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의 방학은 엄마의 개학이라 했던가. 폭염보다 더 두려웠던 초등학생 아이의 여름방학이 지나갔다. 방학이 닥쳐오면 학기 중 학교에 가는 시간을 어떻게 때울 것인가와 끼니를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가가 가장 큰 걱정거리이다. 다행이 몇 년간 함께한 도우미 이모 덕분에 끼니 걱정은 안 해도 되는 상황이지만, 낮 시간을 아이가 어떻게 보낼지는 눈에 선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다. 아이가 시간날 때 주로 하는 건 유튜브 시청 그중에서 ‘쇼츠’ 보기 이다. 아직 나이가 어려 카톡이나 SNS를 못하니, 유튜브만 아주 열심히 본다. 우선 구글의 family link에서 아이 계정 유튜브 사용 시간을 2시간으로 제한해 놓았다. 역시나 아이는 본인 핸드폰으로 시청시간이 다 되면 다른 태블릿 기계로 능숙하게 아빠나 엄마 계정으로 이어보기를 계속 했다. 못 보게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여 유튜브 보는 시간에 책을 읽는 것, 운동을 하는 것을 용돈으로 보상하는 것도 함께 하였다. 그리고 동영상만 보았을 때 안 좋은 점을 지속적으로 얘기하고 벌써 여러 나라가 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너만 제재를 당하는 것이 아니고 이정도면 아주 양호한 거라고
돌봄 노인이 주로 거주하는 곳은 재가, 요양시설 및 요양병원이다. 이들의 거주 형태는 건강상태와 의료 필요도, 일상생활 수행능력 등에 따라 결정된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 있든 필요한 의료와 돌봄을 연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가’이며, 이것이 올해 3월 시행된 통합돌봄지원법의 핵심 방향이다. 이전의 입법과 달리 치과가 통합돌봄의 시작부터 포함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지만, 현실과는 여전히 상당한 거리가 있다. 게다가 노인 장기요양시설의 치과계약의사 제도는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로 거의 유명무실하고, 심지어 요양병원은 의료기관이면서도 치과의료와의 연계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통합돌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구강정책과가 보건의료정책실 의료자원정책관 산하로 편입 등 치과진료와 구강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까지도 치과영역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재가·요양시설·요양병원의 구강에 대한 문제점과 그 해소책을 약술해 보고자 한다. 치과진료와 구강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기존 치과진료는 대체로 치과질환이 발생하면 치과를 방문해 치료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돌봄이 필요한 노인에게는 이러한 접근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노화와 건강 악화 과정에서 구강건강의 저하
오늘도 수많은 이들이 스마트워치의 걸음 수 수치를 확인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하루 만보 걷기’는 이제 현대인들에게 건강한 삶을 상징하는 가장 대중적이고 상식적인 건강 수칙으로 자리 잡았다. 10,000이라는 숫자를 채우기 위해 저녁 시간을 내어 개천가를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노력 속에는 신체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간절한 욕구가 담겨 있다. 그러나 매일 전신 운동과 걸음 수에는 이토록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우리가 매일 세 번, 일생 동안 수없이 반복하는 또 다른 필수적인 신체 활동인 ‘씹는 행위(저작)’에는 과연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음식을 입에 넣고 씹는 행위는 단순한 영양 섭취의 전반 단계에 머물지 않는다. 섭식 과정에서 한 번 음식을 입에 넣었을 때 약 30회 가량 충분히 씹고 삼키는 습관은 인간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경이로울 정도의 다각적 건강 이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바쁜 일상과 패스트푸드 중심의 식문화는 우리로 하여금 씹는 즐거움과 그 중요성을 잊게 만들었고, 급하게 삼키는 그릇된 식습관을 만성화시켰다. 저작의 가치는 생애주기별로 관찰할 때 더욱 명확해진다. 우선 성장기 어린이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는 우리에게 큰 의미 없이 주고받는 상투적인 인사말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날따라 기분이 좋아서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까지 먼저 건네는, 나름 용기가 충전된 인사일 수도 있고, 어제의 어색함을 해소하려 직장 동료에게 일부러 건네는 의도된 출근 멘트일 수도, 때로는 문득 상큼해지고 싶어서 나오는 자신에게마저도 계산된 행동일 수도 있다. 이렇듯 우리에게는 단순한 아침 인사가 스스로나 듣는 이로 하여금 여러 의미를 가지면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치과에 드물게 내원하는 발달장애를 지닌 소아 청소년 환자를 접할 때 이 친구들의 예의 바름에 놀랄 때가 많고 그때마다 시선이 나도 모르게 향하는 곳은 보호자의 표정이다. 