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메타버스시대의 뜨거운 심장

스펙트럼

얼마 전 역사 시험 공부를 하고 있던 아들이 와서 투덜거렸습니다.

“엄마, 요즘 뉴스를 보니 이제 음성으로 챗 GPT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애플이 만드는 스마트 안경만 써도 단편적인 지식 같은 것은 1초 만에 검색이 되고 알게 되는 3차원 메타버스 세상이 올텐데, 이런 단순한 암기는 왜 해야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어.”

“음......그런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도 있듯이, 역사적으로 볼 때 기술의 변화는 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으며, 세상은 완만한 변화와 급격한 변화를 번갈아가며 거듭하였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세상은 어느 때보다 더욱 기술적 융합과 가치관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생각합니다. 이제는 누구든 한번쯤은 들어봤을 ‘메타버스’ 얘기를 새삼 아들에게서 듣고 나니,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듭니다.

 

많은 분들이 여러 미디어를 통해 ‘메타버스(Metaverse)’라는 단어를 들어 보셨을 텐데요. 정작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고 계신 분은 적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메타버스는 ‘Meta(초월)’와 ‘Universe(우주)’의 합성어로 현실과 연계된 가상세계를 통칭하며, 지금 급격히 현실에서 마주치고 있습니다.

 

이제 곧 우리는 메타버스 세상 안에서 물건을 사고 팔고, 가상의 이상형 아바타 이성과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그곳에 집과 건물과 땅을 사고 공간을 꾸미고 거기서 생활을 하는 시대가 온다고 합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이 메타버스 세상에선 가능하게 되는 거지요.

 

이러한 첨단 과학 기술의 덕분으로 우리의 삶이 훨씬 편하고 윤택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저는 겁쟁이처럼 이 놀라움에 앞서서 가까이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그리고 더 멀리 나아가 인류의 미래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가상 세계에서의 활동 시간이 길어지면 당연히 실제 세계에서 초래될 인간관계의 부재, 개인의 고립과 그로 인한 정신적 혼란, 황폐화 또 그 결과로 올지도 모르는 도덕과 사회의 혼란이 저는 두렵습니다. 물론 그때 되면 저는 세상에 없겠지만요.

 

이미 여러 분야에서 자신들의 전문적 영역에 이러한 메타버스 기술을 도입하여 관련 사업 활성화를 위해 많은 연구들을 하는 중이며, 치과 진료와 3차원 메타버스 진료라는 영역에서도 다양한 적용 방법과 혁신적인 메타버스 치과 진료 클러스터 사업을 연구중이라고 합니다.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한 3차원 구강스캐너와 증강현실(AR) 글라스 등 장비를 활용해서 디지털 치과 진료 기술 및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 등이 그 한 가지 예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놀랍고도 두려운 미래엔 많은 직업들도 인공지능(AI)으로 또 의료용 로봇으로 대체된다고 합니다. 그런 세상에서 살아남을 아니 더 나아가 더욱 각광받을 직업이 무엇일까 생각도 해보고, 또 우리 치과의사의 미래와 위상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단순한 지식의 전달자가 아닌, 지식과 임상경험과 판단과 지혜가 어우러진 소프트웨어 그리고 숙련된 기술의 하드웨어, 양자의 총체적 결과를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일들이 과연 인공지능(AI)이나 로봇에 의해 대체 가능할까요?

 

네,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바대로 저 역시 100% 대체는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미래엔 더욱 필요하고 가치가 있을 직업 그래서 우리의 후배들이나 또 자녀들이 계속 이어나갈 일들이기에 소명 의식을 가지고 우리 시대에 더욱 연구하고 발전시켜 물려줌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치의들의 작은 의무라고 생각해 봅니다.

 

변화하는 현실에 맞추어 우리의 지식과 기술을 개발시켜 가면서도, 하나 불변의 법칙이 있다면, 어떠한 인공지능이나 로봇도 가질 수 없는 그것은 바로 ‘자연치아를 아끼고 환자를 내 가족처럼 배려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기계는 가지지 못하는 뜨거운 심장을 가진 ‘치과의사’니까요.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