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8일,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Tony Awards)에서 뮤지컬 작품상, 극본상, 음악상(작사·작곡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무대디자인상 등 주요 부문 6관왕을 석권하며, 한국 문화 콘텐츠의 세계적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습니다. 이 작품은 감성적인 서사와 섬세한 음악으로 미국 평단의 찬사를 받았으며, 단지 한 편의 뮤지컬의 성취를 넘어 K-컬처(K-Culture)의 예술적 깊이와 보편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림 1).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사랑은 아름답지만 유한하다”는 인간적인 진실을 로봇의 이야기로 담담하고 애틋하게 풀어낸 작품이죠. 21세기 후반, 구형 헬퍼봇들이 모여 사는 서울의 오래된 아파트에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주인공 올리버와 클레어라는 두 인공지능 로봇이 충전기를 함께 나누며 가까워지고, 결국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그러나 수명이 다해가는 현실 속에서 두 로봇은 서로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하나, 모든 것을 지운 후에도 다시 만나게 되면서 ‘끝이 정해져 있어도 그것이 해피엔딩일 수 있다’는 여운을 남깁니다. 특히 이 작품이
오늘도 알람 소리에 눈을 뜹니다. 아니, 알람이 울리기 전부터 눈이 떠질 때도 많은 요즘입니다. 반복되는 하루의 시작. 익숙한 동작으로 세수를 하고, 간단히 아침을 먹은 뒤 병원으로 향합니다. 매일 지나치는 길, 늘 눈에 들어오는 건물들과 나무들, 같은 시간에 도착해 여는 치과 문, 직원들과의 인사. 모든 순간이 마치 정해진 각본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원장실에 들어가 하루 동안 진료할 환자들의 차트를 검토하며 머릿속으로 진료 과정과 동선을 그려봅니다. 첫 번째 환자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마스크를 쓰고 자리에서 일어나 진료실로 향합니다. 하루가 또 이렇게 시작됩니다. 언제부턴가 이런 일상이 무감각하고 당연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다람쥐가 돌리는 쳇바퀴처럼, 멈출 수 없는 반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듯한 기분. 특별한 사건도, 눈부신 변화도 없이 흘러가는 날들 속에서 문득, “나는 지금 살아 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버티고 있는 걸까?”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갈 때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이의 치료를 시작하려는데 보호자의 굳은 표정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진료가 시작되자마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작은 단계마다 설명을
미국이나 유럽의 여러 회사에서는 온라인/오프라인 서비스를 이용하여 치료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의료기관의 매출을 증가시키며, 예약된 환자가 재진 예약이나 수술을 취소시키지 않는 비법을 도입해 주겠다는 귀가 솔깃한 제안을 하면서 각 병원의 진료수익을 성장시키고 환자 진료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핵심에는 수술치료를 효과적으로 마케팅하는 방법이 들어있다. 예를 들어 Surgimate 라는 뉴욕의 한 회사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1) 병원 웹사이트를 최대한 활용하라, 2) Google 선전을 이용하라, 3) 지역의 웹사이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관리하라, 4) SNS에 적극적으로 글을 올려라, 5) 댓글을 주의 깊게 관리하라, 6) 지역 신문 방송 매체를 생각하라, 7) 입소문이 잘 나도록 관리하라 등의 조언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라, 성실하게 수술을 준비하라”는 등의 이야기는 없다. 오직 대중에게 보이는 이미지가 가장 중요하다. 얼마 전 싱가포르에서 국제구강악안면외과학회(ICOMS)가 개최되었다. 여러 세션 중에서 청중이 몰리고 단연 주목을 받은 강연을 꼽으라면 “최소 침습 악교정수술(Minimally Invasive Ort
계엄 및 탄핵 전 후 극도의 무정부적 국정혼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전세계를 향한 초유의 관세전쟁에 더하여 인공지능,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중국의 약진은 우리의 경제와 안보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아쉽지만 우리는 낡은 사고를 가진 정치인들의 끝도 없는 정쟁과 편가르기 선동 속에서 급격한 세계적 기술변화를 따라가지 못했고 불과 수년 전까지 첨단기술 하면 한국을 떠올리게 하던 국가 이미지는 이미 많이 퇴색되었다. 중국은 1년에 배출되는 공대 졸업생들만 200만 명이라는데, 우리나라는 1년에 출생하는 신생아 전체수가 20만 명이고, 그 중 공대 가는 숫자가 20%라고 해도 4만 명에 불과하니, 미래 우리나라 공업분야의 경쟁력은 어떻게 될 지 너무나 걱정이 앞선다. 세계첨단기술을 리드하던 삼성의 존재감도 이미 예전 같지 않다. 흔히 우리가 열악한 상황에서 큰 상대와 대적할 때 일당백의 마음가짐으로 나서야 한다고 하는데, 실제 앞으로 전 국민이 이를 악물고 일당백의 각오가 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아마 이 글이 지면에 실릴 즈음이면 대통령 선거가 끝났을 듯한데, 누가 대통령이 되든 대통령과 정치인들에게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이제라도 부디 이러한 국가의 위
