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치과와 치의학의 뿌리는 남한과 다를 수 없다. 그러나 해방 후 70여 년이 흘러 이질적인 체제로 인해 남북한의 구강보건의료체계는 크게 달라졌다. 우리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 치과, 치의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통일에 대한 인식과 시대적 환경도 변화한 지금, 북한과 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향후 한반도와 주변 범조선인의 구강건강과 바람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에 김정은 집권 이후 변화된 북한 치과, 치의학의 변화를 추적한 동향을 10회에 걸쳐 매달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나정원 박사

-現 서울평양뉴스 통일연구소 부소장

-고려대학교 북한학 박사

-주요 연구: 《해방후 한국기업의 사유화에 관한 연구》,

《소유잠재성으로 본 저출산의 원인과 대안 연구》

-저서:《소유잠재성-소유의 알고리즘과 획득가능성 고찰》,

《통일시대 가치창출이 기대되는 북한의 산업시설, 공장, 기업소》,

《북한의 레저·관광산업》,《북한투자가이드》,

《김정은시대 북한 기업 혁신 연구》

의료부문, 그 중에서도 치과부문에 있어서 산업적 접근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이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산업 발전은 경제적 풍요로움의 척도로 볼 수도 있고, 또 해당 부문의 발전정도를 가늠해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고도화되는 의료 부문 기기들은 해당 산업의 양적 파이를 키우고,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는 흐름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치과부문 역시 관련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임플란트 상용화 초기 반영구 치아를 가지게 된다는 기대에 다수 사람들은 거액의 치료비를 마다하지 않았고, 그 결과 치과부문 산업의 규모 역시 적지 않은 성장을 거듭해 왔다. 

김정은 시대의 북한도 마찬가지다. 김정은 집권 초기 북한의 치의학 부문에서는 외부로부터 치의학 설비들을 들여왔으나, 지금은 관련 산업들을 육성하여 자체 생산하는 것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북한의 평양치과위생용품공장 완공 사례를 들 수 있다. 2013년 10월 치과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류경구강병원 개원 뒤, 4년 만에 치아 위생을 위한 용품을 대량생산하는 공장까지 완공되었다.

GMP 인증을 획득한 치과위생용품공장은 2017년 6월에 완공되었다. 진공증류법에 의한 박하유 정제공정을 기본으로, 자동치분포장기, 분쇄기, 세척기, 치약자동계수기 등 설비와 강모사피로세기 측정장치 등을 갖추고 치약과 입냄새제거제, 가글액, 치아미백제, 치실, 혀긁개, 혀솔 등 치아 위생에 필요한 각종 위생용품들을 생산하는 중이다. 

다음으로는 2016년 제7차로 진행된 전국의료기구전시회에서 출품한 치과임플란트 공구를 들 수 있다. 전시회에는 평양의학대학병원에서 정밀도가 향상된 금속도가 높은 치과임플란트공구가 출품되었으며, 이후 상용화 되어 류경치과병원을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4년 뒤 2020년 11월 평안북도 향산군에 의료기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이 개건되었다. 완공 당시 공장에서 생산하는 의료기구는 치과종합치료기를 비롯하여, 이비인후과종합치료기, 수술대, 해산대, 진찰침대, 환자운반밀차 등 6종 이상의 의료기구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이후 40여 종의 의료기구를 생산하는 중이다. 

묘향산의료기구공장에서 생산한 의료기구들은 초기에 ‘삼지연군’을 ‘삼지연시’로 격상시키고, 종합병원 규모로 개원한 《삼지연시인민병원》에 집중적으로 공급된 바 있으며, 이후 전국 각지에 위치한 도·시·군 단위의 병원과 리 단위 진료소들의 의료장비들도 단계적으로 교체해나가는 중이다. 

※ 해당 기고는 2023년도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재원으로 통일기반구축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결과물임. 한동헌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 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