북하나재단에서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보철치료 지원을 진행한다. 틀니의 경우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며 치료 횟수와 무관하게 1인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한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정신혜 교수가 ▲북한이탈주민 대상 치의학 교육 현황, 신터전 교수가 ▲통일치의학개론 수강학생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이승표 교수가 ▲대한통일치의학회의 비전과 향후 사업계획 등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