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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사회에 적응하기

배광식 칼럼

노트북에서 이것저것을 한꺼번에 띄워놓고 작업을 하다보면 얽혀서 돌아가지 않는 실행파일이 있다. 실행파일을 끄려고 해도 말을 안 듣는다.

 

그러면 Ctr+Alt+Del 단축키를 눌러서 ‘작업관리자’를 열고 ‘작업관리자’의 실행파일 리스트에서 해당 파일을 클릭하고 ‘작업끝내기’를 클릭하여 끈다. 그래도 안 꺼지면 할 수 없이 컴퓨터를 껐다가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어느 날 유튜브에서 아주 기본에 속하는 컴퓨터 강좌를 듣는데, 컴퓨터 좌측하단의 윈도우 아이콘(덴마크 국기 모양)에 마우스 커서를 대고 오른쪽을 클릭하니,  ‘작업관리자’ 외에 여러 가지 리스트가 포함된 팝업이 열리고  ‘작업관리자’를 클릭하여 바로 여는 방법이 있었다.

 

단축키보다 훨씬 간단하게 키보드에 손도 안 대고, 마우스 클릭 두 번에 열린 것이다. 한 편으로는 새롭게 쉬운 방법을 알았으니 기뻤고, 다른 한 편으로는 그동안 어렵게 해 온 것이 씁쓸하였다.


노트북이 오래된 것을 쓰다보니, USB 저장장치에 접근(Access)이 거부되었다는 메시지가 뜨고 읽히지가 않는다. 포탈 검색을 통해 겨우 해결법을 찾아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도 효과가 없다. 서울대 전산원에 전화해 온라인 원격 도움을 받아보았으나, 해결이 안 되고 노트북을 가지고 나와보거나, 제품 서비스센터에 가서 하드를 포맷하고 새로 시작 프로그램을 깔아야 한다고 한다.

 

애초에 D 드라이브 분할이 안 되어 있어 모든 자료가 날아갈 판이다. 이리저리 애를 쓰다가 나름대로 해결방법을 찾아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 그 방법으로 구동을 시작하여 그런대로 사용을 하고 있다.


인터넷 뱅킹도 너무 오래 안 써서 폐기되기를 몇 번 하다가, 이제 교외에 나와 살고 있으니, 해당 은행에 갈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인터넷으로 조회도 하고 이체도 하다 보니 이제 겨우 손에 익게 되었다.


서울 갈 일이 있으면 자주 전철을 이용하는데 스마트폰의 전철 관련 앱을 이용하면 전철 출발시간, 환승역, 걸리는 시간들을 정확하게 알고 이용할 수 있다. 시내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면 실시간으로 00번 버스가 몇 분 후에 올지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전광판이 있다. 사물인터넷 덕이다.


1993년경 민간 인터넷망이 활발해진 이후, 1인 미디어시대로 영상매체가 범람하고, 문자를 넣으면 자동으로 여러 가지 음성을 골라 내레이션도 입힐 수 있고, AI를 이용한 챗봇이 Q&A를 담당하고. 해외 거주자와 무료 인터넷 화상통화도 가능하고, 온라인 쇼핑도 활발해지고 있다.


유럽에서 페스트 유행을 겪은 후에 사회에 큰 변혁이 일어났듯이,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큰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변혁의 키워드는 비대면(untact)이고 4차산업혁명의 열매가 맞물려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매년 3월 개강하면 모교 학생들을 위해 치과의사학 강의 1시간을 할애받아 해왔는데 올해는 비대면 영상강의를 해야 한다고 연락이 왔다. 파워포인트로 동영상을 만들어 보내주면 좋겠다는 담당 교수의 전화를 받고, 동영상 만드는 방법을 모른다고 하였다. ‘파워포인트로 동영상 만드는 법’의 링크를 보내주겠다고 해 하루동안 씨름을 해 강의 전날 밤 늦게에야 담당 교수에게 강의 동영상을 이메일로 보내주었다.


대면강의에서는 매번 시간에 비해 강의량이 많아 시간에 항상 쫓겨왔는데, 짜고 또 짜면서 동영상을 준비하다 보니 같은 분량인데도 시간이 넉넉하였다. 아침 강의시간이 지나 담당교수에게서 강의 잘 진행되었고 감사하다는 문자가 왔다.


이 모든 것은 인터넷을 기본바탕으로 하여 가능해진 것들이다. 불교에 인다라망[因陀羅網, Indra net. 제망(帝網)]이란 말이 있다. 수미산 꼭대기 중앙에 제석천[帝釋天 인드라신]이 살고 있는 궁전을 덮고 있는 거대한 그물이다. 그 그물코마다 달려 있는 무수한 보배 구슬이 서로가 서로를 비추어 반사하고, 그 반사영상이 또 서로를 반사하여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그 결과 걸림 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끝없이 작용하면서 어우러지는 장엄한 세계를 이룩한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인트라넷이나 인터넷이 바로 이 인드라넷과 다름이 없다.


동료들과 몇 개의 오프라인 강독회를 열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2~3개월 쉬게 되었다. 코로나 사태가 쉽게 가실 것 같지 않아 줌(Zoom)을 사용한 영상강독을 시작하였다. 가끔 접속에 곤란을 겪는 동료들도 있지만 대다수가 스마트폰 또는 노트북으로 잘 접속해 원활한 강독이 이루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강독회 때보다 오히려 집중도는 더 높아졌다. 강독이 자동녹화되는 기능도 있어 금상첨화이다. 이제 영상편집도 배워야 할 것 같다.


인터넷 치의신보에는 6월 10일자 기사로, 6월 8일부터 3주간 ‘신흥, 온라인 치과기자재전시회 개최’ 기사가 떴다. 덴탈이마트( https://www.dentalemart.co.kr/dvworld/ )에 가서 한 바퀴 돌아보았다.


IT조선에서 이메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CLOUD 2020 Webinar ’ 안내문이 와서 사전등록을 하고 참석해보았다. 아직 참여인원수는 많지 않고, 진행이 다소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으나, 곧 참여자도 많아지고, 진행도 개선되리라 믿는다. 이제 내 데이터를 내 컴퓨터에만 감추어두는 것이 아니고, 구름(Cloud)에 걸어두었다가, 아무 곳에 가서나 필요할 때 꺼내 쓰면 된다.


일반국민들이 윈도우10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20% 정도인데, 치과에서는 훨씬 더 많은 비율로 더 이상 지원이 되지 않는 윈도우7이나 심지어 윈도우XT를 사용하고 있어 보안에 취약하다는 치의신보 기사도 보인다.
체구가 연약한 인류가 이제까지 살아남아 번성한 것은 협업과 창의를 통한 적응이 남달랐기 때문이었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적응기에 접어들어 비대면 활동을 넓혀가고 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