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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어느 가을날,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캠핑카를 빌려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숙소도 있었기에 밤에는 아이 둘과 저만 캠핑카에서 자기로 했습니다. 새벽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깐 나왔을 때, 잠이 덜 깨서 환상을 본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형언할 수 없는 밝은 빛을 보았습니다. 제가 본 것이 은하수였는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무서울 정도로 밝은 빛에 놀라 얼른 다시 들어가서 잠을 청했고, 다행히 쉽게 잠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부터 별 보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몽골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보았던 별들도, 그 때 처음 본 별똥별도 기억에 남지만, 하늘이라는 화면을 꽉 채운 별을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겁이 좀 많은 편이라, 실제로 보면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우주라는 것을 생각만 해도 조금 두렵습니다. 너무 넓은 곳에 먼지같은 저의 존재가 떠 있는 듯한 느낌 때문입니다.

 

우연히 찾게 된 인터넷 사이트 중에 빛 공해가 얼마나 심한지 보여주는 곳이 있었습니다. 쏟아지는 별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갈 수 있는 지역 중에 빛 공해가 가장 적은 곳을 숙소로 삼아 1박 2일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 사이트에 따르면 달이 1시 넘어서 뜨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일몰 후 달이 뜨기 전까지 별들을 볼 수 있을꺼라 들뜬 마음이었습니다. 숙소로 차로 이동하면서 주변을 보니, 왜 빛 공해가 적은 곳인지 충분히 이해가 되는 곳이었습니다. 무서우리만큼 인적이 드문 곳이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와 보니 제가 사이트에서 확인을 잘못한건지 달이 높게 떠있었습니다. 아마도 1시 넘어서라고 본 시각은 월출 시간이 아니라 월몰 시간이었던 것 같아서 모닥불을 피우고 달이 지기를 기다렸습니다. 별이 조금 보이기는 했지만, 제가 원하던 정도로 하늘을 꽉 채우지는 못했습니다. 낮에 본 근처 풍경으로는 이 곳에서 드디어 제가 원하는 별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그 정도로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갔기 때문에 월몰을 보지 못하고 일단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침대에 누워 있다가 큰 기대감을 가지고 문을 나섰습니다. 문을 열면 테라스 같은 지붕이 있고 그곳을 지나면 이제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테라스를 넘어서는 순간, 주변에 안개가 껴서 별은 커녕 정말 흑암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어두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때는 잠이 덜 깬 것도 아닌데, 정말 환상으로 생각될 만큼 어두움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흡사 죽음의 문을 여는 것 같은 흑암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무서움으로 또 얼른 들어와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빛이 어두움을 이긴다는 것은 정설입니다. 이에 대한 반론을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아니,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두움은 존재한다기 보다, 그것은 단지 빛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흑암을 경험하고 나니, 제게 조금의 빛이 있었다 한들, 작은 랜턴 하나를 들고 있었다고 한들, 그 어두움을 밝힐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물리학적으로는 어두움이 빛을 이긴다면, 그것을 블랙홀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구상에 블랙홀이 존재할리는 없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두움이 빛을 이겨버리는 시대 속에서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무서워집니다. 적어도 지구상에서는 빛이 어두움을 이기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을 뿐 아니라, 물리학과도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