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투스틱(toothtick)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용품이 많기로 소문난 나라 일본. 구강용품 시장 역시 아이디어를 내세운 다양한 제품군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기자는 지난 2월 말에서 3월 초 일본 나고야 지역의 여행을 겸해 일본 구강시장 용품을 대략적으로 돌아봤다.
나고야(名古屋)시는 일본 아이치 현의 현청 소재지로 전형적인 계획도시의 면모를 보이고 있으며, 인구는 약 230만 명인 비교적 젊은 도시에 속한다. 최상위권 국립대학으로 나고야대학이 위용을 뽐내고 있지만, 치과대학은 없는 걸로 파악된다.
참고로 시내 중심부인 사카에 지역에 1989년에 개관한 치아 박물관이 있는데, 근대에 사용하던 치과 용품이 잘 보존돼 있어 관련 연구자들의 필수코스이기도 하다<사진>. 1930년대에 사용하던 유니트체어부터 인골의 치아, 맘모스 화석의 치아 등 진귀한 볼거리도 가득하다.
# 치아 매니큐어 제품도 인기
나고야 시내 쇼핑가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각종 미백용품이다. 유명한 할인마트 진열대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있었던 이른바 투스틱(toothtick)은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제품으로 일본인 사이에서 꽤 인기상품으로 꼽히는 제품이었다.
투스틱은 말하자면 치아에 바르는 립스틱이다. 매대에 진열돼 있던 ‘투스틱 트윈즈’는 한 케이스에 두 가지 타입의 투스틱이 들어간 제품으로, 소프트 타입과 펜형 타입으로 나뉜다. 제품에는 “요즘 들어서 더러워진 치아에 추천한다”고 쓰여 있는데, 소프트 타입은 치아 전체를 스왑하는 형태며, 펜형은 스팟을 위주로 미백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쇼핑몰을 위주로 검색한 결과, 비슷한 용도의 다른 제품군 역시 여럿 보인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이른바 ‘치아 매니큐어’. 역시 치아에 직접 바르는 제품으로 물과 글리세린, 이산화타이타늄(TiO2), 에탄올, 멘톨, 파라벤 등의 성분이 들어갔다. 말하자면 알콜 성분으로 치아를 미백하는 용도인 것. 이 중 이산화타이타늄의 경우 장기간 반복 노출될 경우 내장 세포를 파괴, 영양분 흡수를 방해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며, 방부제인 파라벤의 경우도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암 유발 가능성이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기능성 칫솔 제품의 라인업도 눈에 띈다. 일본의 경우 노인요양시설에서 사용되는 스펀지 류의 스왑제품이 다양하게 완비돼 있으며, 칫솔과 치간칫솔이 앞뒤로 달린 일체형 칫솔도 인기를 끄는 품목이다. 이 제품은 약 540엔(한화 55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었으며, 치간칫솔 셋트만 따로 구매·교체해 사용이 가능하다.
현지에서 만난 마나부 씨는 “한국의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일본은 구강용품의 천국이라고 해도 오버가 아닐 정도로 제품의 종류가 많다”면서 “올해 여든이 된 어머니의 경우는 틀니세척을 매일 열심히 하고, 노인용 구강용품도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식으로 건강관리를 하신다”고 상황을 전했다.
실제 작년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칫솔·치약이 올해 성장 예상 품목 3위에 올랐고, 틀니관련 상품이 4위, 가글액이 5위에 랭크된 바 있으며, 후지경제연구소는 구강관련 제품이 2017년 3973억엔(4조4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파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