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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삶>
행복을 보는 눈
<이정우 목사·기쁨의 교회 담임목사>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딸애 때문이다. 이 아이에게 나는 이따금씩 이렇게 묻는다. “너 요즘 행복하니?”하고. 그러면 딸애는 늘 같은 대답을 한다. “예, 행복해요. 아빠!” 오늘도 물었다. 그리고 밝게 웃으며 답하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었다. “예, 행복해요. 아빠!” 참 신기하다. 이 아이는 매번 거의 똑같은 대답을 한다. “예, 행복해요. 아빠!” 늘 그렇다. 이유도 우습다. 아주 단순하다. 맛있는 것 먹어서, 선생님께 칭찬 받아서, 재미있는 책 읽어서, 아프지 않아서, 엄마 아빠가 있어서…. 뭐 이렇다. 사실 우리 집은 여러모로 궁핍하다. 집도 좁고, 텔레비전도 작고, 아이들 방도 없고, 책상도 없고, 에어컨도 없고…. 교회를 개척하는 바람에 초등학교 4학년 아이를 월 용돈 사천원으로 살게 하고 있다. 아이들을 보면 늘 미안하고 애비로서 죄스런게 사실이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참 좋은 축복을 주셨다. 아이들에게 ‘행복을 보는 눈’을 주셨다. 작은 것 속에서 기쁨과 즐거움의 제목들을 발견해 내는 탁월한 능력을 선물로 주셨다. 오늘도 딸애는 한 아이의 집에서 초대를 받았다고 행복해 했다. 하룻밤을 같이 자기로 했다며 즐겁게 뛰어갔다. 난 이 아이의 눈이 참 부럽다. 행복은 발견하는 것이 아닐까. 얼마 전에, 서구 선진국이나 일본 사람들보다 동남아나 아프리카와 같은 후진국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더 높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외적 환경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행복은 객관적인 삶의 질보다 주관적인 눈에 의해 더 좌우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 행복의 완벽한 조건이란 없다. 또 개인마다 바라는 행복의 조건도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는 중요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므로 행복이란 내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어떻게 느끼고 보느냐의 문제다. 리차드 범브란트 목사는 사람의 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한 그림을 소개함으로써 설명했다. 그 그림에는 아름다운 꽃이 꽂힌 화병이 책상 위에 놓여있고 그 옆에는 사람의 목을 자르는 끔찍한 장면을 보여주는 텔레비전이 있다. 그런데 그림 속의 가족들은 끔찍한 화면의 텔레비전만을 바라볼 뿐 누구도 아름다운 꽃을 보지 않는다. 실제로 사람들의 눈은 끔찍한 것, 불행한 것에만 주목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소식만을 골라 방영하는 뉴스를 보면서 ‘세상 참 살맛 안 난다’고 혀를 찰 뿐, 바로 옆에서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나를 즐겁게 해주고자 요리를 하고 있는 사랑스런 아내의 뒷모습을 보지 않는다. 사람마다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것이 맘속에 있다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사는 모습을 보면 말과는 다르다. 실제로는 외적인 조건을 모으는데 몰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돈을 버는데 사용한다. 돈으로 행복을 사려는 숨겨진 동기가 마음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라 불리는 상품은 결코 없다. 행복은 보는 것이다. 발견하는 것이다. 제롤드라는 사람의 말이 참 재밌다. “행복이란 우리 집 화롯가에서 성장한다. 그것은 남의 집 뜰에서 따와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남의 집안 들여다 볼 필요가 없다. 오늘 나의 집안을 한번 천천히 둘러보자. 화롯가의 온기처럼 모락모락 피어나는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일 딸아이가 오면 물어봐야겠다. 또 무엇을 보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