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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형 치과의사과학자가 나왔으면 좋겠다.

김여갑 칼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0년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공모 안내서를 받았다. 요즘은 유치원에서도 융합형 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문제만 잘 풀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책을 많이 읽고, 대화도 많이 하여, 문제를 잘 풀면서 말도 잘 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고 한다.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의 목적은 융합 연구가 가능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하여 의사에게 기초의학, 자연과학, 공학 등 타 학문의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여, 1. 임상 지식과 타 학문이 융합된 의과학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하여,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는 융합형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2. 융·복합 연구결과를 활용해 질병 치료 및 신약, 의료기기 개발에 기여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추진사업으로 ① 연구에 관심이 있는 전공의에게 임상 수련과 병행하는 연구 방법교육 및 연구 참여 기회를 제공하여, 전공의 수료 후 의사과학자(M.D.-Ph.D.) 진출을 지원하고(임상의학을 제외한 기초의과학, 자연과학, 공학 분야 및 연계전공을 통해 융·복합 의과학 연구 수행이 가능한 분야), ② 의사과학자 양성 인프라 구축을 하여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양성된 의사과학자 정착, 연구 활성화 등으로 성과 창출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③ 기초의과학, 융합과학 분야 전일제 박사학위과정을 지원하여 융합형 의사과학자를 양성한다고 한다. 이에 더하여 단서 조항으로, 지원 대상에 융합형 의사과학자 인재 육성을 위한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으로, 컨소시엄에 연구기관이 포함된 경우 반드시 사업운영기관은 의과대학이 수행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얼마나 잘 진행되는지 확인은 안 되었지만 이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는데 가슴이 울렁거렸다.

 

치과계가 바이오-메디컬 산업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융합형 치과의사과학자 양성 계획은? 4차 산업혁명(FIR)은 창의성과 다양성 그리고 초연결, 초융합 그리고 초지능에 의해 이뤄진다고 한다. 지금의 치과의사 배출방법으로 보다 다양한 융합형 치과의사과학자를 양성할 수 있을까? 할 수도 있겠으나, 치대의 교육과정이나 졸업 시 결과물, 대개의 경우 석, 박사 과정을 함께하는 전공의 교육과정과 그 결과물 역시 여기서 말하려는 창의적인, 융합적인 연구와는 거리가 있다.

 

필자의 친구 중에 내분비내과 교수가 있다. 학부 시절 시험 공부할 때 남들은 시험 족보를 외우기에도 바쁜데, 원서 3권을 펴놓고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설명되는 부분을 분석하면서 공부했다는 친구이다. 당뇨병에 대하여 연구하는데 약대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학위를 받은 치대 치과약리학 교수와 공동 연구를 하였었다. 그때 필자가 어떻게 치대 교수와 같이 연구할 마음을 먹었느냐고 물어 본 적이 있었다. 이 친구가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치과약리학 교수도 당뇨병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연구주제에 대한 접근방법 및 연구 진행 등에 있어서 그의 아이디어를 쫓아갈 수 없었다고 하였다. 자신의 경우 의대 6년을 포함하여 전공의 4년, 군대 3년, 임상강사 3년 등 16년 동안 환자 진료에 바쁘게 지내다가 전임의가 되어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를 시작하려니 너무 늦었다고 하였다. 약대의 경우 학부 4년과 군대 2년 등 시간의 공백을 최소로 하여 바로 연구에 전념하게 되므로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도 치대 졸업생들이 기피하기도 하지만 기초치의학교실에 약대는 물론 공대를 졸업한 치과재료학 교수 등 약학, 화학, 생명과학 등을 전공한 교수들이 많이 있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현재도 치대 기초학연구실에서 세계 최초로 인정받는 전신질환에 관한 연구 등 다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치의학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과학자가 빠른 시간 내에 양성되어 집중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봤다. 물론 우리도 의사의 경우와 같이 치과의사과학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함께 하고 운영체계를 마련해나가면 좋겠지만, 방법 중의 하나로 기초가 다양한 치과의사를 배출해보자는 것이 중요 목적이었던 치전원을 생각해봤다. 요즘도 문제가 생기면 (치)의전원 졸업생 때문이라면서 탐탁하지 않게 생각하는 (치과)의사가 많은 것도 알지만, 필자는 아직도 해볼 만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운영 방식 중 <연계전공을 통해 융·복합 의과학 연구의 수행이 가능한 분야의 석사, 박사, 석·박사 통합학위 과정>은 (치)의전원의 과정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혹자는 지금도 필요한 연구자들끼리 연계해서 잘 하고 있는데 복잡하게 무슨 새로운 교육제도가 있어야 하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치과의사가 되는 길이 다양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또한 앞으로 치과의사가 스스로의 영역을 넓혀서 나아갈 길도 보다 더 다양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교육체계를 선택하든 치의학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가 활발해졌으면 더욱 좋겠다는 것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