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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삶-
구리 기쁨의 교회 이정우 담임목사

자유를 주는 약 오늘도 아들놈이 ‘이상한 약’을 먹고 있다. 키 크는 약 말이다. 벌써 두 세 달째다. 우리 세 놈 중 두 아이의 키가 작다. 반에서 늘 1번이나 2번이란다. 아내는 이것 때문에 늘 짠하게 생각해 왔다. 자신을 닮아서 그렇다고. “당신 키작은 거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나의 이런 말에 아내는 별로 위로가 안 되는 모양이다. 그러던 중 누가 그냥 주더라며 좋아라 먹이는 중이다. 글쎄 정말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놀라운 것은 아들놈의 태도다. 자기 앞가림 하나 못해 늘 쿠사리 먹는 놈이 이 약만큼은 꼭 챙겨 먹는다. 자신도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증거다. 난 틈이 있을 때마다 키 작은 게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주지시키곤 했다. 강감찬 장군이나 모택동 그리고 간디 등을 얘기하면서. 그러나 별로 설득력이 없는가 보다. 심한 열등감에 빠지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사람은 대부분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맥츠웰 말츠 박사에 따르면 95% 정도가 그렇단다. 재미있는 것은, 지능이 높고 천재적인 사람일수록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심하단다. 역사적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젤로, 나폴레옹이나 베토벤, 뉴턴, 에디슨, 처칠 등과 같은 위대한 인물들도 다 ‘열등감 덩어리’였단다. 오히려 지능지수가 낮은 사람들은 그다지 심각한 문제가 없단다. 열등감이란 자신이 다른 사람에 비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뒤떨어졌다고 생각하는 만성적인 감정이다. 왜 이런 열등감을 느낄까. 그것은 잘못된 가치 기준 때문이란다. 신체적인 것이나 돈과 명예와 권력과 같은 가치기준으로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한다. 문명사회일수록 더 심각하단다. 미디어를 통해서 보는 모델과 자신과의 차이가 더 현격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날씬한 몇 명의 연예인 때문에 온 나라의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경멸하며 사는 셈이다. 성경에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멋있는 말씀이 있다. 그렇다. 나에 관한 진리를 알면 그 진리가 나를 자유케 한다. 나에 대한 진리는 무엇인가. 그것은 창조의 신비 속에 있다. 하나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을 당신의 모양과 형상으로 빚으셨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인간의 존엄성이 있고 자존감의 주소가 있다. 그러므로 이 ‘독보적인 나’는 결코 불필요하지 않다. 인도양의 외딴 섬에 도도라 불리는 새들이 살고 있었다. 이 새는 모양새가 우스꽝스러웠다. 고기는 너무 질겨서 맛이 없었다. 사람들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며 닥치는 대로 없애버렸다. 그런데 도도새가 멸종되자 그 섬에서 갈바리야라는 나무가 번식하지 않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즉, 갈바리야 나무의 씨앗은 껍질이 너무 두터워 도도새에게 먹혀서 배설물로 나와야만 싹 틀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쓸모 없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그리고 이 본래의 가치는 항상 여전하다. 한 강사가 100달러 짜리 수표 한 장을 쳐들고 말했다. “여러분, 이 돈을 갖고 싶은 분은 손 들어보십시오.” 많은 사람들 손을 들었다. 강사는 계속했다. “한 분에게 이 돈을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먼저 저의 손을 주목하십시오.” 그러더니 수표를 손으로 마구 구겼다. “여러분 아직도 이 수표를 원하십니까?” 사람들은 강사의 행동에 놀라면서도 역시 손을 들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수표를 땅바닥에 놓고 짓밟으며 더럽혔다. 그리고 다시 집어들고는 아직도 갖고 싶은지 물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손을 들었다. 이때 강사는 힘찬 어조로 말했다. “여러분의 가치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수도 없이 바닥에 쓰러지고 밟히며 더러워지곤 합니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자신이 쓸모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당신의 가치는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이 수표처럼 말입니다.” 그렇다. 진리만이 자유를 준다. 내 아들이 이 ‘자유를 주는 약’을 먹을 만큼 빨리 성숙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