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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삶>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이정우 담임목사·구리 기쁨의 교회>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83년, 촌부로서의 그 고단한 인생을 마감하셨다. 가시기 하루 전, 아버님을 찾아뵈었다. 그리고 지난 일 년여 기간동안 늘 그래왔듯이, 아버지께 물었다. “아버지, 천국 가실 수 있으세요?” 아버님은 그렇다고 하셨다. 나는 “아버지! 그래요. 고마워요. 먼저 천국 가 계셔요. 저도 곧 따라 갈게요.” 아버지는 젖은 눈으로 내 손을 잡으셨다. 이렇게 우리는 이 땅에서의 마지막 정을 나누었다. 돌아와서 자다가 꿈을 꾸었다. 아버지 꿈이었다. 아버지와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꿈이었다. 그러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중간에 깨는 법이 없는 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내에게 아무래도 아버님이 돌아가실 것 같다고 했다. 잠시 후 전화를 받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그렇다! 인간은 다 돌아간다!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결국 다 작별한다. 정들고 그리운 사람도 떠나야 한다. 아버지가 그렇게 가셨듯이….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주검이 되는 것을 싫어하고 슬퍼한다. 그러나! 나는 슬프지 않다! 오히려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 나오는 평안이 인간적인 세속의 슬픔을 이기고 있다. 아버지께서 천국 가셨기 때문이다. 사실 난 오래 전부터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곧 돌아가실 것 같았기에. 아버님을 기꺼이 보내드리자고. 더구나 천국 가시는 것이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자고. 그러나 솔직히 자신은 없었다. 아버님의 주검을 뵙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회한이 밀려와 결국 울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슬픔은 오래가지 않았다. 영생을 소유한 사람의 주검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버님은 너무 고요하고 평안했다. 죽음을 두려워하며 가신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아버님을 보내 드리면서 나는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지만, 그러나 마지막에 가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 ‘영생을 가지고 가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 말이다. 그 때는 돈도 명예도 권세도 다 소용없다. 영원한 세계를 거지로 간 황제가 있었다. 알렉산더다. 그가 말했다. “그대들은 내 시체를 운반할 때, 내 양손이 관 밖으로 나오도록 하고 덮지 말아라.” 신하들은 이해할 수가 없어서 물었다. “폐하, 무슨 말씀이십니까? 몸을 덮는 것이 관례인데 왜 두 손이 나오기를 바라십니까?” 알렉산더가 말했다. “내가 빈손으로 죽는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누구나 그것을 보아야 하며, 아무도 다시는 알렉산더처럼 돼서는 안 된다. 나는 많은 것을 얻었으나 사실은 아무 것도 얻지 못했으며, 내 왕국은 거대하지만 나는 여전히 가난하다.” 알렉산더, 그는 아버지 필립 2세의 곁에서 이상한 말을 하던 하인의 말을 들으며 살았다. 그 하인은 아침마다 “대왕이여, 당신은 죽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Remember that you must die)”라고 인사를 건네곤 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처럼, 알렉산더도 그 말의 가치를 임종 직전에야 실감하고야 말았다. 그래서 성경은 “지혜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으되 우매한 자의 마음은 잔치 집에 있느니라”고 했는가 보다. 인생이라는 시계의 태엽은 단 한번 감긴다. 그 시계 바늘이 어디서 멈출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른 사람보다 한 시간 더 늦을 수도 있고, 더 빨리 설 수도 있다. 사람이 재산을 잃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건강을 잃는 것도 슬픈 일이다. 그러나 영혼을 잃는 것은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이 슬픈 일이다. 잃고 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짧은 글을 적는 이 순간에도 39명이 죽었다. 매일 매시간 3,42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그들을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을 만나러 간다. 나도 조만간 갈 것이다. 아버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