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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소회

시론

새해 목표를 세우며 신년을 맞은 것 같은데, 금세 연말이 찾아왔다. 지난 한 해 동안의 내 삶을 돌이켜 보았다. 대학원 공부, 논문 준비, 건물 신축 진행, 지부 회무, 교회 안수집사, 골프 싱글, 시론 쓰기, 가족여행, 재능기부 등등. 개원해서 생각이 제일 많았던 쉽지 않은 한 해였다. 연 초에 한 해 동안 해야 될 일들을 생각하니 걱정이 앞섰다. 잘 해낼 수 있을까? 무엇보다 병원 이전을 위하여 오랫동안 준비한 건물 신축이 가장 힘들었다.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다이어트도 하지 않았는데 살은 저절로 5kg가 빠져서 현재 유지되고 있다. 참 바쁘게 살았지만 수년간 해온 팔굽혀 펴기와 성경책을 읽는 매일의 루틴(routine)을 지켜오고 있다. 1년 동안 내가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달려왔나 조용히 생각해 보았다. 나를 위해서,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미국 워싱턴 소재의 여론조사 기관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는 세계 17개 선진국 성인 1만8850명을 대상으로 지난 봄 두 차례에 걸쳐서 실시한 전화·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11월 18일 공개했다. “당신이 삶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물었고, 주관식 응답 내용을 물질적 행복, 건강, 가족, 직업, 친구 등 19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하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4개 선진국 국민들은 삶에서 가장 가치있게 생각하는 것 1순위로 ‘가족’을 꼽았다. 그런데, 가족을 최우선 순위로 꼽지 않은 3개국이 한국, 대만, 스페인이었다. 한국인은 ‘물질적 행복’을 삶의 1순위로 꼽았고, 이어 건강, 가족 순이었다. 대만과 스페인은 각각 직업과 건강을 1순위로 꼽았다. 대부분 국가에서도 ‘물질적 행복’은 5위 이내였지만 1위는 한국이 유일했다. 17개국 중 절대 다수인 14국에서 ‘가족’이 1위를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사실 이런 것들에서 순위를 정한다는 것이 무의미 할 수도 있다. 무엇이 더 낫다고 가치 판단하기 힘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뭔가 우리네 숨가쁜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래도 새 해가 밝았으니 그 동안 소홀했던 부분에 더 관심을 가져 보자.
 
한편, 코로나 사태를 전후로 BC(Before COVID), AD(After Disease)로 나눠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는 위기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은 미래에 대해 단지 낙관적인 희망만 가진 것이 아니라, 현실을 자각하고 최적의 대처를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낙관적이되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최적의 대처를 해야 한다. 최적의 대처를 위해서는 시간 관리와 계획이 필요하다. 그런데,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주어진 일들을 다 잘 해내면서 삶을 행복하고 가치 있는 시간들로 채울 것인가? 결국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의 문제로 귀결된다. USA 투데이 수석 칼럼니스트, <시간 전쟁>의 저자, 시간 관리 전문가인 로라 밴더캠은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내 시간을 추적한다.
▶나에게 최적화된 시간을 디자인 한다.
▶기억할 만한 일들로 시간을 채운다.
▶빈 시간을 채우지 않는다.
▶서두르지 않는다.
▶행복을 위해 투자한다.
▶조금씩 꾸준히 한다.
▶사람과 보내는 좋은 시간의 가치를 안다.

 

요컨대, 시간은 유한하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하고, 시간이 누수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면, 정말 중요한 일들을 할 시간이 충분해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루틴에서 즐거움과 편안함을 얻는다. 좋은 루틴은 장기적인 성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휴가가 기억에 오래 남는 이유 중 하나는 평범한 일상에 비해 강한 경험을 주기 때문이다. 평범함이 없으면 새로움이 곧 지루해질 것이다. 올 한 해 내 삶을 더 행복하고 균형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참신한 루틴들로 인생 시간표를 만들어 보자. 네 아이를 둔 워킹맘이기도 한 로라의 조언으로 마무리 한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삶을 반성하지 못하면 그저 일과 일 사이를 옮겨 다니느라 자신에게 얼마만큼의 시간이 있는지 알아챌 수 없을 것이다. 매일 아침 몇 분의 시간을 할애해서 삶을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면 남은 하루 동안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짧은 시간 투자로 이런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