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AI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인공지능이란 용어는 지금 읽고 계시는 선생님들도 어렸을 때 만화나 영화에서 이미 사용되어온 용어입니다. 그리고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후, 딥러닝(Deep Learning, 심층학습) 이란 용어가 널리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당시 2016년 9월 조교수로 임용되어 치아 사진을 이용하여,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이미지를 분류하는 것을 연구 과제로 내어 당시 딥러닝 관련 교육 과정을 이수했습니다. 당시 딥러닝을 이용해 이미지를 가상으로 생성하는 기술들이 초창기 단계로 등장했고, 텍스트마이닝은 문장을 분석하고 어떻게 문장을 생성하는지 등에 관한 연구들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딥러닝 기술의 한계는, 고품질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이미지를 잘 분류할 수 있으나 다른 데이터 세트에서는 동일한 성능을 내기 어렵고, 데이터 구축의 어려움 등이 존재했다는 점, 그리고 이미지나 텍스트 생성이 전문가들만 접근 가능한 영역이었으며 그 결과물의 품질도 좋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22년 말 ChatGPT로 대표되는 LLM(Large Language Model, 대형 언어 모형)의 초창기 버전이 등장하고, 이 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글과 사진을 넘어 동영상과 음악을 만드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막연히 이전에 생각했던, 치과에서 진단 시 활용하는 임상사진이나 방사선 사진 외에도 과거 기록과 개인의 유전자 및 생활습관을 포함하여 질병을 예측할 수 있다면, 그것을 LLM이 아닌 LMM(Large Multimodal Model, 대형 다중모달 모형)으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대한 데이터 세트 구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치과보다 훨씬 규모가 큰 산업에서는 이미 이를 적용하여 암 치료법 선택 등의 기술을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도입하고 있으며, 기계적인 부분만을 고민했던 로봇공학에서는 이 기술을 적용해 더 인간과 가깝게 사고하고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빅데이터 AI 분석을 하는 미국의 한 회사는 미국방부와 계약을 맺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실제로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AI 기술은 미국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던 중, 중국도 딥시크(DeepSeek)라는 수준 높은 기술을 선보여 충격을 주었고, 이에 원조로 평가받는 오픈AI사는 ChatGPT에서 최신 모형 및 딥 리서치(Deep Research)를 공개하면서, 이제는 전문적인 보고서 및 논문 작성에도 더 높은 품질로 보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이전에 O1 Promode를 사용하여 2분짜리 비디오의 음성을 추가하고 편집하는 기능을 활용해 보았는데, 매우 세심하게 초안을 잘 만들어 주었습니다.
ChatGPT를 23년 5월부터 사용해왔고, 세미나 준비를 하며 느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핵심적인 부분만 제가 고민하면 나머지 세세한 부분에 대한 고민은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세세한 부분을 더 구체적으로 고민할 때는 사용자에 따라 그 품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2년 정도 지속적으로 사용해 보면서 느낀 바에 따르면, 이 기술의 발달 속도가 상당히 빨라 곧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라고 불리는 AI비서가 등장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딥러닝과 LLM이 등장하더라도, 외과적 술식이 기본인 치과에서는 해당 기술의 적용이 매우 늦게 이루어지겠으나, 현재와 같이 로봇을 물리적 AI(Physical AI)라고 부르며 이 분야의 기술이 고도화되면 가사 및 돌봄 노동에도 활용될 수 있고, 신생아나 노인의 돌봄이 가능할 정도로 정교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면 이후 치과에도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치과보다 시장이 더 큰 분야에 먼저 적용되겠으나, 이후 치과에서도 석션 팁을 잡고 리트랙션을 하는 간단한 진료 보조부터 치아 제거 및 임플란트 시술 보조까지 가능한 시대가 10~20년 내에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AI는 단순히 연구나 기술의 영역을 넘어,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핵 개발로 시작된 맨해튼 프로젝트와 같이 국가의 패권을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AI 연구 초기에는 사용상의 부작용 또는 비윤리성 등을 고민하는 부분이 많았지만, 이제는 누가 이 기술을 선점하느냐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에 기술 개발 및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치과계에도 많은 혼란이 예상되기에, 이 흐름을 유심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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