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는-도시에도 있지만- ‘이동 치과병원’이 있습니다.
새로나온 최첨단의 의료장비냐구요? 물론 첨단의료장비 중에도 있습니다만. 그것보다 더 많은 이동 치과병원은 소위 ‘돌팔이’, ‘머구리’라고 하는 무면허의료업자를 말하는 것입니다.
사사로 이를 해 넣는다는 말 들어 보셨습니까?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소문으로 이를 해 넣을 대상자를 물색한 다음 가정집에서 졸렬한 장비로 보철물을 제작하고 돈을 받고 사라집니다.
보건지소에 한 아주머니가 왔습니다. 입안 상태가 말이 아닙니다. 치아뿌리만 남은 것이 열 개를 넘습니다. 이제껏 치과를 한번도 안 갔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 수 있습니다.
치아뿌리를 빼고 이를 해 넣고 싶다고 하십니다. 외상후유증, 감염의 우려로 하루에 3개 이상은 잘 빼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또 오셔서 빼달라고 하십니다. 설명을 또 하고 돌려보냅니다. 이틀이 멀다 계속 오십니다. 결국 뿌리를 다 빼고 나니 3개의 치아와 치아뿌리 1개만 남았습니다.
“아주머니, 이제 더 뺄건 없어요. 남은 이로 이를 해 넣으면 됩니다.”
“어, 이 다 빼고 오라고 하던데요?”
“......”
전 그런 말 한적 없습니다. 뺄 필요도 없는 치아입니다.
“누가요?”
“이 해주는 사람이요.”
“그 사람이 누군데요?”
“몰라요. 이 잘하는 사람이라던데요. 여기 안 살아요.”
돌팔이가 잘못해서 망가진 보철을 제거하고 다시 하는 환자들의 후회를 안타깝게 여기면서 뒷치닥거리하기도 신물이 날 지경인데 이제 환자 상태를 망가뜨리면서 양심의 가책받으면서 ‘돌팔이님 보철 잘하십시요’하고 갖다 바치기까지 해야 합니까?
돌팔이를 근절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