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의 세 번째 역사서인 ‘대한치과의사협회사(이하 협회사) 2020’이 발간(2023.4.20)되었다. 역사는 사실에 바탕해야 하고, 역사적 사실은 굴곡 없는 역사가의 풍부한 지성으로 바로 비추어 미래로 나아갈 바른 방향이 제시될 때 생명력을 갖춘 유의미한 것이 된다. 한국인 최초 치과의사(함석태, 면허 제1호 등록)가 개원(1914.6.19)하고, 조선 땅 최초의 치과의사회인 조선치과의사회 창립(1921.10.2)후 60여년 만인, 1981년 30차 정기대의원총회(이하 총회)에서 창립기념일 제정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집행부에 날짜 결정을 위임해,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일(1921.10.2)을 창립기념일로 제정하였다. 그 1년 후, 치협의 첫 역사서 ‘협회사 1980’이 발간(1982.3.25)되었다. 유양석 편찬위원장 발간사에 의하면, 조선치과의사회 제3회 총회(1948.5.24)에서 처음 협회사 편찬에 대해 거론하였다. 8년 후인 대한치과의사회 제5회 총회(1956.4.21)에서 편찬하기로 가결되어 자료수집에 착수했으나 진전이 없었다. 편찬가결 14년 후 치협 총무위원회(1970.2.24)에서 연혁사편집위원회를 구성키로 하여 동년 4월
이제 5월이면 제33대 새로운 협회 집행부가 탄생한다. 지난 3월 선거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선거였다. 그간 구태스런 선거풍토를 단숨에 타파하는, 가히 혁신적인 선거결과였다고 말할 수 있다. 우선 협회장으로 당선된 박태근 새 협회장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3년제 협회장으로서는 무려 24년만에 두 번째 연임 협회장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놀랍지만, 지방치대 출신으로서의 한계를 딛고 연임했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여서 더욱 놀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필자가 더욱 놀라워하는 것은 그동안 동창회 선거로만 치닫던 풍토가 이번에 확 바뀌었다는 점이다. 예전처럼 동창회 간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을 통한 투표가 이번에는 잘 먹혀들지 않았던 것으로 보였다. 여전히 동창회 입김은 강했지만 의식있는 회원들이 기대 이상으로 동창회 대표들 간의 모종의 협상을 무시한 것으로 보였다. 회원들은 매번 동창회 대표 몇몇이 결정하고 따르라는 식의 구태스런 선거풍토를 과감하게 깨 버리고, 누가 치과계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냐를 직접 판단한 후 자신의 한 표를 던진 것으로 보였다. 그 결과가 박태근 협회장이었다. 박태근 신임 협회장은 일단 지방치대 출신이다
내 차에는 365일 하루에 한 편씩 읽는 세계의 명시 ‘내 인생을 평화롭게 만드는 한 편의 시’라는 제목의 시집이 있다. 딸이 중학교에 입학한 후 등하교를 시키고, 학원을 데리고 다닐 때 차에 두었으니 17년이나 내 차를 지키고 있다. 아침잠이 많은 딸은 등교시간에 항상 바쁘다. 딸이 주차장에 내려오면 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시동을 켜놓고 시 한 편을 읽고 암기하려 노력해 보았다. 체 게바라의 시 ‘행복한 혁명가’를 접하는 순간 가슴이 막막하면서 눈물이 고였다. 삶의 등대를 발견하였다. 그 후 법륜 스님이 해석한 금강경을 읽다가 눈물이 나와 더 이상 책을 읽지 못하고 동네를 하염없이 방황하였던 경험이 있다. 차에서 자녀를 기다리는 시간이 짧을 때는 시집을 잡는다. 일요일에는 자녀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수업이 끝날 때까지 근처 카페에서 책을 보며 기다린다. 수업을 마친 자녀가 전화를 하면 바로 학원 앞으로 간다. 가끔 전화도 하지 않고 카페에 내려와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자녀를 발견한다. 만약 책을 보고 있지 않고 잠을 자고 있었다면.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이다. 일요일 아침 자신들을 학원에 데려다주고 집에 가서 쉬지 않고 카페에서 책을 읽고
학창시절 노는 것 같은데 공부 잘하는 친구가 있고 엄청 시간을 들여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은데 성적이 별로 안 좋았던 친구의 기억이 있다. 공부의 요령을 알고 있으면 시간을 별로 투자하지 않아도 효율적으로 공부하여 성적을 올리지만, 공부의 원리를 모르면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의 요령이나 원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해 보면 공부를 잘하던 친구가 항상 성공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공부의 원리는 알고 있지만, 세상의 원리는 또 다른 문제이고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1+1=2라고 가르쳐 주지만 살다 보면 정답은 0일 수도 있고 1이나 10이 될 수도 있고 어떤 때는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학교나 학원은 공부를 잘하도록 가르쳐 주지만 세상을 잘 살아가는 방법이나 요령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살아가는 원리는 본인이 실패하거나 성공하는 과정에서 직간접 경험으로 배우게 되는데 다양한 상황을 다 경험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모든 경우 수를 다 알 수도 없다. 예전에는 가전제품 기능이 단순해 이리저리 만지다 보면 매뉴얼을 보지 않더라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요새 나온 전
