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칫솔질은 구강질환 예방의 기본적인 방법으로, 전동 칫솔은 이를 보다 효과적이고 편리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강관리 도구이다. 전동 칫솔은 단순한 기계적 도구를 넘어, 스마트 기술을 접목하여 구강 건강을 향상시키는 필수적인 의료기기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전동 칫솔은 다양한 기술적 요구사항을 충족하며 제조되고 있으며,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규정한 국제표준 문서를 통해 세부적인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있다.
국제표준을 관장하는 ISO의 치과전문위원회(Technical Committee, TC 106) 중에서 구강관리용품(Oral care products) 소위원회(SC 7)에는 총 10개의 작업반(Working group)이 존재한다. 이번 호에서는 SC 7의 10개의 작업반(수동 칫솔, 전동 칫솔, 치약, 구강양치액, 치간 칫솔, 치실, 불소 바니시, 치아미백제, 의치접착제, 구강관리용품 분석 방법) 중에서 전동칫솔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전동 칫솔의 국제표준은 2005년도에 1판이 발행되었으며, 2020년도에 2판이 발행되었다(ISO 20127, Dentistry-Powered toothbrushes-General requirements and test methods). 국내에는 2009년도에 처음 KS 표준으로 제정되어 발행되었으며, 2021년도에 개정되었다. 해당 문서에서는 전동 칫솔의 안전성, 효율성, 내구성, 전기적 안정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준을 제시하며, 국제표준(ISO 20127, IEC 60335-1)과의 연계를 통해 국내 제조업체와 소비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 전동 칫솔의 구성 요소와 작동원리
전동 칫솔은 크게 칫솔 머리(brush head), 손잡이(handle), 동력부(power unit)로 구분된다. 칫솔 머리는 물리적 세정과 관련된 부분으로, 강모(filament)와 강모다발(tuft)로 구성되며, 강모 형태와 배열은 청결도와 안전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손잡이는 사용자의 그립감을 높이기 위한 인체공학적 디자인과 전자부품 보호를 위한 내구성이 요구된다. 동력부는 칫솔 머리를 움직이는 핵심적인 구성 요소로, 배터리, 모터, 진동 또는 회전 메커니즘이 포함된다.
전동 칫솔의 대표적인 작동 원리에는 회전-진동 방식과 음파 방식이 있다(그림 1). 회전-진동 방식은 Oral-B의 주요 기술로, 원형 칫솔 머리가 좌우로 회전하면서 동시에 진동을 통해 플라그(치태)를 제거한다. 이 방식은 치아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세정하는 데 효과적이며, 강력한 세정력과 세밀한 치아 관리가 장점으로 꼽힌다.
음파 방식은 Philips의 Sonicare 제품에서 사용되며, 칫솔머리가 좌우로 진동하여 치아 표면과 잇몸 라인에 형성된 플라크를 부드럽게 제거한다. 이 기술은 세정액과 침을 미세 거품으로 만들어 치아 사이와 잇몸 아래까지 깊숙이 도달하도록 돕는다. 민감한 치아와 잇몸을 가진 사용자에게 적합하며, 부드럽고 효율적인 세정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 전동 칫솔의 요구사항
국제표준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동 칫솔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물리적 안정성, 강모 다발 유지력, 기계적 강도, 화학적 안정성과 더불어 전기적 안정성에 대해 요구하고 있다.
- 합격-불합격 기준: 제조된 그대로의 전동 칫솔 8개 샘플을 시험하여 모두 합격하여야 제품이 합격으로 간주된다. 만약 하나라도 불합격이면 추가로 8개 샘플을 시험한다. 16개 중 2개 이상의 불합격 제품이 나오면 전체 제품은 불합격 처리된다. 이 기준은 전동 칫솔의 일관성과 품질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설정되었다.
- 물리적 검사: 전동 칫솔의 모든 구성 요소와 부속품은 완전하여야 하며, 눈에 보이는 오염이 없어야 한다. 칫솔의 표면은 날카롭거나 거친 면이 없어야 하며,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하여야 한다. 이 검사는 육안으로 진행하며, 촉각으로 날카롭거나 거친 면을 탐지한다.
- 강모 다발 유지력: 강모 다발의 제거력은 최소 15N 이상이어야 하며, 이를 통해 강모가 사용 중에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보장한다. 디지털 힘 측정기와 강모 고정 클램프(그림 2)를 사용하여 강모 다발을 장축 방향으로 당겨 제거력을 측정한다.
- 기계적 강도: 전동 칫솔의 손잡이와 머리는 충분한 기계적 강도를 가져야 한다. 이는 일상적인 사용 중 손잡이와 머리가 변형되거나 파손되지 않아야 하며, 특히 높은 압력이나 반복적인 충격에도 내구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이러한 강도는 제품의 안전성과 사용자의 신뢰를 보장하는 핵심 요소로, 실험실 조건에서 지속적인 압력 및 충격 테스트를 통해 확인된다. 손잡이와 머리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여 내구성을 평가하며, 변형이나 파손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 화학적 안정성: 전동 칫솔은 화학적 노출 시험 후에도 손상 없이 본래 기능을 유지하여야 하며, 표면에 날카롭거나 거친 면이 없어야 한다. 다음과 같은 화학 약품(에탄올, L-카르본, L-메탄올, 라우렐 황산나트륨, 글리세린 및 3등급 물)으로 혼합한 용액에 칫솔 머리를 24시간 침적한 뒤 헹구고, 스프링 작동 충격 시험을 시행하여 평가한다.
- 전기적 안정성: 모든 전동 칫솔은 KS C IEC 60335-2-52에서 정의된 전기 구강 위생 기기의 전기적 안정성 요구사항을 충족하여야 한다. 이 요구사항은 과열 방지, 전기적 충격 방지, 누전 방지 등 안전성과 관련된 핵심 항목을 포함한다. 특히, 전동 칫솔의 배터리 및 충전 시스템은 장시간 사용과 반복 충전에 대한 안정성을 보장하여야 하며, 전자기 간섭(EMC) 테스트를 통해 다른 전자기기와의 간섭이 없음을 입증하여야 한다. 이러한 안정성은 사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 국내 전동 칫솔 관리 및 발전 방향
현재 대한민국에서 수동 칫솔은 2023년도 위생용품 관리법 개정 이후 위생용품으로 분류되어 식약처 관리 대상으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전동 칫솔은 여전히 공산품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의무적인 안전성 검사가 요구되지 않는 실정이다. 제조사들은 자체적인 품질 검사를 통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나, 국제표준에 따라 안전성과 효율성을 평가하고 인증받은 제품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과 음파기술, 압력 센서 등의 신기술을 탑재한 다양한 전동 칫솔 제품이 출시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지게 되었지만 동시에 품질과 안전성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동 칫솔의 사용 비율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편리성과 구강 건강 개선 효과로 인해 점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체계적인 품질 관리와 규제 기준이 필요하다. 국제표준의 지속적 개정을 반영함과 동시에 이를 국내 실정에 맞게 조정하여, 국내 법규와 연계된 안전성 및 효율성 보장 체계를 마련하여야 한다.
특히, 치과 전문가는 이러한 발전 상황에 발맞춰 전동 칫솔에 대한 최신 정보를 숙지하고, 환자들에게 적합한 제품 선택과 올바른 사용법을 안내하여야 한다. 또한, 국제표준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의 구강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근거 기반의 조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전동 칫솔은 단순한 생활용품을 넘어 개인 맞춤형 구강 관리 도구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