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6개 의약단체 간담회를 시작으로 2020년도 수가협상(요양급여비용 계약)이 본격 시작됐다.
이어 건보공단과 치협을 제외한 5개 의약단체의 수가협상단이 지난 9일과 10일 이틀 동안 각각 상견례를 진행했다. 치협은 APDC 2019와 KDA 종합학술대회, SIDEX 2019 행사 관계로 23일 상견례와 1차 협상을 동시에 추진키로 한 상태다.
의협과 병협, 한의협은 각각 15일과 22일 1차 협상을 진행했으며 약사회는 치협과 같은 날인 23일 1차 협상을 진행한다. 2차 협상은 24일 의협을 시작으로 28일 약사회, 29일 한의협, 병협, 치협 순으로 진행되며 31일 3차를 시작으로 이날 자정까지 최종 수가 협상을 마무리 하게 된다. 매해 마찬가지였지만 이미 협상을 시작한 타 단체들의 분위기를 보면 올해 수가 협상 역시 녹록지 않아 보인다.
15일 가장 먼저 1차 협상을 진행한 의협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총 요양급여비용 증감 현황 및 점유율 등의 통계수치를 제시하며 수가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저시급 인상정책 시행 후 소규모 의료기관이 체감하는 부담감과 경영상의 어려움 등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과 더불어 저수가 부분의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7년 만에 건보재정이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돼 보수적인 밴딩폭(추가가소요예산)이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시작부터 수가인상에 대한 전망치를 낮게 가져가려는 분위기다. 또한 빅데이터와 객관적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투명하고 합리적인 협상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는 만큼 공급자 측에서는 이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수가 인상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시해야만 정상적인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식의 엄포를 놓고 있다.
다시 말해 객관적인 근거자료 없이 현안 문제만을 언급하면서 막연하게 높은 수가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절대 통하지 않을 것이란 말이다.
그나마 치협이 다행인 점은 노인틀니, 임플란트 등 치과 보장성 진료들이 안착되면서 수년간 급격하게 상승했던 진료비 자연증가율이 타 유형에 비해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실제 지난해 전년대비 총 진료비 증감률을 살펴보면 치과가 4.8%로 가장 낮았고, 이어 한방 6.7%, 약국 7.5%, 병원 16.2% 순이었다. 치협 수가협상단은 이 같은 자료와 더불어 치과 환산지수연구용역 자료 등을 근거로 이번 협상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건보재정 적자라는 악재에도 불구 치협 수가협상단의 선전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