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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왕국 보물의 신비를 찾아서...
캄보디아의 자존심 앙코르왓트 사원

연초에 태국의 한 여자 배우가 캄보디아의 자존심으로 남아 있는 세계적인 문화재 앙코르 왓트가 태국의 영토이기 때문에 태국에 돌려줘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는 잘못된 보도 때문에 프놈펜의 태국대사관이 흥분한 캄보디아 시민들에 의해 습격되어 태국과 캄보디아의 외교 문제로까지 번진 사건이 있었다. 태국의 국가관리나 외교관이 아닌 한 연예인이 말한 것 때문에 대사관 건물에 방화를 하고 기물을 파손했다는 것은 좀 과격한 점도 있지만 그만큼 앙코르왓트는 캄보디아 국기도안으로 그려질 정도로 캄보디아의 보물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가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패션쇼를 개최하였듯이 앙코르왓트에서도 얼마 전에 세기의 3 테너인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가 공연을 가졌다. 앙코르왓트가 있는 시엠립 마을은 인구도 많지 않은 시골이며, 세계적인 명성을 지니고 엄청난 개런티를 받는 이들이 주민들을 위한 자선 공연을 펼친 것도 아니었다. 이 공연을 TV 중계로 보는 전세계의 시청자들한테 앙코르왓트는 이집트의 피라미드, 인도의 타지마할과 함께 세계적으로 어필 할 수 있는 문화유적지로 평가받기 때문인 것이다. 9세기부터 15세기까지 동남아시아 일대를 장악한 앙코르 왕국은 전성기 때에는 영토가 인접 국가 뿐만 아니라 미얀마까지 포함된 대제국을 형성하였다. 지금은 기록의 부실로 인하여 앙코르왕국의 영화에 대하여는 그리 알져진 것이 많지는 않지만 비록 폐해만 남은 앙코르왓트의 유적만으로도 당시 앙코르왕국의 세력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앙코르왓트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북서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시엠립이란 마을에 있다. 톤레삽호수와 메콩강이 연결되는 늪지대와 평지로 된 이 지역에 거대한 석조 건축물이 세워졌다는 것은 사막에서 피라미드가 세워진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능력이상으로 무언가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앙코르왕국의 탐방은 앙코르톰에서부터 시작된다. ‘큰 도시’라는 뜻의 앙코르톰은 도시형태의 터전이다. 한 변이 3km 정도에 이르는 정사각형의 잘 계획된 도시였던 앙코르톰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네 면이 사람얼굴의 모습을 한 탑문이 있으며 그 앞으로는 양쪽으로 커다란 뱀을 껴안은 백 여개 신상들의 대열을 난간으로 한 다리가 이어진다. 탑문을 지나자 멀리 정면에 바욘의 묘가 보인다. 13세기 자야바르만 7세에 의해 세워진 일종의 전승탑으로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의 영령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것이다. 가로 140m, 세로 160m 의 폐허로 남은 건축물에는 네 면이 사람얼굴의 모습이 새겨진 관음상을 한 탑들이 51기가 세워져 있으며 사원을 둘러싼 회랑에는 앙코르왕국 사람들의 생활모습과 역사적인 사건이 부조로 묘사되어 있다. 바욘묘를 지나면 지금은 평지만 남은 앙코르톰의 터전이 관중석이 없는 넓은 잔디축구장처럼 펼쳐진다. 그 왼편에는 왕들이 행사를 벌일 때에 앉아 있었을법한 코끼리 테라스가 있으며 여기에는 코끼리들의 행렬이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다. 그 옆에는 나병으로 죽었다는 왕의 이름을 따서 문둥이 왕의 테라스가 있지만 앙코르왕국의 역사를 이해하지 못한 마당에 그저 폐허로만 보일 뿐이다. 앙코르톰의 동쪽 문으로 빠져나가 자동차로 20분 정도 들어가면 타프롬사원이 보인다. 바욘묘를 지은 자야바르만7세가 그의 어머니를 위하여 지었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이 사원의 가치는 어떤 역사적인 사실이 아니라 폐허로 남아있는 그 자체가 놀라울 뿐이다. 어디선가 많이 보아온 분위기라 생각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인디아나존스 등의 영화에서 묘사된 폐허만 남은 괴기한 분위기의 사원이 바로 이곳이란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오랫동안 밀림 속에 방치되었던 타프롬사원은 거대한 고목의 나무뿌리가 부서진 사원 담을 휘감고 있는 망가진 모습에서 오히려 그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안내하는 동네 아이들의 설명에 의하면 새들이 나무씨앗을 이 사원의 갈라진 담벽 위에 떨어뜨려 그것이 싹이 트고 성장하여 지금과 같은 기이한 모습을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모자라고 그저 말하기 좋게 하면 신들의 작품이 아닌가 싶다. 앙코르왕국의 유적지에서 좀 떨어진 곳의 반테이세라이는 불교유적지로 알려진 앙코르앗트의 정체를 설명해 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반테이세라이를 둘러보면 마치 인도의 한 유적지를 찾는 느낌이 든다. 10세기 후반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폐허된 사원의 벽에 새겨진 부조는 이곳이 영락없는 힌두교 사원임을 말해준다. 5년 전 처음 앙코르왓트를 찾았을 때만 해도 크메르루즈 잔당이 남아 있어서 치안이 불안하여 출입이 금지되었지만 지난 해에 다시 방문하였을 때에는 별 어려움 없이 찾아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