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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삶>
테러리즘의 뿌리
<이정우 목사·기쁨의 교회 담임목사>

2001년 9월 11일. 이날은 미국 역사에 치욕적인 날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지난 1941년에 받았던 진주만 기습을 무색케 하는 엄청난 테러가 미국을 강타했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심장부, 군사적 힘과 경제적 힘을 상징하는 펜타곤(국방부) 건물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자살특공대로 보이는 테러집단에 의해 납치된 민간항공기의 가미가제식 공격을 받고 처참하게 붕괴되었다. 너무나도 놀랍고 충격적이다. 화염과 검은 연기에 덮인 110층 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거대한 먼지 덩어리를 내뿜으며 맥없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지금까지의 사태진전에 비춰볼 때, 이번 사태를 주도한 얼굴 없는 자들은 미국에 자신의 실체와 힘을 과시, 그들의 목표와 목적을 관철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테러리즘의 신봉자들임에 확실하다. 테러리즘의 무서운 얼굴에 전율을 느낀다. 테러리즘(Terrorism)에 대해 찾아보았다. 미국 국방부의 1986년의 정의에 의하면 “정치, 종교, 이데올로기적 목적 달성을 위해 정부나 사회에 대한 위압 혹은 협박의 수단으로 개인이나 재산에 대해 비합법적인 힘이나 폭력을 사용하거나 협박하는 것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왜 이런 짓을 하는 것일까. 그 원인에 대해서 사회 심리적 측면에서 설명한 테드 거(Ted R. Gurr) 박사의 ‘상대적 상실감 이론(Relative Deprivation Theory)’이 돋보인다. ‘좌절-공격 이론’(Frustration - Aggression Theory)으로 지칭되는 그의 ‘상대적 상실감 이론’은 ‘기대와 실익간의 괴리’ 또는 ‘가치 기대와 가치 능력간의 차이’에 대한 인식을 말하며, 개인적일 수도 있고 집단적일 수가 있다고 한다. Gurr 박사는 “만약 사회적 욕구 형성도가 사회적 욕구 만족도를 훨씬 초과할 경우 여기에는 결과적으로 사회 심리적 좌절감이 형성되고, 이것은 곧 폭력적 사태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 주장에 의하면, 세계사의 흐름에서 소외되어 왔고 국내적으로 지배계급의 피동적 객체였던 제3세계 민중이 정치적 독립이 달성되고 근대화되는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끼는 상대적 상실감의 돌파구를 폭력에서 찾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테러리즘의 원인인 사회 심리적 상실감의 뿌리를 당연히 개인 심리적 상실감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뿌리가 아담과 하와의 첫 아들이었던 가인에게서 비롯되었음을 성경에서 발견한다. 가인의 상대적 상실감은 무엇이었던가. 가인은 아담과 하와의 장남이었다. 그에게는 동생 아벨이 있었다. 어느 날, 가인과 아벨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게 되었다. 제사는 죄인인 인간이 죄를 씻고 하나님과 교제하는, 요즘의 예배라고 할 수 있다. 아벨은 양을 치던 사람이었으므로 자신의 죄를 대신해서 양을 잡아 제사를 드리며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죄인인 자신을 용서하실 하나님을 믿었다. 가인도 제사를 드렸다. 그는 농사하는 사람이었으므로 농작물로 제사를 드렸다. 그러나 가인에게는 죄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인격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 서로 믿지 않고 교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믿지 않고 사랑을 나눌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하나님은 아벨의 제사는 받고 가인의 제사는 받지 않으셨다. 아벨은 하나님과의 사랑을 얻었지만 가인은 그것을 잃고야 말았다. 하나님의 사랑을 잃는 것, 그것은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이다. 이것이 가인의 마음을 괴롭게 했다. 어느 날 가인은 들에 있던 아벨의 등뒤로 가서 그를 돌로 쳐서 죽였다. 인류최초의 테러였다. 그 테러의 원인은 하나님의 사랑을 잃어버린 상대적 상실감이었다. 모든 사람에게는 부인할 수 없는 테러욕구가 있다. 잃어버린 영적인 사랑에 대한 상실감에 몸부림치는 영혼이 있기에…. 영적인 상실감, 이것이 테러리즘의 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