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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삶>
행복의 방을 지켜라
<이정우 목사·구리 기쁨의 교회 담임목사>

한 달간의 축제가 끝났다. 지난 한 달 동안 우리의 마음은 운동장과 길거리에 있었다. 붉은 전사가 되어 거친 숨을 토해내고, 붉은 바다가 되어 대하(大河)처럼 출렁거리며 흘러왔다. 오천년 묵은 한을 다 씻기라도 하려는 듯, 격정적인 감격과 흥분을 토해내며 불타는 열정을 즐겼다. 이제 요란했던 그 ‘6월의 잔치’가 끝났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요란한 디스코텍을 빠져 나온 것처럼 갑자기 몰려든 고요 앞에 당황하고 있다. 소위 금단현상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단다. 텔레비전 앞에서 괜히 리모콘을 눌러대고 있는 사람, 깊은 밤에도 잠 못 이루는 사람, 좀처럼 자기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 알 수 없는 불안과 초조에 시달리는 사람…. 현대인은 ‘요란한 즐거움’을 좋아한다. 그래서 고독을 견디지 못한다. 아니 고독 그 자체를 불행이라 진단하기도 한다. 1908년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제임스 해밀턴 박사의 사무실로 수척한 모습의 환자가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우울증에 걸렸습니다. 고독 때문에 더 이상 살 수 없습니다. 어디서도 행복과 기쁨을 찾을 수 없습니다. 박사님이 도와주시지 못하면 저는 죽을 것입니다.” 듣고 있는 해밀턴 박사는 “당신은 무료한 생활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좋겠소. 당신에게는 웃음이 필요합니다. 당신에게 웃음을 줄 사람을 소개해 주겠소.”라고 말했다. “그게 누굽니까?” “오늘밤 서커스에 가서 그리말디라는 광대의 연기를 보세요. 그가 당신에게 웃음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환자가 말했다. “박사님! 내가 그리말디입니다.” 잔치는 필요하다. 그러나 축제에서 얻는 ‘극적인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우리의 영혼은 그런 것으로 배부를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군림했던 앤디 깁이라는 가수가 있었다. 그는 열 아홉 살에 호주에서 미국으로 이민와 음반을 냈다. 그의 음반은 불티나게 팔렸다. 첫해엔 2백만 달러,이듬해엔 1백만 달러를 벌었다. 최고의 영예인 그레미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그의 나이는 고작 스물 한 살이었다. 그러나 그는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그는 마약을 시작했고 정확히 10년 후에 1백50달러의 빚을 지고 외로이 죽어갔다. 사람들은 그의 사망 원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공허했다. 영혼이 텅 비어 있었다.” 무대에서 얻은 그것으로 그의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똑같은 이유 때문에 오늘도 마약을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쇠고랑을 차는 연예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우리 마음은 하나의 방이다. 마음은 무엇인가를 담기 위한 것이다. 마음에 무엇을 담느냐가 그 사람을 결정한다. 우리들이 지내는 방에 밥상을 놓으면 식당이 된다. 책상을 갖다 놓으면 공부방이 된다. 방석을 깔면 응접실이 되고, 이불을 깔면 침실이 되고, 화투를 깔면 도박장이 된다. 우리 마음도 마찬가지다. 사단은 우리의 마음속에 허망한 것, 덧없는 것, 썩어질 것으로 채우려 한다. 요란한 것, 분주한 것, 잠깐 기쁨을 주다가 사라지는 ‘극적인 것’으로 채우려 한다. 그래서 성경은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켜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나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왜 마음을 지켜야 하는가? 그 안에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고대 설화다. 행복은 찾는 자만이 누릴 수 있도록 은밀한 곳에 두라는 창조주의 명을 받은 천사들이 ‘긴급회의’를 가졌다. 깊은 바다에 두자는 주장, 높은 산에 두자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교활하고 야망으로 가득 찬 인간이 그 정도는 쉽게 찾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와 무산됐다. 한 천사가 인간 자신의 마음에 두자고 했다. 욕심 때문에 자기 마음을 잘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이유였는데, 만장일치로 통과되었고 이때부터 행복은 마음 깊은 곳에 있게 되었단다. 요란한 것으로부터 당신의 행복의 방을 지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