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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삶>
제7계명
<이정우목사,구리기쁨의교회 담임목사>

지방의 친구로부터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그 지역의 한 목사가 교회로부터 쫓겨날 판이란다. 이유가 참 비참하다. 인터넷 음란사이트를 드나들다가 교인에게 들켰기 때문이란다. 모를 수도 있는 일이 이렇게 드러난 것은, 같은 교회 교인에게 자신의 컴퓨터 수리를 부탁하면서란다. 부탁 받은 교인은 담임목사의 사생활이 궁금했고, 컴맹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목사가 남겨놓은 쿠키파일을 뒤져서 특종(?)을 낸 것이다. 그 목사는 나도 좀 아는 사람이다. 그는 아주 유능하고 신앙적인 열정도 대단한 사람이다. 그는 개척한 교회를 중대형 교회로 이끌었고, 정치적으로도 역량을 발휘하여 교단적인 영향력도 컸다. 그러나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이렇게 속절없이 무너질 줄이야. 그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참 아프다. 성직자에게 이런 일은 사형선고다. 요즘 음란사이트에 잠시 유혹되지 않아 본 성인이 얼마나 될까. 성직자라고 크게 예외일까. 그러나 맡은 그 ‘성직’ 때문에, 일반인에게 있어서는 웃음거리정도가, 목사에겐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하나님 때문이 아니다. 사람이 용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소식을 전해준 친구는 “요즘 이 지역엔 11계명이 생겼는데요, 들키지 말라는 거요”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성(性)은 하나님이 주신 참 좋은 선물이다. 이것으로 인간은 서로 하나가 되고, 자신의 모양과 형상을 닮은 생명을 얻는다.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성은 때때로 종교적 신비를 계시하는데 사용되곤 한다. 모든 종교는 어떤 형태로든 성의 신비적 연장이 있다. 그러나 인간이 타락의 독배를 마시면서 그 즐거움을 변질되었고, 사단은 인간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또 한 목사가 쓰러진 것이다. 이 치명적인 해악의 뿌리를 뽑고자, 기독교 초기의 사람들이 무진 애를 썼다. 고행은 대표적인 어리석음이다. 아셉시마스는 견디지도 못할 무게의 사슬을 걸고 기어다녔고, 존 베사리온은 40년 간을 앉아서 잤으며, 마론은 11년 간 나무통 속에서 살았고, 마카리우스는 6개월 간 벌거벗고 늪지대에 들어가 모기에게 뜯겼다. 시므온 스틸라이트스는 30년 간이나 6척 기둥 위에 살면서 주상성자(柱上聖者)의 폼을 잡았다. 또 어떤 사람들은 짐승의 굴혈이나 건정(乾井)이나 무덤에서 살았고, 벌레나 구더기와 살았으며, 철사나 마모(馬毛)로 셔츠를 해 입었다. 그러나 피눈물나는 이들의 수고도 인간의 욕망을 조금도 없애지는 못했다. 음욕 자체를 어찌 없앤단 말인가. 그렇다면 그는 사람이 아니라 목석이거나, 거짓말쟁이다. 그저 다스려보는 것이다. 음욕을 품고 살지 않도록. 뱀 알을 품고 있으면 뱀이 나오듯이, 욕심을 품고 있으면 도적질을 한다. 미움을 품고 있으면 언젠가 싸우고, 음욕을 품고 있으면 결국 간음하고야 만다. 성경은 그래서 음욕을 품으면 간음이라고 했다. 새가 머리 위를 날아가는 것은 막을 순 없다 하더라도, 머리 위에 집을 짓는 것은 막을 일이다. 이것이 제7계명이다. 그러나 이것도 만만치 않다. 어쩌면 흰옷을 입고 탄광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 탄광을 견학 온 무리 중에 한 젊은 여자가 흰 블라우스를 입고 있어서 안내원은 갈아입으라고 권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렇게 물었다. “흰옷을 입고 갱 안에 들어갈 수 없나요?” 안내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됩니다. 못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하얀 옷으로 나올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 어찌 내가 날 다스릴 수 있단 말인가! 난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 그래서 하나님은 “내가 너를 다스리리라. 내가 도와주리라”고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