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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소리>
오랜 단짝
이승호 원장(가톨릭 치과의원)

지난 주말, 신기한 일 하나가 있었다. 토요일이 되자 왠지 조금씩 가라 앉는 느낌의 디프레션… 기계처럼 움직이며 별 오차 없어 보이는 나날들인데… 그러나, 그 분위기가 천천히 반전되는 일이 있었다. 내 오랜 단짝이 멀리서 찾아온 것 이었다. 오랫만에 함께 지내면서 다시 건강한 평형을 회복하고 있었다. 그동안 딴에는 나도 비교적 훌륭하게 균형감각을 유지해 왔는데…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 사실 한가지는 그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고 있었다. 밥먹고 술마시고 이런 저런 세상 이야기... 옛날의 패기와 남달랐던 기백보다는 오히려 어색한, 그러나 곧 익숙하여질 친구의 부드러움을, 그냥 슬며시 바라만 보았다. 대신에 나는 자주 웃기로 했다. 그런대로 봐줄 만한 것이, 우째 그 친구가 무척 대견스럽더라… 늘 어른같은 그 사람도 주체하지 못할 나름대로의 스트레스가 분명 있기는 할 것이다… 남달리 소박하면서도 훌륭한 성품으로 항상 인내하고 노력하는… 그리고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책임과 의무에 매달리는… 언제나 현명한 그 친구… 우리, 철없고 고집이 앞서던 시절,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듭하던 기억들이 몇가지 생각났다. 왜 지금은 그토록 아름답고 마냥 그립기만 한 것일까... 그 많은 어리석던 기억들이… 나는 이제 여기가 그래도 편하고, 그는 우리가 자란 곳 대구가 더 마음 편할 것이다. 야… 너희 둘 혹시 호모아니냐? 옛날 자주 붙어다니다 이런 소리까지 듣기도 했었지만 이제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면서 꿋꿋하게 살아가게 되었다. 방금, 택시에 태워 서울역으로 보내면서 우리는 꽤나 그런대로 폼나게 두번씩이나 했던 작별인사를 한번 더 손 크게 흔들었다. 인간의 고독함과 영혼의 고귀함… 순수 의지의 강인함과 뜨거운 사랑의 진실을… 언제나 스스로 간직할 일이다. 잠자코 머리 반드시 하고 눈은 적당히 내려뜨고 잔잔한 호흡을 계속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