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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소리>
치대생 6·9제 변해야 한다
치의 사명 느끼는 교육의 장 되길

졸업한 지 삼 년 남짓 지났지만, 아직도 가끔 치과대학시절의 꿈을 꾼다. 그 꿈의 대부분은 항상 시험 때이고, 시험 종료 후에도 답안을 다 못 적어 쩔쩔매거나, 시험범위를 미쳐 다 보지 못하고 허겁지겁 시험장에 뛰어가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치과대학시절은 대부분을 시험으로 보낸 암울한 시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야유회를 가거나 동기들과 즐겁게 술 마시며 노는 꿈을 꾸는데, 그나마 그러한 것들이 치과대학시절의 낙이었나 보다. 시험으로 둘러싸인 치과대학생들이 모두 모여 노는 때가 있다. 기말고사 때문에 6월에도 열지 못하고 5월에 하는 바로 6·9제 행사이다. 같은 불운한(?) 처지의 치과대학생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즐거운 행사이다. 나는 학교 다닐 때 3번 정도 참여해 보았는데, 강릉대에서 할 때도 가 보았으니 비교적 열심히 참석한 축에 속할 것이다. 낮에는 열심히 운동경기를 응원하고 밤에는 질펀한 술판을 벌이며 모르는 친구들도 새로 사귀고 우리학교와는 다른 학교들의 분위기를 느끼면 젊음을 만끽했었다. 때로 패싸움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지만, 젊은 혈기라 그럴 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뿐이었다. 졸업하고 우연한 기회로 나의 첫 직장은 보건소 구강보건실이었다. 학교 다닐 때 구강보건사업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터라 일들이 생소했지만, 나를 보조해주는 치위생사가 워낙 출중한 인물이었다. 나보다 나이는 어렸지만, 6년제 나온 나보다 3년제 나온 그가 구강보건사업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더 큰 사명감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하루는 그가 6·9제가 다가오니 어떤 행사를 할거냐고 물어 보는 거다. 그때까지 내 머릿속에는 6·9제는 놀이마당이라는 생각밖에 같지 못한 터라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그가 나에게 많은 자료들을 주며 읽어보라고 하였다. 그 속에는 지역사회치과의사회에서 하는 6·9제 행사, 보건소에 하는 6·9제 행사, 전문대 치위생과에서 하는 6·9제 행사 등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어디에도 치과대학 치의학과에서 하는 6·9제 행사는 없었다. 6·9제는 1년 중 유일하게 구강보건의 날이라 이름 붙은 날이다. 그 역사도 오래되어 1946년부터 시작되어 6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실 치과계가 대국민 홍보를 하기에 이렇게 좋은 날도 없을 것이고 많은 치과의사들이 이 날을 전후로 하여 국민의 구강건강을 유지, 증진시키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한다. 하지만, 여태껏 우리 나라 미래의 구강보건을 짊어질 치과대학생들은 6·9제를 즐겁게 노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 치과대학생에게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풍부한 지식습득도 필요하고 기술을 연마하여 뛰어난 손재주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치과의사의 기본적 사명이 무엇인지 스스로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교육의 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들이 작은 치과의사로 6·9제의 참된 의미를 배우도록, 치과대학이 또 그들 스스로가 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수정·서울대 대학원 예방치학교실