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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삶>
아침이 밝을 것인가?
<이정우 목사·기쁨의 교회 담임목사>

“지적 받기 전에 용서를 구하자” 우리 집 현관에 들어오면 왼쪽 쪽 벽에 써놓은 경구다. 열흘 전쯤에 내가 써놓았다. 남의 자식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근래에 나는 우리 애들에게서 아주 못된 습관 하나를 발견하였다. 잘못을 하고도 좀처럼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먼저 고백하지 않는다. 부모가 조목조목 사실을 지적하고 다그쳐야 잘못을 시인하는, 아주 치명적인 인격을 발견한 것이다. 한 유치원 선생님 얘기가 생각났다. 하루는 어머니들을 초청하여 종이를 나누어주며 질문을 했단다. “지금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당신의 자녀가 자라서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십니까? 써주십시오.” 그랬더니 기술자, 학자, 의사, 판검사 등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한 어머니가 색다른 대답을 했다. “미안합니다. 제 잘못입니다 하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실수나 잘못을 좀처럼 시인하지 않는다. 먼저 고백하기는커녕, 피할 수 없는 증거가 나올 때까지 잡아떼는 것이 일반적이고, 증거를 대도 이런 저런 핑계로 정당화하려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아내나 아이들에게 실수나 잘못이 많은데도 스스로 사과하거나 용서를 구하는 일은 드물다. 내면의 행복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나는, 자기 연약함을 감추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고통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더러운 속옷을 입고 사는 것과 같다. 한 여자가 더러운 빨랫감을 세탁하기 위해 물가로 나갔다. 그러나 그녀는 빨랫감이 더러운 것을 누가 볼까봐 두려워 밖으로 내놓지 못했다. 창피스러워 빨랫감을 물 속에 집어넣고 단지 아래위로 몇 번 비비기만 하고는 그냥 그대로 집으로 가져 왔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산다. 그러나 내면의 행복은 아주 간단한 고백에서 얻어진다. 리차드 훼플러(Richard Hoefler)는 그의 ‘아침이 밝을 것인가(Will Daylight Come)’라는 책에서, 할아버지네 농장을 방문한 남매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뜻밖의 새총을 얻게 된 쟈니(Johnny)는, 조약돌을 주워서 사냥을 시작한다. 나무도 맞추어 보고, 돌을 향해 쏴보기도 하다가, 살아있는 것을 사냥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이때 곳간에 있던 할머니가 아끼시는 오리가 눈에 띄었고, 그는 갑작스런 충동에 그만 오리를 쏘아 죽였다. 그리고 소년은 오리를 장작더미 속에 감추었는데, 고개를 들자 누이 샐리(Sally)가 지켜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때부터 쟈니는 샐리의 종이 되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할머니는 “샐리야! 접시 좀 닦을까?”하셨다. 그러자 샐리는, “할머니, 오늘은 쟈니가 부엌일을 돕고 싶다고 하네요. 그렇지, 쟈니?”라고 말하며 쟈니의 귀에 속삭였다. “오리...알지?” 쟈니는 접시를 닦았다. 할아버지가 낚시하러 가자고 불렀다. 그러나 할머니는 “어쩜 좋지? 샐리가 저녁 만드는 걸 도와주었으면 좋겠는데…”라고 하셨다. 샐리는 웃으면서, “걱정하실 거 없어요. 쟈니가 하고 싶다는데요.” 그리고 그녀는 또 속삭였다. “오리…” 샐리가 낚시를 간 동안 쟈니는 집에 남아 일을 했다. 쟈니는 샐리의 종이 되었다. 쟈니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할머니께 오리에 관하여 고백하기로 결심했다. 쟈니의 솔직한 고백을 들은 할머니는 꼭 안아주시면서 “다 알고 있단다. 나는 그때 창문에 있었거든. 그리고 네가 이 말을 하기를 지금까지 기다렸단다. 넌 참 좋은 아이구나.” 그 순간 쟈니는 자유인이 되었다. 성경 말씀이다. “만일 우리가 죄 없다 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속에 있지 아니할 것이요,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저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케 하실 것이요.” 영혼의 밝은 아침을 맞이하기 위하여, 누군가에게 자백할 것이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