필자는 지금도 치의학전문대학원(이하 치전원)을 해볼 만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많은 치과의사들이 반대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사회 상황을 보면 더욱 그렇다. 치전원을 시행할 당시 필자가 학장에 취임하고 한 달 내에 치전원 시행 여부를 결정했어야 했다. 물론 학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사항은 아니었다. 총장을 포함한 수뇌부와 매일 회의하였다. 총장은 치과대학(이하 치대)은 어느 방향으로 가든 자신이 있다고 하였다. 영어 잘하는 학생, 컴퓨터 잘하는 학생, 법대 졸업생, 문학적 소양을 갖춘 학생 그리고 연구 능력을 갖춘 학생 등을 뽑아 다양한 배경을 가진 치과의사를 만들어 보자고 하였다. 필자도 평소 치과의사의 활로가 보다 다양해져야 하고, 치과의사가 되는 길도 다양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현실적으로 S대, Y대 등 기존의 대학과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치대생들과 토론회도 가졌다. 동문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첫째, 대학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치대에 들어오기 위해 어떻게 공부했는지 아느냐하는 것이었다. 물론 얼마나 열심히 해야 되는지 잘 안다. 솔직히 매년 치대 입학생들을 볼 때
요즘 치과계 및 의료계에서도 의료인 면허 취소법으로 국회에서 입법을 위한 반대 투쟁에 협회뿐만 아니라 전 회원들의 관심사가 뜨겁다. 그리고 지난 3월 21일에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박태근 협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집회를 열었다. 법이라는 것은 어느 한 부분만 보고 입법을 했을 때 보이지 않는 부분의 입장에 선 사람들의 피해까지도 생각하고, 보다 적절한 균형감각을 가지고 세심하게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 즉 문제가 있는 법안 중 세부 항목을 따져서 수정과 폐기를 해야 하는데 의료인 면허 취소법의 경우는 다른 전문직과 형평성이라는 논리로,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의 속성을 모르는 일방적인 입법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치과계가 주장하는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일단 법안을 만들려면 이해 당사자인 범 의료계의 입장도 경청을 해야 하나 이 법안은 의료와 관련이 없는 집행유예만 받게 되더라도 면허가 취소되는 악법중에 악법이고 다른 직역 전문가 단체와 비교하더라도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나쁜 의사는 면허박탈이라는 분풀이용 입법은 법 철학을 이해 못하고 국가에서 주는 면허와 자격의 지위를 이용한 특권의식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이 법을 찬성하는 사람들 쪽
정관장에서 목캔디를 사서 나오는데 갑자기 몸이 붕- 뜬다. 철제 보조계단에 발이 채인 것이다. 골절은 안 돼! 하는 생각이 퍼뜩 뇌리를 스치면서, 오른손을 모로 짚고 앞으로 굴렀다. 툭툭 털고 일어나니, 등에 멘 배낭 덕분에 뒤통수와 등도 말짱하다. 60여 년 전 몸에 익힌 전방회전낙법(앞구르기) 덕분에, 저절로 낙상(落傷)을 모면한 것이다. 겨울 방학 체육관의 기계체조 훈련은 몹시 추웠는데, 깡통에 숯불을 피워 주전자에 물 데우기 등 온갖 심부름은 모두 신참의 몫이요, 군소리는 고사하고 걸핏하면 기합받는 일이 당연한 일과였다. 부상은 아차 하는 순간이므로 고도의 긴장을 유지해야 하는 체조반 군기는 삼엄하다. 공중회전을 배우려면 떨어질 때 충격을 줄이는 낙법부터 시작한다. 그것도 말로는 아무 소용이 없고 수백 수천 번 연습으로 몸이 기억해야 한다. 첫 회전은 공포 그 자체다. 조교의 시범을 지겹도록 살핀 뒤, 도움닫기로 가속하여 몸을 솟구치는 각도와 회전시작 시점과 착지(着地) 동작까지, 정확하게 구령에 맞춰야 한다. 회전 순간은 조교가 팔뚝으로 허리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회전을 도와준다. 그렇다. 신뢰하니까 몸을 맡긴다. 뒤에서 자전거를 잡아주던 손처럼,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2022년 5월 구강건강에 대한 국제 전략(global strategy on oral health)을 발표하며 구강건강에 대해 “입, 치아, 구강안면부의 상태로서 식사, 호흡, 말하기 등의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며 자신감과 안녕을 가지고 통증, 불편, 당혹감 없이 사회생활 및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1) 이 정의는 2016년 세계치과의사연맹(World Dental Federation, FDI)이 구강건강을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으며 말하고, 미소 짓고, 냄새 맡고, 맛을 보고, 접촉하고, 씹고, 삼키고, 자신감을 가지고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으면서 악안면영역에 통증, 불편함, 질병이 없는 상태”로 새롭게 정의하여 구강건강이 전통적으로 질병이 없는 상태(absence of disease)로 규정되었던 것에 비해 질병 상태 뿐 아니라 생리적 기능 및 심리사회적 기능을 포함한 것과 마찬가지로 구강건강이 다면성을 지니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세계치과의사연맹은 새로운 정의가 필요한 이유로서 구강건강이 오랫동안 전신 건강과 웰빙의 필수적인 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