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취소로 폐업신고를 내고도 버젓이 치과를 운영하고, 심지어 치료비를 선금으로 받아 챙긴 치과의사가 구속돼 치과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최근 치과의사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진료를 하고,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비 조로 현금을 챙겨 달아난 동래구 모 치과 A원장을 구속하고 사기혐의로 검찰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보건소의 말을 종합하면, A원장은 2014년 불법 사무장 병원에 명의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고용돼 진료를 하다가 적발, 지난해 면허가 정지된 상태였는데 이를 무시하고 계속 진료를 하다가 결국 2017년 11월 면허가 취소됐다.

하지만 무면허 상태에서도 계속 진료를 하면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현금 땡기기’를 일삼다 잠적, 울산의 한 호텔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잔여 치료가 남았거나 선금만 지불하고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의 피해액은 총 8500여 만원에 이른다.

# 불법 사무장 병원으로 추정

동래경찰서 수사과 측은 전화통화에서 “폐업을 하고도 운영을 계속 해왔고, 저가 치료로 환자들을 유치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했다”면서 “피해 환자들이 낸 선금과 이전부터 이 치과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피해액을 추산, 약 8500여 만원을 착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구속상태며, 사기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원장의 경제상황이 매우 열악한 상태였으며, 빚을 갚는 데 활용했을 거라는 의견이다. 

A원장이 고용 의사로 일한 이 치과는 명의대여로 개설된 불법 사무장 병원으로 추정된다. 이 치과는 지난 2014년 동래구에서 개원, 그동안 60만원대 임플란트 시술을 일삼아 주변 개원가의 원성이 높던 곳이다.

부산지부 측에 따르면 “회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 A원장의 인적사항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주변 치과의 정보를 취합한 결과, 2017년 11월 폐업을 한 이후에도 치과의 불을 끄고, 문을 잠가 마치 폐업한 것처럼 위장하고 계속적으로 진료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지부 측은 이어 “이런 방식으로 환자들을 대상으로 현금유도를 하고, 이를 챙겨 갑자기 연락을 두절하는 바람에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지부에서는 이 사건을 예의주시하면서 비슷한 케이스의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동래구보건소 측에 따르면 이 치과는 지난 2014년 개설됐으며, 지난 2017년 11월 폐업신고를 냈다.

현재 이 치과의 출입문에는 “피해(자) 여러분 합동하여 같이 동의회(대책회의로 추정) 합시다”라는 피해자들의 호소문이 쓰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