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파리들이 침팬지나 원숭이 같은 유인원으로부터 인간에게로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전파시킨 매개체일 가능성이 있다는 독일 연구진들의 보고서가 지난 16일자 영국의 과학주간지 ‘뉴 사이언스"에 발표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기존의 HIV가 종간 장벽을 뛰어넘는 동물성 바이러스로 챔팬지와 원숭이가 HIV를 전파시킨 매개체일 가능성이 있다는 기존의 학설을 뒤집은 것.
연구진들은 “아프리카에서는 전통적인 사냥으로 잡은 원숭이 고기가 야외시장에서 거래됐는데 이 과정에서 피가 묻은 원숭이 고기에 흡혈파리 떼들이 몰려들어 바이러스에 감염된 침팬지 등의 피를 빨아들인 후 다시 사람의 피를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HIV를 전파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흡혈파리들인 경우 사람의 피부에 상처를 내 피를 빨아들인 뒤 다시 이 피의 일부를 사람 피부속에 내뿜는데 이 피가 상처에 괼 경우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 많은 흡혈 곤충들 중에 특히 흡혈파리를 전파 매개체로 지목한 이유는 모기와 같은 다른 흡혈곤충들은 빨아들인 피를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소화효소에 의해 바이러스가 모두 죽게 돼 피속의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는 반면 흡혈 파리인 경우는 빨아들인 피를 다시 내뱉는 소화기관의 일부에 소화효소가 없다는 것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강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