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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삶>
영혼의 안식
<이정우 목사·기쁨의 교회 담임목사>

하루종일 몸이 아파서 누워지냈다. 어저께부터 온 몸이 몹시 피곤하고 팔다리가 쑤시면서 불안하더니만 결국 탈이 나고야 말았다. 지난주부터 집안에 일이 많아서 신경을 쓰고, 핸들을 오래 잡았더니 결국 못 견디고 스트라이크를 일으킨 셈이다. 난 체질이 약하다. 무리하면 얼마가지 못한다. 그때마다 내 몸은 ‘쉬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건만 어리석은 나는 고장날 때까지 고집을 부리곤 한다. 인간에게는 쉼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일하는 낮만 만들어 놓으신 것이 아니라 쉬어야 하는 밤도 만드셨다. 자연도 마찬가지다. 인간과 자연은 쉼을 통해서 창조적 능력을 공급받는다. 이것은 창조의 원리다. 성경에 의하면 일하는 것보다 쉬는 것이 우선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다음날을 안식일로 정하시고 인간과 함께 쉬셨다. 하나님이 피곤해서가 아니라, 인간을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사회학자, 스탠리 파커(Stanley Parker)는 ‘휴식과 일(Leisure and Work)’이라는 책에서 “다양한 사회학적 조사 방법론에 의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일과 휴식이 건강한 개인에게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잘 쉬는 사람이 건강한 사람이고, 쉬게 하는 가정이 건강한 가정이고, 쉼터가 많은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라고 하였다. 은행들을 필두로 주 5일 근무제가 시작된단다. 나도 찬성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우리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슬픔을 느끼게 한다. 이제 우리는 매주 이틀을 쉬어야 하는 현실이 된 것이다. 원래 하나님께서는 “하루는 반드시 쉬라”고 하셨는데, 그 하루를 쉬어 가지고는 견딜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만큼 바쁘고 피곤해졌다. 소유욕에 사로잡힌 인간은 쉬어야 할 여가도 반납하고, 자야할 시간에도 불을 밝혀 스스로를 일 벌레로 만들었다. 다 욕심이 만들어 낸 불행한 모습들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쉬는 것이 더 낫다. 미국 캘리포니아 초기에 황금 러쉬가 있었다. 사금이 발견되어 도처에 소문이 쫙 깔렸다. 그래서 말뚝만 박으면 자기 땅이 되고 그 땅에서 무진장한 사금을 캘 수 있다는 소문 때문에 동부에 사는 사람들이 서부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황금에 눈이 어두운 사람들은 휴식도 없이 먼저 가서 많은 땅을 차지하겠다는 생각만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그런데 이들 중에 청교도 무리들도 끼어 있었다. 이들은 “칠 일째 하루는 꼭 쉬되, 내 집 안에 있는 육축도 쉬게 하라”는 성경말씀을 믿고 일요일은 하나님께 예배하며 휴식하고 말도 쉬게 하였다. 놀라운 것은 쉬지 않고 달렸던 사람들보다 청교도들이 목적지에 먼저 도착했다는 사실이다. 쉬지 않고 달린 사람들은 중간에 말과 사람이 지쳤기 때문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쉬어야 할 것은 몸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정신과 영혼 역시 휴식을 필요로 한다. 이것을 기독교에서는 ‘안식’이라고 한다. 하나님은 그래서 일 주일 중 하루를 ‘안식’을 위해서 구별하셨다. 그런데 인간은 하나님은 떠남으로 이 안식은 잃었다. 밀턴의 대 서사시 ‘실락원’은 이 안식을 잃어버린 인간의 고뇌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는 것은 곧 안식을 잃어버린 것이라 하였다. 요즘 사람들은 쉴 만한 여건을 갖추느라 열심이다. 물질의 여유가 생긴 현대인들은 레저의 가치를 깨닫고 자연을 찾고 위락시설과 대형 목욕탕을 즐긴다. 잠깐 쉴 곳은 될지 모른다. 그러나 그곳에서 영혼의 안식을 얻을 순 없다. 영혼은 여전히 지쳐있다. 성경에 이런 초청이 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수고로운 인생,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경청해 볼 만한 초청이라고 생각된다. 영혼의 안식을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