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6 (월)

  • 구름많음동두천 23.5℃
  • 구름많음강릉 24.9℃
  • 구름많음서울 24.9℃
  • 구름조금대전 23.7℃
  • 흐림대구 21.3℃
  • 울산 20.6℃
  • 구름많음광주 22.4℃
  • 흐림부산 20.9℃
  • 구름많음고창 21.9℃
  • 흐림제주 23.7℃
  • 맑음강화 22.5℃
  • 구름많음보은 23.0℃
  • 구름많음금산 22.0℃
  • 흐림강진군 21.4℃
  • 흐림경주시 20.6℃
  • 흐림거제 20.2℃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아빠! 아빠가 60이 될 거라 생각해 봤어?

박병기 칼럼

첫 선을 본 것은 1998년 12월 말이다. 본과 3학년 기말고사를 마치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던 시기이다. 당시 59세인 아버님 소원은 환갑 전에 장남인 필자가 결혼을 하여 며느리를 맞이하는 것이었다. 말씀에 의하면 환갑이 지나면 세상과 인연을 마감할 운명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대학 2년 공보의 3년이 지나 결국 개업의 2년차에 지금의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였다. 2022년 9월 아버님은 93세이다. 지금도 책을 보시고 글을 쓰신다. 어머님께서는 작년 88세에 임종을 맞이하셨다.

 

40대 중후반부터 대부분 사람들은 노후 돌봄에 대한 걱정을 지니고 살아간다. 하나는 부모님의 돌봄에 대한 걱정이다. 일상생활을 하는데 장애를 갖고 있는 부모님을 집에서 직접 돌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족 중에 누군가가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희생해야 가능한 처지이다 보니 걱정이 태산이다. 돌봄 시설에서 모시자니 그건 불효자식인 것 같아 진퇴양난의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에 더하여 5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자신의 노후 돌봄에 대해서 걱정을 더 하게 되는 그야말로 돌봄의 먹구름이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형국에서 살아간다.

 

돌봄 시설에 입소하면 환자복을 입고 지낼 때가 대부분이다. 직원들이 깨우면 일어나고, 목욕시켜주면 하고, 옷을 입혀주면 입고, 먹으라고 하면 먹었다. 또한 돌봄 시설에서 정해주는 사람과 같은 방을 써야 한다. 감금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늙었다는 죄로 감옥에 갇힌 것만 같다. 돌봄이 필요한 분들도 아침에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식사를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사생활과 삶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싶어 한다.

 

50대 후반인 필자도 고관절 골절로 인해 8년여를 침대에서 생활하시던 어머님을 40대 후반부터 돌본 경험이 있다. 어머님께서는 10년 전 아침에 침대에서 내려오시다가 왼쪽 고관절 골절로 고생하시다가 2년 후 반대편 고관절도 골절되어 7년 동안 침대생활을 하셨다.

 

고령자 안전사고 발생 장소로 1위는 집이 60%가 넘는다고 한다. 문턱 등에 걸려 넘어지거나, 욕실이나 계단 등에서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침대나 의자, 옥상 등에서 중심을 잃고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낙상사고로 발생한 손상은 골절이 44%정도로 가장 많고 고령자는 골밀도 저하 및 근육량 감소 등의 요인으로 젊은 층에 비해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된다.

 

침대 생활을 하시는 어머님이 가장 힘들어 하시는 것은 몸이 아프실 때이다. 병원을 가실 때는 항상 동반자가 있어야 한다. 처음에는 아버님께서 동반하셨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 하셨다.

치과의원을 개업하고 있는 필자 또한 어머님을 모시고 병원에 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가까이 사는 형제가 있어서 형제들이 돌아가며 직장의 일정을 조절하여 병원에 모시고 다녔다. 2018년부터 2년간 안식년을 가졌던 이유 중 하나도 어머님 병간호 및 병원 동반을 직접하고 싶어서이다. 어머님께서 아무리 아프셔도 병원에 가시기를 꺼려하셨다. 장남인 필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반드시 다시 집으로 모시고 오겠다고 새끼손가락 걸고 엄지손가락으로 도장 찍어 약속을 하여야만 병원에 가셨다.

