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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떨고 있니?’ 치과계 BMW 오너들 전전긍긍

기종 상관없이 BMW 오너들 불안감
터널서 직접 화재 목격도 “큰 공포”

최근 BMW 일부 기종에서 차량 결함으로 인한 화재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카 마니아(Car mania)’가 즐비한 치과계 BMW 오너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2013년식 X6 차량에서 첫 화재가 발생한 이래 최근 M3 컨버터블 기종에서 39번째 화재가 발생하면서 BMW는 ‘독일 명차’에서 달리는 시한폭탄 신세로 급전직하했고, 아파트 주차장에 진입조차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정부는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차량에 대해 운행중지 명령을 촉구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4일 담화문을 발표하고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 점검명령과 함께 운행정지명령을 발동해 달라”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공식 요청했다. 운행정지에 대한 권한은 지자체장에게 있다.

현재 전국의 BMW 서비스센터는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전 직원이 휴가도 9월 이후로 미루고 사태 수습에 매달리고 있는데, 수습이 안 되는 상황이다. 하루 종일 전화가 쇄도하지만 처리할 여력이 안 된다. 안전증명서를 발급하고 고객들을 안심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연히 BMW 차종을 소유한 치과의사들은 전전긍긍이다. 3시리즈보다 제원에서 앞서는 5시리즈가 치과의사들에게 더 인기가 높은 기종이라 해당 차종을 보유한 많은 치과의사들의 불안감은 시간이 갈수록 짙어진다. 언제든 화재가 날 수 있을 거라는 공포감도 뒤따른다.

앞서 화재가 발생한 차량 가운데 리콜대상(520d)이 아닌 차량이 9대에 이르고 그 중 가솔린 차량이 5대(528i, 428i, 미니쿠퍼 5도어, 740i, 745i)로 집계 되면서 이런 공포감은 기종과 관계 없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의 A원장은 “내 차는 18년식 5시리즈인데 운행할 때마다 불안하고, 주위의 시각 때문에 불쾌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문제 차종으로 지목 받고 있는 520d 뿐만 아니라 가솔린 차량이건 신형 차량이건 앞으로 불이 날지, 어떤 결함이 발견될지 어떻게 안심하고 탈 수 있겠나. 너무 화가 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기종의 오너 B원장은 직접 목격한 화재현장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인천북항터널을 달리다가 직접 화재 장면을 봤는데, 화재로 인해 어마어마한 연기가 나고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공포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X6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C원장은 “불이 나지 않은 기종을 찾는 게 빠를 거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ECU(전자제어장치)가 달린 자동차는 다 불안한데, 지금은 별 수 없이 타지만 나중에는 정말 기계식 자동차를 사려고 마음먹고 있다”고 말했다.

# 차제에 서비스 구조 개선 필요

이번 기회에 BMW 스스로 서비스 전반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형 X5를 보유하고 있는 서울의 D원장은 “사실 확률상으로는 아주 희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불안감이 들지는 않지만, 소위 ‘호갱님’을 양산하는 BMW의 서비스 구조는 크게 개선될 필요가 있다”면서 몇 가지 예를 들었다. 그가 전한 BMW 서비스센터의 폭리는 ▲후방센서만 교체하면 되는 상황인데 범퍼 전체(200만원)를 교체하라고 진단한 점 ▲계기판 등(1만원)만 갈면 될 일을 계기판 전체를 교체하라고 한 점 ▲사이드미러 단순 고장을 통째로 교체하라고 한 점(250만원) 등이다.

타사의 자동차를 타는 서울의 E원장은 “수입자동차의 서비스 품질은 그동안 악명 높았는데, 따지고 보면 그걸 명차의 조건이라고 감내하고 산 사람들의 탓도 있다. 치과의사들도 이제 단순히 브랜드만 따질 게 아니라 서비스를 포함한 차량 외적인 부분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BMW 서비스센터 측은 공식 서비스센터를 정기적으로 이용, 차량 관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화재사건과 관련)차량이 소실된 경우에는 ‘시장가치’로 100% 현금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모듈 이상으로 인한 소실일 경우 정기 관리 여부와 상관없이 보상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