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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질로 플라크가 얼마나 제거될까?

구강미생물 에 대한 15가지 질문<11>

 

김혜성 이사장(서울치대 졸업, 동대학원 박사)


사과나무의료재단의 이사장이자, 재단 산하 의생명연구소의 미생물 연구자이다.

구강미생물에서 시작해 장내 미생물, 발효 음식의 미생물까지 폭넓게 공부하며 몇 권의 책을 냈고 논문을 발표했다.

『미생물과의 공존』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이야기』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등 3권이 과학기술부 선정 우수과학도서를 수상했다.

 

 

 

 

 

 

칫솔질을 하면 입안의 플라크가 얼마나 제거될까요?

 

 

칫솔질은 이제 문명화된 사회에서 가장 기본적인 생활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런 기계적인 세척이 구강 내 플라크를 제거하고, 치은염을 개선한다는 효과가 분명하니까요. 1966년에 나온 고전적인 연구에 의하면, 칫솔질은 하지 않으면, 바로 플라크 침착이 시작되고, 5일 후 정도부터는 치은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Theilade, Wright et al. 1966)

 

그러다 칫솔질을 시작하면, 바로 플라크는 제거되고, 치은염 역시 빠르게 좋아집니다. 그래서, 칫솔질은 20세기 후반 들어 개인위생과 치주처치의 기본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심지어, 6mm 이상의 깊은 치주포켓을 가진 사람들도 14일 정도의 전문가 칫솔질(subgingival root brushing) 만으로도 치주포켓이 1.8mm 감소되었다는 연구가 있을 정도입니다.(Page and Rams 2013)

 

그렇더라도, 칫솔질은 더 개선되어야 할 듯합니다. 일반적으로 칫솔질을 하면, 구강 내 플라크가 얼마나 제거될까요? 실제론 그리 높지 않습니다. 180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28일 동안 칫솔질 교육을 시켜가며 플라크를 측정해 보면, 칫솔질 이후에도 거의 60% 가량의 플라크가 남아있습니다.(De la Rosa, Johnston et al. 1979) 특히 치간부(interdental space)의 플라크 제거 효과는 더 실망스럽습니다.


치주포켓이나 치간 사이를 닦기 위한 칫솔질 방법인, 바스(Bass method)의 방법이나 와타나베 방법(toothpick method)으로 하더라도, 치간 부위 플라크 제거효과가 채 40%가 되지 않기도 합니다.(Morita, Nishi et al. 1998) 그래서, 구강미생물과 잇몸병 연구자들은, 칫솔질은 평평한 부위는 잘 닦일지 몰라도, 치간은 거의 닿지 않는다고 오랫동안 걱정해 왔습니다.(Claydon 2008) 칫솔질의 플라크 제거 효과에 대한 논문들을 평가한 종합리뷰에선, 평균 42% 정도라고 추정하기도 하고요.(Slot, Wiggelinkhuizen et al. 2012)

 

하지만, 이것도 치주 포켓이 깊지 않은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수치입니다.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포켓이 깊으면 깊을수록 그 안의 플라크는 제거하기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치주포켓 안은 어찌 보면 평생 바이오필름이 조금씩 쌓여갈 수 있는 세균들의 유일한 은신처일 수 있습니다. 피부의 바이오필름은 우리가 손을 씻거나 샤워를 하면 씻겨나가고, 장내 세균들의 바이오필름은 음식과 대변에 의해 쓸려나갈 텐데, 치주포켓 안의 바이오필름은 치아를 발거할 때까지는 그대로 온전하니까요.

 

우리는 이런 현상을 실제로 진료실 현장에서 늘 봅니다. 칫솔질 교육이 필요한 환자들께 disclosing agent 라는 시약을 치아에 바른 후 칫솔질을 하게 하고 그 시약이 얼마나 남아있나를 체크합니다. 그 시약은 플라크에 침착되어서, 칫솔이 닿지 않는 부분은 빨갛게 남아있습니다. 칫솔질 이후에도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빨간 시약이 남아 있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전 환자들에게 늘 소소건치(小小建齒)를 얘기합니다. 칫솔질이라는 작은 소소한 습관의 차이가 건치로 갈까 말까를 결정한다고요.  그 소소함이 매일 반복되면 큰 차이를 만들 테니까요. 본인의 칫솔질이 잘 되고 있나를 한번 체크하고 칫솔질 방법도 배워볼 만 하다고요.


