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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삶>
<이정우 목사·기쁨의 교회 담임목사>
사소한 습관에 대하여

“이번에는 꼭 끊고야 말겠다.” 전국적으로 금연 열풍이 뜨겁단다. 끽연가들이 으레 연초에 해보는 다짐들이지만, 올해만큼은 다르단다. 회사에서는 흡연과의 전쟁이 선포되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금연을 유도하기 위하여 교사들이 앞장서고, 가정에서는 건강한 남편과 아빠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실랑이가 심상치가 않단다. 참 반가운 소식이다. 금연열풍을 몰고 온 사람은 아무래도 코미디언 이주일 씨가 아닌가 싶다. 이씨가 폐암을 앓고 있다는 소식 말이다. 어느 날 갑자기 산소호흡기를 의지한 채, 주검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얼굴로 브라운관에 나타난 그를 보고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잠시 외도했던 정치에서 돌아와 코미디 황제의 자리로 복귀하려고 준비하던 어느 날, 그는 몸이 좀 이상해서 병원을 찾았다가 담당의사로부터 폐암진단과 함께 “주변을 정리하라”는 선고를 듣게 되었단다. 발병원인은 다름 아닌 담배. 연예인으로서 살면서 습관적으로 담배를 즐겼단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사소한 습관이 병을 유발하고 키운 것이었다. 자신의 몸 속에 암세포가 퍼지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된 지 두어 달, 이씨는 문병 온 사람들에게 금연을 충고하기 시작했다. 흡연이라는 이 사소한 습관이 얼마나 인생을 비참하게 망가뜨렸는지를 보여주었다. 일곱 살 된 외손녀가 클 때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이 소원이라는 그의 호소가 끽연가들의 가슴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그의 외침은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비단 담배뿐이랴. 그는 지금 우리에게 잠시 인생의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일상을 둘러보라고 권하고 있다. 그리고 훗날 눈덩이처럼 불어나 자신을 삼켜버릴 사소한 습관들에 대해서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 같지 않은, 사소하지만, 나쁜 습관들이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자신을 몰락시키고 있는지를…. 사소한 습관, 그것은 때때로 인생을 곧잘 파괴한다. 어느 날 한 교수가 화장실에 낙서하고 있는 동료 영문법 교수를 보게 되었다. 그는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아니 여보게, 자네가 화장실 벽에 낙서를 하다니. 난 자네가 그런 사람인 줄 정말 몰랐네.” 당황한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오해하지 말게. 난 단지 문법을 고치고 있는 것 뿐일세.” 그리고 그 습관은 일단 고착되면 뽑기 어렵다. 한 스승이 제자를 데리고 산에 갔다. 스승은 제자에게 세 그루의 나무를 보여주며 뽑으라고 말했다. 심은 지 얼마 안 되는 첫 번째 나무는 쉽게 뽑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1년 된 나무. 제자는 힘들어 겨우겨우 뽑았다. 세 번째는 심은 지 오래된 나무로 아무리 애써도 뽑을 수가 없었다. “도저히 못하겠는데요.” 제자가 말하자 스승이 강조했다. “습관이라는 것도 이와 같다.” 성경은 그래서 이렇게 권하고 있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좇는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오직 심령으로 새롭게 되어... 새 사람을 입으라.” 경구를 음미하며 나의 사소한 습관들을 돌이켜본다. “나는 조금씩 당신을 좀먹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당신은 사로잡힐 것입니다. 나는 한번 붙으면 거머리처럼 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당신을 게으름뱅이로 만들고, 병자로 만들고, 당신으로부터 아내의 사랑을 빼앗고, 아들딸의 존경을 가로챌 것입니다. 친구를 떠나가게 하고, 무서운 고독에 몰아 넣으며, 허탈 속에 빠진 염세주의자로 만들 것입니다. 당신의 혀를 사납게 하고, 당신의 눈을 음탕하게 하며, 당신의 입을 한숨의 샘으로 만들 것입니다…. 당신을 파괴하고 지옥으로 끌어당기는 나의 이름은, 사소하지만, 나쁜 습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