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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삶>
골프공과 자식은 닮았다?
<이정우 목사·구리 기쁨의 교회 담임목사>

대통령의 아들들이 또 말썽이다. 전(前) 대통령의 아들이 나라를 손바닥에 놓고 떡 주무르듯 하다가 결국 그 아비가 온 국민 앞에 사죄했던 일이 어저께 같은데 말이다. 조사를 끝내봐야 알겠지만, 이번에는 세 아들이 몽땅 가십거리에 휩싸여 있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란 말도 있건만,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지…. 정치 9단의 아들들이 이 모양인 것을 보면, 역시 자식 농사는 정치에 비할 게 아닌가 보다. 호부견자(虎夫犬子), ‘아버지는 호랑이 같은 데 자식은 개 같다’는 말이 있다. 또 서양속담에 ‘아비 만한 자식 없다(Clergymen’s sons always turn out badly)’는 말도 있다. 아버지는 인물인데 아들이 변변치 않은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소나무나 잣나무 아래에서는 풀이 번식하지 못하듯이, 사회적으로 명성이 높은 사람의 자식 치고 괜찮은 애가 많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훌륭한 지위나 사회적 명성을 얻은 사람들의 자식들 중에 부모의 품격에 걸맞지 않는 행동을 하다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버지가 불철주야 노력하여 만들어준 재산을 서로 더 많이 먹겠다고 형제간에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사람들이나, 또 아버지는 ‘칼국수’로 식사를 하는데 아들을 ‘룸살롱’을 헤매고 다니면서 하룻밤에 천 만원을 쓴 사람이 그들이다. ’자식 겉 낳지 속은 못 낳는다’는 말이 있다. 서양에서는 성직자의 자식 중에 ‘망나니’들이 많이 나와서 하는 말이란다. 부모는 그 신앙과 삶이 정직하고 바른데 자식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던가 보다. 동양에서는 자식이 부모 앞에서 자신을 낮추어 ‘불초(不肖)’라고 한다. 부모를 닮지 않아 어리석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러한 불초들은 중국의 훌륭한 임금의 대명사로 쓰이는 요(堯)나 순(舜)임금에도 있었다. 요 임금에게는 단주(丹朱)라는 어리석은 아들이 있었고, 순 임금에게는 상균(商筠)이라는 불초가 있었단다. 이들 단주나 상균은 자기 겸사(謙辭)를 위한 불초가 아니라 진짜 ‘망나니’로서, 부모의 속을 태운 못난 자식들이었다고 전해진다. 공자의 아들 백어(伯漁)는 “당신은 아버지로부터 특별한 가르침을 받았느냐?”는 물음에 “별로 배운 바가 없다”고 했다. “재주가 있건 없건 부모는 항상 제 자식이 제일 잘났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라고 일갈했던 공자도 자기 자식은 믿었던지 철저하게 가르치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맹자조차도 “자식의 잘나고 못남은 다 하늘의 뜻이다”라고 하였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를 일깨워주었던 동양 최고의 스승들도 자식문제만큼은 두 손 두 발 다 들었던 셈이다. 맨손으로 시작하여 세계적인 대재벌을 이루고 죽은 어떤 사람의 말이 재미있다. “지금까지 하고 싶은 일은 마음먹은 대로 다 이루었습니다. 그렇지만 딱 두 가지는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골프 공을 마음먹은 방향대로 치는 것과 자식을 내 뜻대로 키우는 것이 그것입니다. 골프공과 자식은 닮았습니다.” 참으로 위대한(?) 깨달음이다. 자, 또 가정의 달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위해서, 부모들은 또 값진 선물을 준비해야 할 때다. 눈을 뜨면, 조간신문에 끼여 들어온 약삭빠른 백화점 홍보지가 오늘도 우리의 눈을 현혹하고 있다. ‘골프공 같은 자식 만들기’에 딱 좋은 것들을 선전한다. 무엇을 선물할 생각인가? ’기독교 가정사역’을 하는 어떤 분의 말씀이 기억난다. “행복한 부부가 만들어 내는 건강한 가정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은 결코 없습니다.” 이것은 아주 정확한 지적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래서 이 땅에 최초의 기관으로써 가정을 만드셨다. 사람을 만들어 내는 가정을 최우선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행복한 부부의 건강한 가정에서는 결코 ‘골프공 같은 자식’이 나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