음식이 입안에 들어가면 치아 사이에서 씹히고 타액과 섞이면서 삼키기 좋은 음식덩이가 된다(구강기). 이렇게 형성된 음식덩이는 혀 운동에 의해 인두로 넘어가(인두기) 식도로 들어간다(식도기). 인두기와 식도기의 조절은 본인 의도대로 할 수 없지만 구강기의 조절은 의도대로 할 수 있다. 삼킴의 첫 단계 구강기에서 치과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구강기는 다음과 같이 세분된다. 숟가락이나 컵 속의 음식을 혀와 입술로 가져와 액상은 삼키고 고형은 치아로 이동시켜 침과 섞으면서 잘게 부수어 부드럽게 응집된 음식덩이의 형성이다. 구강기 삼킴 장애란 이러한 일련의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사레와 질식(窒息), 기도 흡인과 흡인성 폐렴이 반복해서 발생하지만 그 동안 방치해 왔다. 이번 시론에서는 노인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구강기 삼킴 장애에 대한 치과의사의 역할에 대해 강조해보고자 한다. 노인 구강기 삼킴 장애의 조기 발견: 음식덩이 형성 부전과 삼키는 시간 지연 음식덩이가 혀를 통해 입천장으로 밀어 올려진 후 뒤쪽의 인두로 넘어가면 설인신경의 인두감각수용체에 의해 삼킴 중추의 고립핵(solitary nucleus)으로 신호가 전달된다. 이로 인해
시집 ‘그림 위에 앉은 시’를 출간한 이후 간간이 써 두었던 짧은 글을 정리하며 재밋거리로 읽을 만한 산문집 ‘꿈을 꾸는 수달이’란 제목으로 5집을 엮었다. 시론의 집필위원이 된지 5년이 다 되어 간다. 여전히 아쉬움을 느끼지만 격려해 주는 동료가 있어 힘이 된다. 언제까지가 될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기억에 남는 한 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일기가 수필이 되고 축약하면 시가 된다는 필자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했다. 날로 갈수록 종이책을 읽기가 어려워지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임팩트 있는 내용을 위해 여러 종류의 글을 담았다. 치의신보의 ‘시론’에 게재했던 글을 중심으로 약간의 수정을 거쳐 완성하였다. 대부분 체험을 통한 시와 글이지만 재미를 위해 수필,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산문과 예전에 써둔 단편소설을 몇 편 수록했다. 누군가가 작가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신을 내놓는 것이라고 하였다. 비록 무명작가이긴 하지만 드물게 예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원고 청탁도 받게 되니까 더욱 신중해진다. 필자가 올린 글 중에는 처음부터 산문으로 쓴 글도 있지만, 시를 완성하고 난 후 그 시를 토대로 산문을 쓴 글이 대부분이다. 필자의 지도 선생님께서 시인은 시를 쓰지만 산
희망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본질적인 정서이자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변화의 씨앗입니다. 그것은 단지 기대나 낙관이 아니라, 고통과 불확실성을 통과하면서도 미래를 믿는 의지이며, 우리 내면 깊숙이 자리한 존재론적 에너지입니다 (그림).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인간 세상의 고통과 시련은 하나의 상자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바로 ‘판도라의 상자(Pandora’s box)’인데요, 신들에 의해 흙과 물로 창조된 첫 번째 여인, 판도라는 온갖 아름다움과 재능을 부여 받은 존재였지만, 동시에 인류를 시험하기 위해 선택된 인물이었습니다. 제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를 벌하기 위해, 그의 동생 에피메테우스에게 판도라를 아내로 보내며 상자 하나를 함께 건넸습니다. 단, 그 상자는 절대 열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와 함께였습니다. 그러나 호기심은 신들이 판도라에게 준 또 다른 선물이었고, 그녀는 결국 상자를 열고 맙니다. 그 순간, 그 안에 봉인되어 있던 수많은 재앙들-질병, 슬픔, 죽음, 고통, 증오, 갈등, 탐욕 등이 세상 밖으로 흩어져버리고 맙니다. 인간 세상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고, 판도라는 충격과 공포 속에서
“이 사진을 지브리로 바꿔줄 수 있겠니?” 지금도 지구촌 이곳저곳에서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똑같은 요청을 이토록 많은 사람이 동시에 사람이 아닌 다른 개체에게 하는 때가 있었을까요? 요즘 오픈AI의 ‘챗 GPT-4o 이미지 생성’ 기능으로 지인들 사이에 서로의 사진을 지브리 화풍으로 바꾸어서 그 그림을 즐기고 공유하는 이 서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챗GPT의 하루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특히 다운로드 당 매출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미국 다음으로 높은 2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유저들이 자신이나 지인들의 사진을 변환하려고 입력을 하게 되므로 이 사진들이 오픈AI 데이터 학습에 활용될 소지가 있을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내 AI 업계 관계자는 “오픈AI가 초상권 침해 문제를 고려해 얼굴을 직접 활용하지는 않겠지만, 이미지를 픽셀 단위로 분석해 AI 학습 데이터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고, 딥페이크, 개인정보 유출, 저작권 침해 등 이 기술의 부작용과 보안 위험에 대한 우려도 커지므로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과 안전장치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사용자들은 오픈AI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