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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추천도서 - 애기애타(愛己愛他)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서울의 강남 한복판에는 도산공원이란 작은 공원이 있습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기념관이 있어서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선생님의 말씀들이 보입니다. 자연스럽게 그 말을 사색하면서 거닐 수 있습니다. 그 중 ‘애기애타’가 눈에 들어옵니다. ‘나를 사랑하고 남을 사랑하라’라는 의미인데,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 합니다. 이는 달리 말하면 나를 먼저 잘 돌보고 사랑할 수 있어야 다른 사람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현대인들은 비교할 만한 허상이 주변에 너무 많습니다. 보기 싫어도 나보다 잘나고 똑똑하고 멋있고 성공한 사람들은 계속 보입니다.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것들은 일부 차단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다른 몇 가지 방법도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자기애(自己愛)가 강해졌습니다. 책은 거울의 역할을 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의 모습을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자기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면 사랑할 수도 없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기애를 키울 수 있는 좋은 수단입니다. 이타적(利他的)인 사람은 자기애가 강한 사람에게서 나타납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을 제대로 사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에 보다 집중하는 태도 중요
삶의 밀도 높이는 일에 집중하면 삶도 풍요로워져

『밀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 더블북, 2021

 

내가 걸리지도 않은 병 때문에 이렇게 삶이 망가지고 있는 시기가 근래에 있었을까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빈부, 권력과 상관없이 모두의 일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당장 ‘나’의 일이 된 셈입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의 흐름에 맞춰가는 것도 힘들지만, 지속가능한 삶의 본질과 가치가 무엇일까 다시 고민하게 됩니다. 지금 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니 무엇을 할 수는 있는지 이 책은 많은 질문과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지속가능한 삶이란 마음의 평화와 행복, 건강, 환경, 신뢰와 존중처럼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에 더 집중하는 태도이자, 삶을 더 밀도 있고 풍요롭게 가꾸어감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상생의 고리를 만드는 생활 습관이며 주변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건강한 삶을 방해하는 요소를 예방하는 활동, 다음 세대까지 좋고 가치 있는 것이 이어지도록 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합니다.

 

지속가능한 집과 건축에 관한 이야기는 중간부터 나오지만, 이 부분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저자가 직접 집을 짓고 실천하고 있는 이야기를 먼저 듣고 나면 오히려 앞의 옷과 패션, 먹거리와 건강도 자연스럽게 잘 이해됩니다. 저자가 말하는 밀도 있는 삶은 의외로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의미 없고 가치 없는 것에 집중하느라 커진 공허함과 복잡함 대신 내 삶의 밀도를 높이는 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물론 말이 쉽지요. 하지만 자신이 가진 원의 넓이에 상관없이 밀도와 지속가능성에 집중한다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지리학자가 말하는 기후에 대한 이야기
지구 온난화 위협 등 현명한 대처 풀어내

『기후의 힘』 바다출판사, 2021

 

지리학은 지표상에서 일어나는 자연 및 인문 현상을 지역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과학의 한 분야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자연 및 인문 현상이라는 것이 너무나 광범위합니다. 그래서 지리학은 앞에다 뭘 갖다 붙여도 다 하나의 학문이 됩니다. 경제지리, 관광지리, 문화지리, 도시지리, 사회지리, 보건지리, 인구지리, 종교지리, 정치지리, 자연지리, 인문지리, 지역지리 등 이루 셀 수도 없습니다. 이런 지리를 연구하는 지리학자가 기후에 관해 이야기를 합니다.

 

기후에 연관된 것들에 대한 지리학자의 할 말은 얼마나 많을까요? 이 책이 그러합니다. 하지만 여타의 다른 기후에 관한 이야기와는 많이 다릅니다. 바로 연관된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많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20여 년간 한반도 고기후를 연구한 서울대 지리학과 박정재 교수입니다. 인류의 진화와 이동, 인류의 한반도 유입, 농경 문화의 전파, 송국리 문화의 일본 전파, 홍경래의 난 등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저자는 기후가 늘 우리의 운명을 결정해왔다고 말합니다. 끝까지 읽어나가는데에도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는 책입니다. 저도 사실 많이 건너뛰며 읽었습니다. 하지만 다가오는 지구 온난화의 위협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책은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진정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무엇일까 스스로에 던져
타인이 요구하는 삶 아닌 자신이 원하는 삶 위한 고찰

『이 선 넘지 말아 줄래요?』 한밤의책, 2021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저는 늘 생각했습니다. 이기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 말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진정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내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선’들이 생각났습니다. 그 선들을 보면 자기 자신보다 타인을 더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남에게는 친절하고 너그러우면서 나에게는 가혹하게 구는 거죠. 또, 자신을 남의 시선으로 평가하고 그에 맞춰 다그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상담사인데 만나본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그랬다고 합니다. 그들이 삶에서 부닥치는 많은 문제는 거기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남을 대하듯 나를 더 사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남이 먼저 나를 사랑해줄 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사랑하지 못하게 막는 상처, 단점, 생각 등과 선을 긋고 나를 바라보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는 오히려 가깝고 친밀한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는 말에 완전히 공감했습니다. 타인이 요구하는 삶을 사는 것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선을 넘어오는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얘기해야 합니다. “이 선 넘지 말아 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