 

입원을 하셔도 조금만 상태가 좋아지시면 집에 가시자고 하신다. 일상복을 입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30년을 생활해온 집을 가장 편해 하신다. 집이야말로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느낌과 편안함을 주는 유일한 장소이다. 2021년 고관절 골절이후 10여년을 고생하시다 어머님께서는 2021년 9월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셨다.

 

연로하신 부모님께서는 두 분 모두 장애등급을 받아 시간제 도우미를 신청하여 도움을 받았다. 시간제로 돌보는 것에 대한 한계에 도달하여 종일 돌봄으로 바꾸었다. 종일 돌봄이 시작되면 경제적인 부담은 한층 늘어난다. 부모님께서는 당신들이 단명하실 운명이라며 60대 중반에 자녀들에게 재산 증여를 하셨다. 도우미와 부모님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인연을 찾는 과정은 시간이 필요하다. 어머님과 인연이 되어 돌봄을 하셨던 도우미께서 어머님이 임종하시고 지금은 아버님을 돌보고 계신다.

 

10년 전부터 낙상으로 인한 골절로 돌봄이 필요한 어머님을 모시면서 돌봄에 있어 의료와 복지가 필요함을 체험했다. 2020년 광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의료사협) 공동 준비위원장을 거쳐 지금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의료사협은 ‘광산형 지역사회통합돌봄’을 2년여 동안 실시하고 있다.

 

2021년 8월 30일 가정의학과 전문의(임형석 원장)가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우리동네의원을 개원하여 오전에는 일반 환자를 진료하고 오후에는 장애인 및 거동이 불편하신 분을 방문하여 진료한다. 개원 1년이 지났지만 병원 수입만으로는 적자다. 조합원의 출자와 의료사협의 취지에 공감하는 후원자 분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공공의료를 말하지만 공공의료를 하기에는 의료인에게 떠넘기는 희생이 너무 가혹하다.

 

의료사협에서는 광산구 위탁사업 늘행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늘행복센터에는 센터장 1인, 사회복지사 1인, 간호조무사 1인이 상주하고 14분의 간호사 분들이 방문건강관리 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재활치료사 1분이 계셔 가정에 방문하여 재활 치료를 한다. 2022년 7월 27일 재택의료 돌봄 휴블런스센터가 개설하여 센터장 1인, 상주 1인과 돌봄 6인이 병원에 가시는데 혼자서 갈 수 없는 분들과 동반하여 드린다.

 

노령이나 장애로 인해 이동에 불편함을 가지고 사시는 분들이 아프셨을 때 자신의 집에서 치료를 받고 방문 간호 및 재활과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의료사협의 목표이다. 병원 동반 서비스, 재택 방문 진료, 방문 간호, 재활치료 및 사회복지 돌봄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지금의 시스템에서 한 가지 더 하고 싶은 것은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가정에 설치해 주는 것이다. 10년 전 어머님 집에 안전사고 예방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었다면 하는 생각을 하여 본다.

 

아빠! 아빠가 60이 될 거라 생각해 봤어? 이번 어머님 기일에 참석한 20대 중반의 아들의 질문이다.

 

아니! 내 삶에 60이라는 시간이 다가올 거라 생각해 보지 못했다. 부모님의 노후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배우자가 건강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의 노후도 준비해야할 시기가 되었다.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한 환경조성 및 주의사항>

- 침대에서 안전 손잡이를 설치한다.

- 침실이나 욕실 화장실 계단 등 주요 공간에 안전 손잡이와 미끄럼방지 매트 등을 설치한다.

- 충분한 조명을 설치해 실내를 밝게 한다.

- 턱에 걸릴 수 있는 문턱이나 낮은 가구 등 위험 요인을 제거한다.

- 거동이 불편한 경우 고령자용 보행차 및 보행보조기구를 사용한다.

- 겨울철 빙판길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간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