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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

수필

 

마추픽추는 페루 남부 쿠스코(Cusco)시의 북서쪽 우루밤바 계곡에 있는 잉카 유적지로, 1983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마추픽추에 가는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쿠스코에서 기차를 타고 아구아 칼리엔테까지 간 다음 버스를 타고 산에 올라 마추픽추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안데스의 자연과 잉카인의 신비로운 문명을 즐기며 트레킹을 통해 가는 방법이 있다.


호텔에서 19인승 밴을 타고 오얀 따이 땀보 역으로 향하는 중간 지점의 마을은 깊은 계곡으로 흐르는 물과 채석장 같은 돌더미가 산비탈을 메꾸고 있다. 마치 티베트의 어느 산골 마을과 같은 풍경과 많은 포터들이 분주하게 나귀에게 짐을 실어 나르는 모습을 보고 이곳에서 마추픽추로 들어가는 트래킹이 시작되는 곳임을 짐작하게 하였다. 계곡 옆으로는 이곳의 대표적인 농작물인 옥수수밭이 눈에 들어온다. 마추픽추는 하이램 빙엄(Hiram Bingham)이 1911년에 발견하기 전까지 산세 깊숙한 곳에서 잠자고 있었다.


날씨는 쾌청하였다. 마추픽추 여행에서 맑은 날을 보는 것도 행운이라 했다. 새로운 풍경에 차창 밖에 눈을 뗄 수 없었다. 계곡을 가득 채우며 쉴 새 없이 흐르는 물은 우르밤바강이라 했다. 신선한 공기를 가슴 가득히 채우고 있는 사이 마침내 페루 마추픽추 인근의 마을 우르밤바 마츄픽스로 가는 작은 역 오얀 따이땀보 기차역에 도착하였다. 아구아스 깔리엔테스역 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거리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잉카레일은 느릿느릿 산비탈을 가로질러 안데스의 정글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산이 높아지고 산자락을 개간한 곳에는 옥수수밭이 있다. 3모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는 사이 목적지 근처 작은 댐이 보였다. 곧바로 역이 나오고 마추픽추로 가는 작은 버스를 탔다.


우리 가이드는 페루에서 대학을 졸업한 남자 가이드다. 페루의 대학들은 대학 4년 동안 역사 강의가 있다고 한다.


마추픽추는 스페인 점령 이전 100년 전에 건설되었고 인구는 200명 정도 살았던 요새라고 한다. 안데스산맥을 두고 아마존 유역을 지배한 세력과 안데스 서쪽을 지배한 잉카 문화권이 대치했는데 아마존 세력의 침략을 견제하고 감시하고자 건설되었다고 한다. 이곳을 오르기 전 아구아스까리엔테스역 인근에도 잉카 마을 있어 이곳이 과거 군사적으로 그들에게 중요한 군사 요충지임을 증명한다고 한다.


마추픽추는 와이나픽추(Huayna Picchu)라는 원뿔 모양의 봉우리와 마주보고 있는데 와이나픽추는 잉카인들의 토템으로, 신봉하는 두 동물의 형태를 갖고 있다. 이곳에도 사람이 있어 도시로부터 외부 세력을 감시하는 역할을 했다 한다.

 

면적은 13km2이고 신전 하나와 3,000개가 넘는 계단과 연결된 테라스식 정원으로 둘러싸인 성채가 하나 있다. 건물의 석재가공 솜씨는 다른 잉카 지역에 비해 그렇게 세련되지 못하며 사람들이 거주했던 시기가 확실하지 않다. 이곳에도 계단식 농경지 모라이처럼 농업용 종자를 시험 재배하는 경작지가 있는데 이러한 종자 실업용 재배지는 잉카인들이 거주하던 82개 이상의 모든 거주지에 있다고 한다.


이곳은 스페인 세력에 함락되지 않고 사라졌다고 하는데 그 증거로 태양의 신전에 있는 돌기둥은 잉카를 점령한 스페인 세력에 모두가 파괴되었는데 이곳만은 온전하게 남아 있다. 왜 그토록 번성했던 곳이 사라졌는가도 아직도 미스테리하다.


마추픽추를 마주하는 순간 조금씩 내리던 비가 그치고 활짝 개인 하늘 아래 고산에 세워진 고대 도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비탈을 따라 잘 조성된 건물의 석재가공 솜씨는 다른 잉카 지역에 비해 그렇게 세련되지 못하나 비교적 잘 다듬어진 석재 건물은 신전이나 지배층의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것은 평민들의 거주지라고 한다.


바위를 깎아 정교하게 다듬어진 수로는 해발 2,500m 고지에 있는 경작지에 충분한 물을 공급했음은 물론 나름 자급자족이 가능하였다고 하니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만리장성 등과 함께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선정 되었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태양의 신전’이 있는 곳으로 갔다. 거대한 자연석 위에 탑의 형태로 우뚝 세워져 있어 여느 건축물과도 한눈에 구별이 되는 ‘태양의 신전’은 마추픽추의 심장이라 일컬어지는 곳이다. 정교하게 쌓아 올린 석벽과 탑 특유의 아름다운 곡선으로 이루어졌다. 잉카 제국의 새해는 1월 1일이 아닌 6월 21일로 남아메리카 3대 축제로 손꼽히는 ‘태양의 축제’도 이 시기에 맞추어 열리는데, 그날이 되면 태양의 빛이 신전 중앙의 창문으로 딱 맞추어 들어온다고 한다.


천연석으로 이루어진 콘돌 신전을 마추픽추 유적 중에 가장 압도적인 모습을 자랑하는 유적으로 손꼽는다. 바닥에는 콘돌의 부리와 머리 모양을 빼닮은 돌이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이를 중심으로 커다란 양 날개를 활짝 편 형상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그리고 마추픽추를 건설할 당시 채석장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많은 유적들이 존재한다. 수많은 세월을 잘 견디게 견고한 건축물들을 남긴 마야인들의 지혜에 존경을 표할 수밖에 없다. 영원한 제국은 없듯이 모든 것은 사라지고 또 다른 문명이 지구상에 존재 하나 보다. 이곳을 보면서 내내 자신이 타인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일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그저 존재하고 열심히 살다 사라지는 것일 것이다.


관람이 끝나고 소나기가 온다. 절묘하게 비를 피하고 아쉬운 하산을 한다.

 

 

윤양하 원장

 

《한맥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회원, 치문회 회원.
한국예술가곡사랑회 이사.
광진문인협회 회원.
한울치과의원장.
한양대학교의과대학 외래교수.
가곡 <그대와 함께 가자하니>, <창경궁>, <모래밭>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