그런데, 한가지 문제는 칫솔질을 계몽하고 홍보해야 할 다양한 치과 전문가 단체, 정부, 구강위생관리용품 회사들 사이에서 권고하는 칫솔질 방법이 일관되지 않다는 점입니다. 물론, 한가지 유일한 칫솔질 방법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미국 치과의사협회에서는 앞뒤로 짧게 움직이는(short stroke) 방법을 권장하고 있고 심지어 일본은 치아우식증(충치) 예방을 위해 수평법을 기본 칫솔질로 권장하고 있고, 영국 NHS guideline의 경우 부모가 쓰는 방법을 적절히 수정하여 알려주고 특정한 한 가지 방법만을 알려주면 안 된다는 지침이 있습니다.”(서울대 조현재 교수, http://www.dailydental.co.kr/news/article.html?no=109841) 이처럼 칫솔질 방법에 있어서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혼돈은 없었으면 합니다. 우리나라의 한 연구는 여전히 수평법이 더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고요.(고정민, 김선집 et al. 2019)


세계적으로 칫솔질이 보편화된 것은 20세기 초반이고, 더 일상으로 들어온 것은 2차대전 후 미군 전역 군인들이 지역사회로 돌아가면서 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2차 대전 중 밀집된 병영에서 감염병이 돌까봐, 미군에서는 잇솔질을 의무화시켰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인 1970년대부터 구강검진이 시작되었고 칫솔질 교육이 시작되었으니, 얼추 그때부터 일 듯합니다. 익숙한 듯하지만, 실은 채 50년이 되지 않은 생활습관이라는 겁니다.


노령화시대를 맞아 구강관리, 특히 치주관리는 더 업데이트되어야 할 겁니다. 그리고, 그 관리의 가장 첫걸음은 일상의 칫솔질이겠지요. 과거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충치예방과 충치의 주범인 뮤탄스(S. mutans)를 겨냥한 칫솔질 방법이었다면, 노령화 시대엔, 노인들의 치주질환과 그 주범인 진지발리스(P. gingivalis)를 겨냥한 칫솔질을 권장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구체적으론 과거엔 회전법이 권장되었다면, 바스의 방법이나 수정바스법, 혹은 와타나베 방법 등이 좀 더 고려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Claydon, N. C. (2008). "Current concepts in toothbrushing and interdental cleaning."  48(1): 10-22.
 
De la Rosa, M., et al. (1979). "Plaque growth and removal with daily toothbrushing."  50(12): 661-664.
 
Morita, M., et al. (1998). "Comparison of 2 toothbrushing methods for efficacy in supragingival plaque removal The Toothpick method and the Bass method."  25(10): 829-831.
 
Page, L. R. and T. E. Rams (2013). "Subgingival root brushing in deep human periodontal pockets." J Int Acad Periodontol 15(2): 55-63.

 

OBJECTIVE: The short-term clinical and microbiological effects of patient-applied subgingival root brushing were assessed on untreated deep human periodontal pockets. METHODS: Assessments of plaque, bleeding on probing, probing depth, total cultivable subgingival counts, and cultivable counts and proportions of six putative periodontal pathogens were carried out at baseline and after 14 days on two contralateral > or = 6 mm bleeding interproximal posterior sites in each of 11 adults with untreated chronic periodontitis. One of the sites was randomly assigned to daily patient-applied subgingival root brushing for 14 days, and the other to remain with the patient's pre-existing tooth brushing and flossing regimen. No other periodontal therapy was performed during the 14 test days. RESULTS: Significant reductions in plaque, bleeding on probing, probing depth, total subgingival counts, and levels of putative periodontal pathogens were found after 14 days of subgingival root brushing. Subgingival root brushing nearly eliminated bleeding on probing at test sites, reduced probing depths by a mean of 1.8 mm, and reduced cultivable subgingival proportions of six evaluated putative periodontal pathogens from a cumulative total of 14.1% to 0.8%. In comparison, no significant clinical or microbiological changes were detected after 14 days where the patient's pre-existing oral hygiene regimen remained unaltered. CONCLUSIONS: Subgingival root brushing over 14 days, in properly trained patients, induced favorable clinical and microbiological changes in deep periodontal pockets > or = 6 mm even in the absence of professional subgingival debridement.

 

Slot, D., et al. (2012). "The efficacy of manual toothbrushes following a brushing exercise: a systematic review."  10(3): 187-197.
 
Theilade, E., et al. (1966). "Experimental gingivitis in man: II. A longitudinal clinical and bacteriological investigation."  1(1): 1-13.
 
고정민, et al. (2019). "칫솔질 방법 간 치면세균막 제거 효율 연구."  43(3): 11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