나이에 맞지 않는 지적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체어에 앉는 순간부터 쉽게 알아챌 수 있는 이 친구들이 오늘 처음 만난 사람, 그것도 공포의 대상일 수도 있는 치과의사에게 해맑게 ‘안녕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착석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매번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자녀를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표정이 역력한 보호자의 얼굴을 살피는 의료진도 연민과 숙연한 감정으로 일렁이게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 미국 뉴올리언스 내 병원 대부분이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이때의 재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병원 역시 자연재해를 피해 갈 수 없으며,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숙제를 남긴다. 2005년 8월 29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덮치면서 도시의 제방이 무너져 내렸다. 거대한 홍수가 도심을 휩쓸어 도시의 80%가 물에 잠겼고, 1,800명 이상이 사망하였다. 고립된 이재민은 미식축구 경기장(슈퍼돔)에 6만 명, 뉴올리언스 컨벤션 센터에 2만 명 이상 수용되었다. 하지만 전기, 수도, 화장실 등 일체의 인프라가 마비되고 폐허가 되다시피 한 도시 곳곳에서 약탈과 총격이 난무하였다. 처음에는 구조대가 올 것이라 믿고 기다리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자, 생존을 위해 약탈의 대열에 합류하기도 하였다. 도심이 섬처럼 고립되는 상황이 벌어진 그 당시, 슈퍼돔에서 한 블록 거리에 그 지역의 랜드마크인 거대한 챠리티 병원(Charity Hospital)이 있었다. 그곳은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LSU) 병원 시스템 내 가장 큰 수련병원으로, “지불 능력과 관계없이 최고의 치료를 제공한다”는 설립 신념 아래 가난하고 소외된 환자들 보험이 없는
치과의사가 된 지는 36년,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소아치과병원을 시작한 지는 30여년이 넘어가면서 그동안 치과 내에서 겪을 만한 일들은 대부분 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어, 앞으로도 치과운영에 있어서 예상하지 못할 많은 일들이 더 기다리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병원 수련시절, 그리고 운영하는 치과에서 함께 일했던 많은 직원들과 여러 가지 이유로 헤어지는 일들은 반복되었습니다. 집을 이사가거나, 결혼을 하게 되어, 그리고 치과위생사가 아닌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 떠난 직원도 있었고, 병원에 불만이 생겨서 자진 퇴사를 한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인수인계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졌고, 떠난 사람의 자리는 공백이 되지 않도록 시스템으로 커버하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기존의 그런 상황과 너무나 벗어나는 당황스러운 직원퇴사가 있었습니다. 치과 직원 구성이 치과위생사 4인과 리셉셔니스트 1인, 총 5인이 주 4일 근무체제로 돌아가서 매일 근무하는 직원의 구성과 숫자가 달라지는데, 그 사건(?)의 날은 진료실 치과위생사 3인과 리셉셔니스트 1인, 총 4인이 출근한 날이었
요즘 어디를 가나 AI 이야기다. 치과계도 예외가 아니다. AI가 진단을 돕고, 상담방식을 바꾸고, 행정 업무를 줄여줄 것이라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오히려 막연해질 때가 있다. 너무 거대하고 빠른 변화처럼 느껴져, 나와는 조금 떨어진 이야기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사실 나는 컴퓨터나 프로그래밍과 전혀 거리가 먼 사람은 아니었다. 오래전부터 직접 코딩을 해왔고, 내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연구 데이터를 분석해 논문도 다수 발표했다. 그래서 프로그래밍을 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에는 나름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AI를 이용해 무엇인가를 직접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은 쉽게 하지 못했다. 이미 치과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나 자신이 그 흐름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호기심보다 먼저 찾아온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내가 시대에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었다. 내게 전환점이 된 것은 아들이었다. 대학생인 아들이 AI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AI를
국민의 절반 가까이 단종의 비극적 죽음을 소재로 한 왕사남(왕과 사는 남자)을 관람했다. 폐위된 단종이 유배지인 영월의 청령포 호장 엄흥도와 마을 사람들이 어울리며 짧은 인생의 마지막 시기에 두려움과 공포의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는 어린 왕의 슬픈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를 보며 많은 관람객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불쌍한 단종... 태어난지 하루 만에 어머니 현덕왕후는 산후통으로 떠나고 세종의 장자이자 단종의 아버지 문종은 병환으로 즉위 2년 만에 세상을 떠났으니 의지할 부모 없이 어린 나이에 왕위를 물려받았지만 삼촌 세조의 권력욕에 억눌려 왕위도 빼앗기고 결국 유배지에서 죽임을 당하는 비운의 왕이다. 세조가 단종의 시신을 거둔 자는 삼족을 멸한다는 어마어마한 공포의 어명을 내려 그 누구도 시신의 근처도 가지 못했는데 엄흥도가 몰래 시신을 거둬 안장했고 그 일로 엄흥도와 후손들은 세조의 보복을 피해 성까지 숨긴 채 여러 곳으로 흩어져 힘든 삶을 살아왔다. 엄흥도의 용기와 희생이 있었기에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충심을 존경하며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었다. 영화를 통해 또다시 부각된 그런 위인의 묘가 영월에 안치되어 있지만 여러 가지 문서와 과학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